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 똑똑.
"저기... 선배."
숙직실을 몇 번 가볍게 노크한 큰 시로코는 안에서 사람이 나오길 기다린다.
'그녀'를 사람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아, 시로코 쨩! 오늘도 일거리가 들어왔어?"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나왔다.
쿠치나시 유메, 과거 아비도스의 학생회장이자, 타카나시 호시노가 가장 아꼈던 사람.
그리고... 지금은 불길한 기계장치로 부활한 존재.
"응...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어서 준비해야 해."
"알았어~! 금방 나갈게!"
처음에는 그녀를 적대했지만, 곧 아비도스의 모두는 그녀를 학원의 일원으로서 받아주었다.
호시노도, 노노미도, 시로코도, 아야네도, 세리카도.
다만...
"후우~! 오늘도 보람찼어!"
"응, 그 방패 덕에 도움이 됐어."
"정말이지, 시로코 쨩! 아무리 강하더라도 혼자 나서면 안된다고? 네가 다치면 분명 모두 슬퍼할거야!"
"응... 조심할게."
블랙마켓의 불량배 소탕 작전 이후, 두 사람은 에너지 드링크를 나눠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메가 학교를 위해 하는 일은 대개 이런 식이었다.
큰 시로코가 보수가 큰 의뢰를 얻어오면, 이를 유메와 함께 해결하는 식으로.
그 외에는... 유메가 아비도스 멤버들과 어울리는 일은 없었다.
"저... 있지, 선배."
"응? 왜?"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는 큰 시로코 역시 눈치채고 있었다.
"선배는 평소에, 의뢰가 없으면 뭐 해?"
"어, 어? 글쎄, 숙직실에서 잠을 잔다던지, 명상을 한다던지..."
"... 응, 거짓말이구나."
"에엑!? 어째서 그렇게 되는데!"
진심으로 당황하는 유메를 보며 어이가 없어진 큰 시로코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 다들 내색은 안 해도 걱정하고 있어. 선배가 일 없을 땐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나보고 좀 물어봐달라고."
"그, 그치만..."
여전히 우물쭈물대는 선배의 모습이, 큰 시로코는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도 그녀는 선배의 대답을 재촉할 생각은 없었다.
"... 일단 돌아가자. 보수도 수령해야 하고, 할 일이 많아."
결국 큰 시로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그때,
"저기... 시로코 쨩. 부탁 하나만 해도 돼?"
"응?"
유메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어쩌면 나는... 모두를 다치게 만들지도 몰라. 혹시 그때가 되면... 가장 강한 호시노 쨩이랑 시로코 쨩이 힘을 합쳐서..."
"뭐...?"
갑작스런 말에 적잖이 당황한 큰 시로코였지만...
"아니, 아냐 아무것도. 얼른 가자!"
"어? 으, 응..."
유메가 급히 말을 돌린 탓에, 더 자세한 내용을 물을 수 없었다.
"으음... 이거 곤란하네요."
"지금쯤이면 진즉에 처리했어야 맞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지?"
한편, 데카그라마톤의 세 예언자들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자신의 기능을 거의 꺼놓는 모양이야. 그래서 해킹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이렇게 손가락만 빨 수는 없잖아? 대책이 필요한데..."
소프와 오르는, 유메의 의식을 지닌 '그것'을 어떻게 컨트롤할지 논의하고 있었다.
"음... 그렇다면 방법이 하나 있어요."
"오, 진짜? 뭔데?"
"본인한테도 말해줘 봐!"
그러던 중 아인이 의견을 제시하자, 그녀들은 서로 모여 작전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별의 시간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흐아암~! 아로나~, 좋은 아침~."
어느 이른 아침의 샬레 수면실.
전날 야근을 해서 귀가하지 못한 선생은, 수면실의 침대에서 눈을 떴다.
"후훗, 좋은 아침입니다. 샬레의 선생."
"으음...? 프라나니? 근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굵은..."
눈을 비비며 무거운 몸을 일으킨 선생이 본 사람은,
"... 뭐야, 아직 꿈인가."
"현실입니다, 저 역시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을줄은 몰라서 많이 놀랐지요."
아로나도 프라나도 아닌, 검은 양복이었다.
"너 이 새끼 어떻게 들어왔... 아니지, 하긴 네가 여기 뚫는 게 어렵진 않겠구나."
