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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열전] 지은 죄를 사면 받는 것이 그리 쉬웠나요? '그롬마쉬 헬스크림'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9.01 20:03:33
조회 9610 추천 11 댓글 15
														
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헬스크림'이라는 이름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참으로 골치아픈 사고를 치고 다니는 천둥벌거숭이들입니다.
'헬스크림'의 이름을 가지고 워크래프트 역사에 나타난 이들은 그들이 이끄는 전쟁노래 부족과 함께 힘과 명예 그리고 승리를 숭상하는 높은 호전성을 무기로 삼아 활약하면서 오키쉬 호드라는 종족에 대한 많은 이들의 선입견을 형상화한 듯한 지극히 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달리 말하면 이들이 뇌를 뺀 것처럼 생각 없이 사고를 치고 다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전쟁 범죄를 일으키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남탓만 하다가 결국 바삭쫄깃 양념통닭이 되어버린 아들내미도 만만찮긴 하지만 그래도 종족 전체를 멸망의 문턱까지 끌고 갔던 그의 아버지 '그롬마쉬 헬스크림'이야 말로 어떻게 보면 역사상 가장 큰 사고를 친 인물들 중 하나인데, 이상하게도 워크래프트 시나리오라는 초강력 세탁기를 거치고 나니 그롬에 대한 평가는 과오가 크지만 그래도 자기 희생을 통해 종족을 구해낸 영웅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롬이 지은 원죄와 그 결과물에 대해서 말이죠.
 

탕수육 소스라는 가짜 뉴스가 퍼져있지만 아나이힐란의 피를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선지국으로 정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선천적으로 갈색 피부를 가지고 있던 오크가 악마 아나이힐란의 피를 마시고 붉은 피부와 함께 '피의 욕망'이라는 저주에 걸리게 된 것은 일단 불타는 군단과 결탁한 굴단의 음모였지만 결국엔 그 탕수육 소스 아니 선지국을 "크아아 뻑예"를 외치면서 가장 먼저 들이킨 것은 그롬마쉬 헬스크림이었고 이로 인해 많은 오크들이 타락의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물론, 그 힘을 빌어 드레나이를 밀어내고 행성 드레노어의 지배자가 된 것까지는 좋았겠지만 세상에 공짜 국밥 같은건 존재할 수 없듯이 오크라는 종족 전체가 불타는 군단의 첨병이 되어 아제로스로 넘어가야하는 대가 또한 따라왔고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오크들이 희생당했고 2차 대전쟁(워크래프트 2)의 패배 이후에는 오크들이 본래의 갈색 피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녹색 피부로 변하면서 무기력해지는 탈진 증상이라는 후폭풍까지 겪게 됐죠.
 

스랄이 하지 말라고 하는 짓만 골라서 하는 청개구리 무브먼트를 보고 있자니 오더를 거꾸로 내렸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3차 대전쟁(워크래프트 3) 시점에서 대다수의 오크들이 무기력증을 앓고 일꾼 내지는 노예 검투사가 되어 인류에게 종속되어 있는 가운데 스랄이 종족을 되살리기 위한 원정에 힘쓰는 가운데, 그롬은 이미 들이킨 선지국의 약빨이 아직 남아 있었는지 여기저기 꾸준히 시비를 걸고 다녔고 이로 인해 전투원이 아닌 자원 채취를 명령 받아 보직이 변경됐지만 또 다시 선지국을 들이키고 나이트 엘프의 반신을 살해하여 상황을 악화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롬이 벌인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스랄과 그 일행은 목숨을 걸고 그의 타락을 정화하기 위해 한바탕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었고 천신만고 끝에 제 정신을 찾은 그롬은 선지국 제조공장장 '만노로스'를 찾아가 피의 울음소리로 그의 머리를 찍었고 만노로스가 사망하면서 뿜어낸 지옥불에 바짝 구워져 마이야르 반응을 이르키며 산화했죠.
 

찾아보자~ 스X프~ 맛있는 양념 통닭~
 
하지만, 문제는 또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롬이 죽고 나서도 그가 남긴 혈육 '가로쉬 헬스크림'이 드레노어에 살아 있었고 아버지가 지은 원죄로 인해 주눅들어 있던 가로쉬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너의 아버지는 오크를 구한 영웅이다'라는 스랄의 입발린 소리에 홀라당 넘어간 가로쉬는 아제로스로 넘어와서 온갖 사고를 치며 민폐를 끼치는 원흉이 됐죠.원흉을 낳은 그롬은 당연히 원흉의 원흉이 되어버렸고 말입니다.
누군가는 가로쉬에 대해 아버지의 원죄와 영광 그리고 스랄에 대한 열등감이라는 복잡한 내적 갈등에 짓눌린 비극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항변은 코르크론들한테나 먹힐 법한 소리고, 따지고 보면 가로쉬는 결국 본인의 아버지처럼 영욕에 잡아먹힌 근육뇌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가로쉬라는 아웃풋은 결국 영웅적인 행적을 남기지 못한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하위 호환이나 다름없다는 소리죠.
 

세탁기 성능 확실하구만
 
결국 그롬이 남기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사고를 칠 거면 크게 치고 이를 수습할 때 자신을 희생하는 결과를 내놓으면 후대에서 알아서 영웅으로 세탁해주는 서사를 만들어 미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롬의 뻘짓으로 인해 희생당한 수많은 이들이 존재하지만, 게임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많은 이들이 그를 영웅으로 꼽는 것을 보면 죄를 짓는 것보다 사면받는 것이 더 쉬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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