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장의 사연을 듣고 의기투합한 흥신소 일행은, 의뢰를 달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박물관의 보안 인력을 파악하고, 괴도가 침투할만한 루트에 대해서도 꼼꼼히 분석하였다.
이대로라면, 괴도를 잡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다만...
"으음..."
"선생님, 뭐해?"
"아, 카요코! 별건 아니고..."
선생은 예고장을 황급히 뒤로 숨기며, 카요코에게 손을 흔들었다.
"... 역시, 아직도 신경쓰이나 보구나."
"하아... 역시 카요코 눈은 못 숨기겠네."
선생은 두 손 들며 항복하는 시늉을 했다.
"아키라는 생각보다 친절한 아이거든. 나머지 두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으면 대비하기가 훨씬 수월할텐데..."
"하지만 풀리지 않는 문제를 계속 붙잡고 있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냐, 선생님. 여기선 역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역시 그렇지?"
멋쩍은듯 웃어보이며 선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요코도 그런 그를 보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뭐, 보다보니 감이 좀 오는 것도 있긴한데..."
"감이 온다고? 뭐가?"
의아해하는 카요코였지만, 선생은 검지를 입에 대며 침묵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라서, 기회가 되면 얘기해줄게. 그나저나, 슬슬 상태 점검을 재개해볼까?"
"좋아, 같이 가자."
그렇게 선생과 카요코는 함께 박물관을 순찰했다.
순찰하는 동안 어째선지 카요코는 선생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지만, 선생은 딱히 눈치채지 못한듯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결전의 날이 왔다.
"그동안 박물관의 보안 점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염치없지만, 마지막으로 오늘 밤만 수고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야 물론이지. 괴도는 오늘 자정에 나타난다고 했으니까, 흥신소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잡고 말겠어!"
아루는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쿠후후~, 아루 쨩이 그렇다는데 우리도 못 본 척할 수는 없겠지?"
"괴도라면 어떻게든 잡겠어, 사장이 저렇게까지 힘내고 있으니까."
"아루 님을 위해서라면, 저도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다른 흥신소 직원들도 기운이 넘쳐보여서, 선생은 안도감을 느꼈다.
"그럼, 금방 준비할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아, 예. 그러시지요, 샬레의 선생.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까요."
"다들 작전은 이해했지?"
중앙 로비의 테이블에 둘러앉은 흥신소 일행은, 선생의 브리핑에 귀기울였다.
"물론이지, 각자 방문객인 척 위장하고 맡은 구역을 순찰하면 되는거잖아? 무법자인 나에겐 간단한 일이라구?"
"하지만 이게 과연 통할까? 상대는 그 괴도인데, 우리가 위장하고 있는 걸 모를리가..."
의문을 제기하는 카요코였지만, 선생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듯했다.
"뭐,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일단은 각자 맡은 구역에서 괴도가 오는지 잘 감시해줘. 알겠지?"
"뭐, 좋아~! 각자 연회장의 구획을 나누어서 돌아다니면 되는 거 맞지?"
"그래, 그리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고."
각자 맡은 구역과 주의사항을 확인한 흥신소 일행은, 파티가 시작되기 전 위장용 의상으로 갈아입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시간은 밤 10시, 파티가 시작되는 시각.
선생은 인이어로 착용한 무전기로 흥신소와 연락하고 있었다.
"여기는 코드 S, 다들 준비는 완료됐나?"
[코드 A, 준비라면 완벽해.]
[코드 M, 준비됐어~!]
[코드, K 준비 완료. 현재까지 수상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코, 코드 H, 준비됐습니다. 지시를!]
모두 준비가 끝났음을 확인한 선생은, 지시를 내렸다.
"좋~았어. 다들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시작하자!"
연회장에는 축하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과, 그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안 인력들로 북적거렸다.
그런 분위기가 꽤나 요란스러웠지만, 선생과 흥신소는 각자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나올거지? 아키라..."
선생은 연회장을 돌아다니는 웨이터에게 칵테일 한 잔을 받아들면서도,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언제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몰라, 대비를..."
"어어, 자, 잠깐만! 조심하세요오!!"
그러던 중, 갑자기 큰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니,
"어, 어어엇!"
"어, 잠깐!"
음료를 들고 오던 한 웨이트리스가, 선생 쪽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 앗! 죄송합니다, 손님! 어떻게 사죄드려야...!"
"아, 아하하... 괜찮아, 이 정도야 뭐..."
선생은 위로해줬지만, 웨이트리스는 자신의 실수가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호, 혹시 실례가 안되면 세탁해드려도 될까요? 금방 되니까...!"
"아니, 그럴 수는..."