"급히 할 얘기가 있어서 말입니다. 커피도 끓여놨으니 마시면서 하시죠."
대체 저 자식은 샬레에 커피가 어딨는지 어떻게 안 걸까, 선생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대체 할 얘기가 뭔데."
"별건 아닙니다. 데카그라마톤, 그 예언자들의 움직임이 이상해서 말이죠."
커피를 입에 가져다대던 선생은, 검은 양복의 입에서 나온 말에 멈칫했다.
"... 네가 그 녀석들 움직임을 어떻게 아는지도 궁금하지만, 그게 갑자기 왜? 걔넨 그냥 자기 뜻대로 난동 부리는 거 아녔어?"
"그렇긴 합니다만, 이번엔 무시할 수 없어서 말이죠."
그러면서 검은 양복은, 자신의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지도?"
"비나라는 예언자를 기억하고 있겠지요? 최근 2주간의 활동 반경입니다."
지도에는 비나의 출현 위치와 출현 시각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지도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아비도스에 점점 접근하고 있잖아...?"
"아마 아비도스의 학생들은 비나의 출몰이 잦아졌다고만 생각할 뿐, 학교에 접근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총학도 아마 다르진 않을거구요."
이 정보가 진짜라면 아비도스가 데카그라마톤에 노려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 정확히는, 데카그라마톤의 기술력으로 부활한 '그녀'가 위험해진다.
"근데 이걸 왜 나한테 알려주는거지? 대체 무슨 득이 되길래..."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녀' 때문입니다."
"뭐?"
생각을 간파당해 당황해하는 선생을 놔두고, 검은 양복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알다시피 쿠치나시 유메는 키보토스 최고의 신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그녀의 신비를 마에스트로가 어렵게 되살려냈으니, 당연히 제 입장으로선 무시할 수 없었죠."
"... 어디 계속 떠들어봐."
검은 양복이 유메의 이름을 꺼낸 것이 탐탁치 않은 선생이었지만, 지금은 그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유메 양이 있는 학원을 데카그라마톤의 예언자가 노리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쯤은 당신도 눈치챘겠지요."
"후우... 아무튼 알았어.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얼굴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
"후훗, 별 말씀을요."
인사를 마친 검은 양복은 순식간에 샬레에서 모습을 감췄다.
"대체 무슨 일이..."
선생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아비도스에 연락을 시도하였다.
"아야네! 이거 여기 내다놓으면 되지?"
"네, 세리카 쨩! 아! 종이는 이리 주시고요."
그 시각 아비도스에선, 1학년 멤버들이 분리수거를 하는 중이었다.
분리수거장은 학원과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 두 사람이 간 것이었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의 핸드폰에서 모모톡이 울렸다.
"응? 뭐지?"
"이건... 선생님의 단체 문자 같은데요?"
두 사람이 확인한 문자에는, 최근 비나의 활동에 이상함이 없었는지 묻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비나? 갑자기?"
"요즘 좀 자주 나타나긴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가볍게 중얼거린 두 사람은 선생에게 답장을 하려는데...
- 푸화아악!
"응? 아니, 콜록콜록! 이건 또 뭐야!"
"모래폭풍? 설마...!"
갑자기 솟아오른 모래먼지에,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기침을 하였다.
그리고 모래가 가라앉은 그곳엔,
- 우우우우웅...
"저, 저건!"
"위험해! 아야네, 엎드려!"
거체를 자랑하는 하얀 뱀이, 레이저를 장전하고 있었다.
"얘들아, 얘들아!"
급히 아비도스에 도착한 선생은, 학원 내부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평소엔 숙직실에서 자고 있는 유메조차도.
"제기랄...!"
노노미가 다급한 연락과 함께 헬기를 보내줘서 빠르게 도착할 순 있었지만, 아무래도 학생들은 이미 비나와의 교전에 돌입한 모양이었다.
"빨리 따라가야 해...!"
싯딤의 상자를 켜 비나의 위치를 추적하던 중,
- 콰앙!
거대한 폭음이 들려 돌아보니, 그곳에서 모래폭풍이 일고 있었다.
"저긴가!"
다시 헬기에 올라탄 선생은, 모래폭풍이 이는 곳으로 빨리 가달라고 운전사에게 다급히 말했다.
"유메 선배! 그대로 방패 들고 전진해주세요!"
