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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2 0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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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많은 사람이 스쳐갔습니다. 
요란스럽던 첫인사가 무색할 정도로 가까워진 사람들과 
이제는 연락할 수 없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놓쳤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한 주의 며칠 정도는 묵음입니다. 

그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 많습니다. 
낯선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과 화음을 맞추는 법. 
이따금 자세를 낮추며 섞이는 법. 
나를 우리로 바꿔놓는 것들입니다. 
아름다운 후렴구는 자주 입에 맴돕니다. 
여전히 그렇습니다. 


너무 부족하게 느껴져서 
보여드리기 싫었습니다. 

겨울다워야 봄이 그립지 않겠나 
서로의 모서리로 홈을 파면서 
점점 무뎌지는 게 삶이다. 
죽은 사람을 한없이 그리는 것은 
네게 아무 해도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그리움입니다. 
봄을 베껴놓은 미소와 
나른한 안부가 그리웠습니다. 
행복해서 불안했습니다. 
크게 울지 못해서 오래 울었을 뿐입니다. 

   아, 
미련과 훈계는 짧을수록 좋다. 

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잔향은 주변에서 느끼는 법이니까요. 
잘 아시지 않습니까. 

네가 사라지는 꿈을 꾼 적이 있다. 
방과 후에 나를 찾아오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 주변을 한참 돌아다니다가 
땀에 젖은 채로 깨어났었다. 
생각보다 너를 더 많이 아끼면서 
한편으론 두려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네게 비치는 내 모습을 본다. 
그게 좋으면서도 싫고 
가여우면서도 아프다. 
너를 알아본 것도 비슷한 이유다.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네가 
누군가를 놓치고 무언가를 잃어버릴 때마다 
두렵다. 네 상실감은 나의 통증으로 바뀐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많아지진 않았지만 충분해졌습니다. 
그걸로 만족합니다. 
닮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알고 싶습니다. 
이기적이지만 제가 그사람을 잊기 위해서 
그분을 한 번 만나봐도 되겠습니까 
들어보고 싶은 얘기가 많습니다. 

만나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도 모르겠고 
그게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다만 
그렇게 원하면 가봐라. 
반겨주지 않을 사람은 아니다. 

호기심이었다. 
그가 한참 동안 마음에 품었던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밤잠을 설쳤다. 
다음날 열이 심하게 올랐다는 핑계로 
학교를 빠지고 그가 적어준 주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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