선생은 그 말에 거절하려 했지만, 이내 마음이 바뀌었다.
"... 응, 그럼 부탁할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바로 세탁해드릴게요!"
"단,"
선생은 손가락을 치켜올리고 말했다.
"나도 따라가도 되지? 그거 꽤나 아끼는 정장이라서."
"네? 네, 뭐..."
세탁을 하러 건물 밖으로 나온 웨이트리스와 이를 뒤따르는 선생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저기, 학생?"
"앗! 네, 말씀하세요."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선생이었다.
"... 여긴 세탁실 같은 건 없는데? 세탁기라면 직원 휴게실 쪽에 있겠지, 이런 으슥한 곳 말고."
뚝.
앞장서던 웨이트리스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 그걸 잘 아시는 분이, CCTV가 없는 곳까지 용케 절 따라오셨네요?"
웨이트리스의 목소리는, 여태까지와 아예 달랐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을 선생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 아키라."
선생은 딱히 놀란 기색은 없었다. 이렇게 되리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언제부터 눈치채셨나요?"
"눈치채다니, 난 그저 선의를 무시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다만, 네가 회장에 나타날 거라고 예상은 했지."
선생은 아키라에게 자신의 추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예고장의 세 번째 문장. '영광을 좇는, 정당한 후계자들이 모인 곳.' 대체 이게 뭔 소린지 한참 고민했거든."
아키라는 흥미롭다는 듯이 선생을 쳐다봤다.
"근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 박물관은 검투사와 관련된 유물이 많으니까, 혹시 이것도 검투사와 관련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 말야."
"계속 얘기해주시겠어요?"
아키라의 반응을 보아 자신의 추리가 적절한 모양이다, 라고 선생은 생각했다.
"검투 시합이라는 건 자신의 영광을 지키기 위해서 두 사람이 경기장에 올라오는 거잖아? 그것처럼 아키라도 경기장에 올라와 상대와 마주할 거라고 생각했지, 연회장이라는 경기장에 말이야."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결투 상대와, 이렇게 마주하게 됐네요?"
아키라는 선생의 추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싱긋 웃어보였다.
"그런데 그걸 다 알고 있던 분이, 어째서 이렇게 순순히 절 따라오셨죠? 처음부터 연회장을 샅샅이 뒤지라고 박물관장한테 얘기했으면 끝났을 텐데요."
"별 건 아니야, 아키라와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
선생은 넥타이를 고쳐매며 물었다.
"난 아키라를 믿고 있어. 지난번에도 그렇고, 넌 절대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지 않지. 그래서 알고 싶어. 오늘 일의 목적은 도대체 뭐야?"
"... 흐음, 그렇군요. 예고장의 마지막 문장은 해독하지 못한 모양이네요? 아니면 해독했는데도 이해하지 못한 건가?"
아키라는 밤하늘에 뜬 보름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거 아세요, 선생님? 우리는 달의 밝은 면만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어쩌면, 선생님이 보고 있는 건 밝은 면 뿐일지도 모르죠."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내뱉은 아키라는, 선생에게 정장 외투를 돌려주었다.
"죄송하지만 세탁은 직접 해주시겠어요?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요."
"뭐, 어쩔 수 없나?"
"... 말리지 않으시는 건가요?"
"응?"
떠나려는 선생을, 아키라가 붙잡았다.
"지금부터 제가 무슨 짓을 할지,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그런데도 놓아주시는 건가요?"
"말했잖아, 아키라가 무고한 사람을 해칠 리 없다고. 분명 오늘도 무슨 이유가 있는 거겠지."
선생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요 며칠 보안 상태를 점검하느라 면도를 제대로 못했더니, 선생의 턱은 꽤나 까칠해져 있었다.
"그래도 유물을 훔치는 건 안 봐줄거야. 그땐 우리 학생들이 무슨 수를 써서든 막을거고."
"후훗, 네.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죠."
그렇게 말한 아키라는 어둠 속에 녹아들어 사라졌다.
[여기는 코드 A. 선생님, 듣고 있어?]
"코드 S, 방금 귀환했다. 늦어서 미안!"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무전기에서 연락이 왔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선생님! 전 무슨 일이 생긴줄 알고, 지금 당장이라도 괴도와 함께 자폭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하루카, 그러니까 그건 너무 갔다니까... 그나저나 곧 자정이야. 괴도도 곧 나타날테니, 아까보다 훨씬 더 경계해야 해.]
[그러고보니까 자정에는 무슨 이벤트가 있다고 관장님이 그러던데? 가보지 않을래?]
그렇게 우리는 연회장의 단상 쪽으로 향하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여러분."