"응! 맡겨줘, 호시노 쨩!"
반면 비나와의 교전이 이루어지는 격전지는, 선생의 우려와는 달리 생각보다 수월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비록 아야네를 지키려던 세리카가 등에 레이저를 맞긴 했지만, 그 외에는 전력 손실이 없어 비나의 상대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노미 쨩! 시로코 쨩! 가지고 있는 탄 전부 쏟아부어! 녀석의 미사일을 정통으로 맞으면 위험해! 큰 시로코 쨩은 따라와!"
"네! 맡겨만 주세요, 선배!"
"응, 드론을 띄워서 격추해볼게."
두 후배는 호시노의 말을 따라 비나의 미사일을 격추했고, 그 틈을 타 호시노와 큰 시로코는 잠시 고개를 숙인 비나의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
"이거나...!"
"처먹어...!"
두 사람은 그대로 비나의 정수리에 화력을 집중하였다.
그 결과,
- 쿠구우우우...
전투 기능이 일부 침묵한 비나는, 다시 땅 속으로 사라졌다.
"후우~, 아슬아슬했네."
호시노는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내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 투두두두두두두...
"얘들아! 얘들아, 괜찮니!"
그러던 중, 현장에 도착한 선생은 헬기에서 내려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여~, 선생? 너무 늦은거 아니냐구? 우리끼리 해결했으니 걱정 마~."
"세리카는? 아까 레이저를 맞았다고...!"
"아, 세리카 쨩이라면 여기 있어요!"
세리카를 돌보고 있던 아야네는, 선생의 부름에 급히 손을 들었다.
"정말! 왜 이리 늦... 아야야..."
"세리카 쨩, 지금은 무리하면 안된다고 말했잖아요? 아무리 스치기만 했다지만...!"
"후우... 그래,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네."
선생은 모두 무사한 것이 다행이었지만,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그나저나 비나 녀석, 오늘따라 근성이 없던걸~? 겨우 머리에 몇 방 박아주니 바로 기어들어가던데?"
"응, 그래도 덕분에 세리카 쨩도 무사하니까."
호시노와 큰 시로코는 싸움의 여운에 젖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선생은 바로 그 점이 불안했다.
"바로 기어들어갔다고? 그 뱀이?"
"어? 어, 평소에 비해 교전 시간이 짧긴 했는데... 그게 왜?"
"데카그라마톤은 무작정 공격하는 것 같지만, 예언자를 표방하는 놈들이니만큼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여. 그런 녀석들이 금새 도망갔다는 건..."
거기까지 말한 선생은, 불길하다는듯 유메를 보았다.
"애초에 교전이 목표가 아니었다...?"
유메는 생각하고 있었다.
후배가 다쳤다고 해서 급히 뛰어나오긴 했지만,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기 전에 숙직실로 돌아가야 한다고.
그러나,
- 아, 아. 들리시나요? 언니의 모조품 씨?
"... 어?"
그 목소리는 이미,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 뭐야뭐야, 들리나 본데?
- 안 들리는 척 하지 말고 어서 움직이지 그래? 지금이라면 기회라고?
"자, 잠깐! 나는...!"
유메는 그 목소리에 저항하려고 했지만,
- 소용 없어요. 아까 비나와의 교전이 있을 때, 이미 당신을 해킹했거든요.
"뭐?"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그럼 이제 돌아가볼까요? 유메 선배~... 어라?"
노노미가 유메를 부르려고 뒤돌았을 때, 그녀는 그저 사막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어라? 어디 안 좋은 걸까요?"
"응, 내가 가볼게."
걱정하는 노노미를 위해 시로코가 대신 유메에게 접근했을 때,
- 슈웅!
"어?"
그녀의 뺨을 서늘한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뭐... 뭐야?"
어리둥절한 시로코는 자신의 뺨을 만져보았고,
"피...?"
거기선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안돼...! 다들 도망쳐!"
선생은 상황을 눈치채고 소리질렀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데카그라마톤의 예언자 말쿠트, 현 시간부로 아비도스를 배제한다."
"크윽...! 뭐가 어떻게 된거야!"
갑작스런 적습에 뿔뿔이 흩어져 엄폐한 아비도스는, 선생의 지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아! 얘들아, 들리니?]
"잘 들린다구, 선생. 대체 이게 무슨..."
