웃기지? 나도 아직 믿기지가 않는다.

근데 이건 진짜야. ㅅㅂ.

그냥 천천히 얘기해볼게.

내가 그 여자 만난 건 24살 때였음.

그땐 진짜 얘가 내 인생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말도 잘 통하고, 나보다 인생 많이 살아본 느낌?

근데 그게 문제였던 거임. 얘가 연상이었거든.

심지어 9살 차이.

나보다 아빠랑 더 나이차이 좁음.

처음엔 그런 거 몰랐지. 그냥 좋으니까.

우리 집에도 몇 번 데려갔고,

엄마 없어서 아빠 혼자 사는 집이었거든.

근데 그때부터였던 듯.

아빠가 자꾸 걔한테 반말 섞고,

농담도 좀 선 넘게 하고.

나는 그냥 “아버지 스타일이 원래 좀 터프하시니까…”

하고 넘겼는데 그게 아니라 걍 씨X 둘이 썸탔던 거더라.

진짜 나중에 알게 된 게 뭐냐면

우리 아빠 폰에서 내가 보낸 사진보다 걔 사진이 더 많음.

그것도 셀카 수준이 아님.

그.. 어, 침대에서 찍은 사진 같은 거.

나 손 부들부들 떨면서 핸드폰 내던졌었음.

엄마 돌아가시고 아빠한테 정 붙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씨X 그 인간이 내 인생을 직빵으로 후려쳤지.

얘기 안 끝났음.

문제는 걔가 날 차면서 한 말이었음.“너 너무 착해서 미안그냥… 아저씨한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사람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느낌 알아?

그때 숨을 못 쉬겠더라.

나는 그 이후로

연애는커녕 사람 얼굴도 못 봄.

아빠? 집 나갔음. 걔랑 같이.

진짜로 둘이서 전세 구해서 같이 살고 있음.

나는 지금 고시원에서 컵라면 먹으면서

이딴 글 적고 있음.

근데 진짜 솔직히 말해줄까?

그때 걔 폰에서 내 사진 다 삭제된 거 보고

딱 하나 남은 사진 봤는데

그게 아빠랑 셋이서 찍은 가족 사진이었거든.

난 거기 그냥 병풍이었더라.

진심으로, 두 사람 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냥 제발… 내 앞에만 다시 나타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