그곳에서는 박물관장이 연설을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하고 싶군요. 아, 물론 어딘가에 숨어있을 도둑 고양이는 빼고 말이죠."
박물관장의 농담에 관중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분위기가 적당히 고조되었음을 느낀 박물관장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다름아닌 이 박물관을 세운 이유이자 제 모든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박물관장의 뒤로 직원들이 어떤 카트를 끌고 왔다. 그 위에는 천으로 덮힌 상자 같은 것이 있었는데...
"저 크기라면... 그때 그 케이스인가?"
"정말로 자신의 모든 걸 털어놓을 생각인가 보네? 꽤나 하드보일드한걸?"
"아하핫, 아루 쨩의 하드보일드의 기준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흥신소 일행이 잡담을 나눌 동안, 박물관장은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발굴 현장에서 유물을 도난당한 이야기, 이를 속죄하고자 유물들을 모아 보호하기 위한 박물관을 새웠다는 이야기, 그리고 두 번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이야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케이스를 준비했습니다. 자, 어서 시작하게나."
박물관장의 명령을 들은 직원들은 바로 케이스를 덮은 천을 걷었다.
"어? 뭐야!"
"저건!"
"네, 맞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케이스에는 아무것도... 어?"
그리고 박물관장이 뒤돌아 케이스를 보자...
그곳에는 분명히 있어서는 안될, 사라졌던 기념 주화가 들어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이게 대체 왜!"
"왜냐하면, 그것이 뒷면에 감춰진 진실이니까요."
경악하는 박물관장과 관중들의 목소리 사이에서, 누군가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https://youtu.be/BACrQlBAaDA?si=gVxUjvV0BHeuPga9
"이건!"
"설마!"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자, 샹들리에 위에 자애의 괴도가 서 있었다.
"좋은 밤이네요, 다들 평안하신지요. 저는 지금, 주제 넘게 예술을 독점하려 했던 자의 말로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관중들이 술렁거리는 틈을 타, 괴도는 잽싸게 단상으로 뛰어올라 케이스를 향해 발포했다.
- 쨍그랑!
"잠깐, 멈춰!"
박물관장이 그녀를 붙잡을 틈도 없이, 괴도는 순식간에 자신의 목표물을 확보했다.
"그럼, 이 주화는 제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언젠가 당신같이 탐욕스런 자가 사라진다면, 그때 돌려드리도록 하죠."
"다, 당장 저 년을 잡아!"
박물관장의 명령에 따라 경비원들이 괴도를 향해 발포했지만, 와이어 건을 쏴 탈출하는 그녀를 붙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선생님!"
"어, 우리도 쫓아가자!"
아루가 다급하게 부르자, 선생은 즉시 흥신소와 함께 괴도의 뒤를 쫓았다.
한편, 박물관장은...
"으으으... 말도 안 돼! 그렇다면 설마...!"
어째선지 괴도가 사라진 방향과 정반대로 뛰고 있었다.
흥신소는, 사전에 계획해둔 대로 아키라를 잡기 위해 분주하였다.
[여기는 코드 A! 작전대로 건물 옥상으로 올라왔어!]
"좋아! 아루는 거기서 스코프로 아키라를 발견 즉시 견제해줘!"
[선~생님, 말한대로 CCTV룸으로 왔는데?]
"무츠키는 거기서 아키라의 동선을 확인해줘! 벌써 다른 모습으로 위장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코, 코드 H,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후에는 무엇을 하면 될지...]
"하루카는 방문객들의 대피를 도와줘! 다들 혼란스러울 테니까 조심해야 해!"
[여기는 코드 K, 작전대로 선생님이 말한 장소로 오긴 왔는데...]
"아, 도착했어? 일단 거기서 대기하고 있어!"
선생은 무전으로 각자에게 지시를 전달한 후, 재빨리 가야할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좋아, 어디 오기만 하라고..."
아루는 자신의 애총을 장전한 후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반드시 이번 의뢰를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게 하드보일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스코프를 노려보던 중...
"힘들어 보이시는데, 이거라도 마시면서 하지 그래요?"
"아, 고마워."
아루는 옆에 있던 아키라가 건네주는 음료수 캔을 받았다.
"... 잠깐, 어? 당신은!"
한 박자 늦게 이상함을 눈치챈 아루는,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를 향해 총신을 겨눴다.
"뭐, 뭐야 당신! 분명 건물 밖으로 도망친 거 아녔어?!"
"당신을 꼭 한 번 보고 싶었거든요. 선생님한테 꽤 신뢰받고 있는 것 같아서요."
능글맞게 말하는 아키라였지만, 아루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신, 절대 놓치지 않아! 다들, 자애의 괴도를 찾았어! 현재 대치 중이야!"