[원인은 모르겠지만, 유메가 폭주하고 있는 것 같아. 막지 않으면...!]
무선 통신을 통해 전해진 선생의 말은, 호시노에게 썩 기쁜 소식은 아니었다.
"젠장할, 결국 이렇게 되는 거냐고...!"
주먹으로 바닥을 찍은 호시노는, 우선 상대의 위치부터 확인했다.
겨우겨우 근처 폐건물에 엄폐한 아비도스와는 달리, 그녀는 여전히 사막 한가운데 서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숨어있는 쪽이 유리한 싸움이겠지만...
"저 날개, 혹시나 했는데 역시 공격용이었나..."
문제는 유메의 허리 즈음에 위치해있던 3개의 은빛 칼날이었다.
불길한 진동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저것은, 그 무엇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살기를 품고 있었다.
[어떡하면 좋죠? 우선 세리카 쨩을 데리고 숨는 데는 성공했지만...]
[응, 숨어만 있으면 분명 당할거야. 선공을 가할 수밖에...]
[하지만 무리예요! 여기까지 도망치는 것도 겨우 가능했는데...]
"그래... 그럼 나한테 생각이 있어."
후배들의 말을 들은 호시노는 결심했다.
"선생, 듣고있지?"
[... 안돼, 호시노. 또 혼자 무리했다간...!]
"무리라니? 이건 어디까지나 모두를 믿으니까 하려는 거라고? ... 그러니까, 선생도 한 번만 나를 믿어줄래?"
조용한, 그러나 각오를 다진 목소리를 선생은 무시할 수 없었다.
[하아... 알았어. 작전이 뭔데?]
"그건 말이지..."
"대상의 색적, 진행 중."
여전히 아비도스의 말살을 위해 움직이는 말쿠트는, 자신의 날개와 함께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
"그럴 필요는 없어요, 선배."
그러던 중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최우선 처리 대상인 여명의 호루스가 시야에 들어왔다.
"대상 확인. 배제."
당연하게도 그 즉시, 세 날개는 호시노를 향해 날아들었다.
"어이쿠!"
가볍게 도약하여 회피한 호시노는, 날개가 그대로 벽에 박히는 것을 확인했다.
- 우우우우웅
또다시 불길한 진동이 울리자, 날개는 그대로 벽을 깨고 말쿠트의 곁으로 귀환했다.
"흐음, 그런 거구나?"
은빛 날개는 다시 한 번, 호시노를 겨누고 있었다.
"그거 알아요, 선배? 확실히 그거, 우리 후배도 다치게 할 정도로 강한 건 맞는데요."
그러나 호시노는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생각보다 움직임이 단순하더라구요. 직선 운동은 엄청나게 빠르지만, 각도를 트는 건 젬병이다, 뭐 그런거죠."
다시 한 번 칼날이 자신을 향하자, 호시노는 이번엔 재빨리 옆으로 달려 공격을 피했다.
[지금이야! 시로코! 노노미!]
"응, 맡겨줘."
"벌받을 시간이에요~!"
호시노가 공격을 회피하는 것을 확인한 선생은, 그 즉시 작전대로 시로코와 노노미에게 명령을 내렸다.
시로코의 드론과 노노미의 머신건이 칼날에 화력을 퍼부었고, 얼마 안 가 은빛 날개에서는 내부 기계장치가 망가지는 듯한 작은 폭발음이 났다.
"이걸로 원거리는 봉쇄인가... 유메 선배는 그 모습이 되고 나선 방패만 들고 다녔으니까...!"
호시노는 재빨리 말쿠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물론 기습이 쉽게 성공하지는 않았다.
- 카캉!
"큿... 항상 생각하지만, 선배의 방패 무식하게 단단하네요...!"
"가용 무장 확인 중..."
작전을 세우는 듯한 말쿠트였지만, 그 빈틈을 호시노가 놓칠 리 없었다.
"지금이야! 시로코 쨩!"
"응!"
작전대로 호시노는 큰 시로코를 불렀고, 그녀는 바로 말쿠트에게 수류탄을 던졌다.
- 퍼엉!
물론 그것이 말쿠트의 육체를 손상시키진 못했다. 그저 폭연만을 일으킬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면 족했다.
"응, 선배!"
"지금... 이.. 다앗!!!"
동시에 뛰어들은 호시노와 큰 시로코는, 그대로 자신의 신비를 번쩍이며 말쿠트에게 최후의 한 방을 먹였다.
"으... 으윽..."
이판사판으로 부딪힌 까닭일까. 호시노는 겨우겨우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콜록콜록... 어떻게 된거지? 후배들은? 선생님은? 그리고 그건...!"
미친듯이 주위를 둘러보던 중, 호시노가 발견한 것은...
- 치직, 칙, 치직...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된 채, 죽은듯이 쓰러져 있는 '그것'이었다.
"유메... 선배..."
물론 이렇게 될줄 알고 있었다. 최강의 신비를 가진 두 사람의 일격이었다. 아무리 강철로 이루어진 몸이라도 반파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 충격은 각오를 다진 호시노에게도 상당했다.
"으윽... 헉... 어억..."
"뭐, 뭐야?"
그러나 그것은 아직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 정확히는 프로그램이 아직 구동되는 상태라고 함이 옳겠지만.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지금 녀석을 끝장내지 않으면 아비도스는 진짜 절멸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호시노는 한 걸음 두 걸음 선배였던 것에게 접근했다.
"으으윽... 어지러워... 어라? 호시노 쨩?"
"... 선배, 진짜 선배예요?"
호시노의 목소리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에헤헤, 다행이다. 나,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후배들을 다치게 한거지? 그래서 호시노 쨩이 말려준거고... 고마워..."
"... 왜, 대체 왜 고마워하는 건데요. 이런 꼴이 되면서까지..."
호시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이마를 짚고 있었다. 목소리는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미안해 호시노 쨩, 같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내가 바보라서, 또 문제를 일으켰네..."
유메는 애써 웃어보였지만, 호시노는 그 미소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다.
"있지, 그래도 나 후배들 덕분에 말도 똑바로 할 수 있게 됐다? 엄마 바나나, 아빠 바나나, 언니 바나나, 동생 바나나! 나 잘하지?"
"선... 배..."
호시노의 뺨을 타고 굵은 물방울이 떨어졌다. 확실히 그것은 비는 아니었다.
"엄마 바나나, 아빠 바나나, 언니 바나나, 동생 바나나... 동생 바나, 나... 동, 생 바바바..."
유메의 말이 점점 어눌해져갔다. 아마 충격으로 부품이 망가져버린 거겠지.
"동... 생..."
눈물 흘리는 호시노의 뺨을 어루만지며, 유메였던 그것은 눈을 감았다.
"정말로... 이대로 갈거야?"
"징징댈 시간에 준비해, 세리카 쨩. 더 늦으면 날이 더워질거야."
유메에게서 방패를 회수한 뒤, 호시노는 무언가에 쫓기듯 돌아갈 준비를 서둘렀다.
"선배... 적어도 유메 선배를 묻을 곳은..."
"학생회장 명령이야, 그 누구도 애도를 표하는 건 용서 안해."
아야네의 질책에도 호시노는 신경쓰지 않았다.
"선배, 저기..."
"또 왜?"
시로코는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망설이는 눈치였다.
"응, 선배... 있잖아."
이를 대신 말한 건 다름아닌 큰 시로코였다.
"방패... 거꾸로 들었어."
"..."
호시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후배들에게 등을 보일 뿐이었다.
"호시노."
선생은 호시노 옆에 다가갔다.
"그 누구도, 널 나약하다고 욕할 사람은 없어."
"선, 생..."
이윽고 호시노는, 선생의 품에 얼굴을 묻고...
"선배를... 나는... 또... 지켜내지 못했어..."
남은 슬픔을, 그 셔츠에 흘려보냈다.
*****
개강 이슈로 게이브 뉴웰 행동 해버린 거에 한 번 미안하고
원래 새벽에 써서 올리려 했는데 꿀잠자서 이제야 쓴 거에 두 번 미안하고
시간 없어서 결말 찍 싼거에 세 번 미안하다...
앞으로는 진짜 시간 없어서 겨울에나 소설 다시 쓸듯
그래도 못난 놈 작품 기다려줘서 진짜 고맙다...

아 그리고 누가 제목보고 마이트가인 같다고 했었는데
진짜로 블랙 가인 에피소드에서 소재 따온거라 일부러 그렇게 했음
이런거 생각하고 다시 읽으면 재밌는 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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