무전을 통해 아키라의 위치를 알린 아루는, 여전히 아키라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머, 역시 저를 경계하고 있군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의뢰를 받은 이상, 무슨 수를 써서든 해내고야 마는 게 우리 흥신소 68이거든.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못 도망가!"
"그렇군요, 그 의뢰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해도요?"
"... 뭐?"
의외의 발언에 당황한 아루는, 그녀가 던진 캡슐을 차마 발견하지 못했다.
- 푸쉬이이이
"엇, 잠깐! 콜록콜록, 이건 또 무슨...!"
"때가 된다면 당신도 진실을 알게 되겠죠, 그럼 전 이만!"
"자, 잠깐! 거기 서!"
아루는 견제 사격을 가했지만, 연기에 가려진 그녀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치잇...!"
괴도가 사라진 방향을 따라, 아루는 전력으로 달렸다.
[코드 M! 무츠키! 들려?]
"잘 들려, 아루 쨩! 괴도가 움직이는 방향을 알려달라는 거지?"
[어, 부탁할게! 시간이 없어!]
괴도를 추격하는 사장을 돕고자, 무츠키는 CCTV를 확인했다.
"흐음, 어디어디... 아, 찾았다! 3층 복도야! 어? 근데 저긴..."
[3층 복도? 고마워, 무츠키!]
무츠키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아루는 그대로 통신을 끊었다.
"엇! 정말이지... 성격도 급하다니까?"
섭섭해하는 무츠키였지만, 이내 CCTV를 보며 흥미롭다는듯 웃었다.
"쿠후후, 그 괴도라는 작자, 과연 무슨 짓을 하려는걸까?"
한편, 카요코는 자신이 맡은 구역에서 계속 대기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정말로, 괴도가 이리로 오긴 할까?"
3층 복도의 끝, 관장실 앞이었다.
"원하는 물건을 챙겼다면, 당연히 그대로 도주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카요코는 어느 정도 직감으로 알고 있었다.
자애의 괴도, 키요스미 아키라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대다.
그렇다면 선생은 거기까지 고려하고 자신을 이곳에 배치했을 것이다, 라고.
그렇게 카요코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헉, 허억! 이봐! 당장 거기서 비켜!"
"응? 뭐야, 관장님? 여긴 갑자기 왜..."
"됐으니까 비키라니까!"
급히 달려온 박물관장은, 카요코를 거칠게 밀치고 관장실로 들어갔다.
"꺅! 으읏, 왜 아직도 대피하지 않고 저러는 거지...?"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 카요코는, 박물관장의 행동에서 왠지모를 수상함을 느꼈다.
그렇게 카요코가 의아함을 느끼던 중, 지원이 도착했다.
"카요코! 뭐야, 넘어졌어? 다친 데는?"
"사장...? 아냐, 다친 데는 없어. 그나저나 여긴 왜..."
"아, 글쎄 그 괴도가 이쪽으로 도망치더라고! 혹시 못 봤어?"
"괴도가? 일단 나는 보지 못했어. 대신..."
카요코는 관장실 너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박물관장이 이곳으로 황급히 들어가는 모습을 봤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뭐어? 그럼 위험하잖아! 빨리 의뢰주도 대피시켜야지!"
"아니, 잠깐!"
카요코가 말릴 틈도 없이, 아루는 그대로 관장실로 뛰어들어갔다. 카요코도 그녀를 그냥 둘 순 없었기에, 아루를 뒤따랐다.
"뭐, 뭐야? 아무도 없잖아...?"
"분명 이리로 들어가는 걸 봤는데...?"
관장실 안은, 숨이 멎을 정도로 고요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 누구도 없었던 것처럼.
"말도 안 돼,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고? 그럴 리가..."
"잠깐, 사장. 혹시 이 소리 들려?"
아루의 입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댄 카요코는,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소리? 소리라니 무슨... 잠깐."
- 쉬이이이이이
고요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무슨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바람 소리.
관장실의 창문은 제대로 닫혀 있었음에도, 분명히 바람이 실내로 들어오는 듯한 소리가 났다.
"뭐야? 대체 어디서..."
아루와 카요코는 침착하게 소리의 발원지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은...
"여기서 나는 것 같은데?"
"... 책장?"
이상함을 느낀 두 사람은, 바로 관장실 뒤쪽의 책장을 밀었고,
"후우... 카요코, 거기 뭐 있어?"
"... 어, 그것도 엄청난 게."
그곳에는 깊은 지하까지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다.
*****
장편 200화 넘게 쓰는 사람들 존경한다... 이만큼 쓰는데도 쉽지 않네
아무튼 다음화에서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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