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1. 정석적이면서도 친근한 시작.

[ 미스테리와 비밀이 가득한 낙성 고등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동료들을 모아 마왕의 부활을 저지하세요. 세상은 당신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

마왕, 상태창, 동료, 포인트, 부활저지, 세상을 구한다. 등등.

괴담동은 초반부터 굉장히 친근한 소재를 첫페이지부터 때려박는다. 주인공이 세상을 구해야하고, 상태창이 뜨는 건 자신 뿐이라는 언급. 그리고 루프물이란 설정을 통해 주인공이 개꿀 빨 거란 소재까지. 깔끔하기 그지 없는 시작.

뿐만 아니라 초반부에 바로 사건을 일으키는 깔끔한 전개가 너무나도 정석적임.

A. 주인공은 입학한다.

B. 입학식 때문에 운동장에 나갔더니 조례를 준비중이던 교장의 머리가 터진다.

C. 교장을 중심으로 점점 커지는 반경안에 들어가는 사람은 모두 머리가 터진다.

D. 주인공이 도망가다가 걸려서 죽는다.

E. 루프.

누군가가 죽는 장면은 작중 주인공, 그리고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주기 아주 좋은 장치. 심지어 사건을 일으키면서도 작품이 루프물 소재를 차용하고 있음을 바로 밝히며 주인공의 능력을 알려주기 때문에 깔끔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음.

2. 뭔가 있을 법한 떡밥, 게임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이해, 대리만족성을 듬뿍 섞은 상태창 설정.

[퀘스트를 받았습니다.]

<퀘스트 - 튜토리얼>

친구를 만드세요. (현재 0/3)

보상 : 10 괴담 포인트, 상태창 잠금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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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날이 되었습니다.]

[마왕이 부활하였습니다. ]

- 작중 초반부, 주인공이 퀘스트를 무시한 채로 3년을 진행한 뒤에 등장하는 알림창.

작가는 닉값을 하려는 건지 '오직 재미'만을 위하여 3년이라는 시간을 아주 깔끔하게 증발시킨다.

17살의 주인공은 '낙성고 300명 사망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타 고등학교에서 3년을 보내고, 졸업식날 죽어 다시 낙성고 1학년으로 돌아온다.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1. 회귀느낌을 주어 다른 학생들과 다른 특별함을 강조.

2. 주인공이 조금 더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면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짐.

3. 보통 소설에서 드러나는 '이상하리만치 침착한 주인공.'이 아니라 '나라도 살고 볼 거 같다.' 라는 공감 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들 수 있음. (몰입감 증대)

즉, 따지고 보면 이 튜토리얼 하나 깨는데 3년을 쓴 거다. 그리고 그게 독자 입장에선 엄청 빠른 전개로 느껴지고, 마왕이라는 애매한 적을 명확하게 실체화 시킴으로서 세상이 진짜로 멸망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까지.

이 마왕이란 소재도 뻔하게 용사 마왕, 이런 게 아니라 '괴담'과 관련 된 세계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어떤 흑막이 있음을 주기적으로 암시하고, 그와 관련된 단체, 주요 인물에 대한 떡밥을 던짐으로서 '뭔가 있어보이는 소설'을 만들어냄.

성향 : [양면성]

특수 능력 : 독순술, 동반 회귀, 인생설계, 신분위장, 손재주, 빠른 걸음 등등

- 작중 주인공의 상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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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호 : 흙수저

성향 : ???

기벽 : ???

이해도 : 5/100

[대상 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이 인물과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해서 정보를 얻어 내십시오. ]

-작중 '윤선아'의 상태창.

인간 관계를 상태창으로 표현함으로서 '게임 처럼 호감도도 쉽게 쌓고 쉽게 쉽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게임같은 느낌' 을 강조. <- 대리만족성 요소.

여기서 주인공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것 외의 설명도 상태창에 드러내 줌으로써 게임같다는 느낌, 그리고 남들이 모르는 걸 나는 알수 있다는 느낌을 줌 <- 대리만족성 요소.

+ 이런 작중 등장인물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냄으로서 각 등장인물의 행동이 개연성있게 느껴짐. 작중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이 드러나는 대사가 고구마, 혹은 전개를 잡아먹는 쓸데없는 비중낭비가 아니라 캐릭터성을 드러내는 즐거운 재미요소가 됨.

[ 괴담 포인트 ]

할 수 있는 것 

1. 물건을 살 수 있음 :1포인트당 만원의 가치를 한다는 '가치의 실체화'를 직접적으로 언급. (실제로 포인트 상점에서 진짜 물건으로 바꿀 수 있음.)

2. 동아리 방을 키울 수 있음.

3. 동아리 부원들의 레벨을 올려 능력을 개발할 수 있음.

4. 주인공의 레벨, 혹은 특수능력 개발에 투자할 수 있음.

이렇듯 다양한 성장 요소, 그리고 대리만족성 요소(포인트가 진짜 돈이라는 설정은 꿀빠는 느낌을 줌)를 괴담 포인트라는 설정에 집어 넣음으로써 게임스러운 분위기를 만듦. 

작가가 시스템 설정에 공을 많이 들였음이 보임.

3. 괴담이라는 설정에 맞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연출, 그리고 그걸 압도하는 유쾌한 유머코드와 갈등해결 방식.

"빨간휴지줄지파란휴지줄지물어봤는데왜대답안하냐고휴지없다며 빨간휴지는니피로빨갛게 파란휴지는목졸라온몸이파랗게"

"썅놈이 애비닮아 어딜 쳐 또 기어나가!!!!!!!"

띄어쓰기를 생략하는 의도적 형식 파괴, 카카오페이지에서만 가능한 폰트 변경을 이용한 독특한 연출.

웹 소설이라는 모바일 매체의 형식을 잘 활용한 좋은 예. 이렇게 쓰면 안 무서운데 전혀 예상도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연출은 당황을 불러일으키고, 작가가 작중 만들어놓은 빌드업에 의해 오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단순히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만이 아닌 그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타파하는 과정이 유머스럽다는 점이 이 작품의 핵심 사이다 요소.

오직재미라는 작가만이 살릴 수 있는 포인트.

"집에 있는 거 다 알고 왔으니 열어라!!!!! 칠십 된 시어머니 밖에 세워 놓는 건 너밖에 없구나!!!!!!!!"

- 작중 등장하는 '고부갈등으로 인해 피폐해진 스트레스를 아들과 아빠에게 푸는 엄마 귀신' 에게 주인공이 뱉는 대사.

주인공은 나이론 17살, 살아온 시간은 20년인 남자이지만 70된 시어머니 연기를 당당하게 한다는 점이 어이없어 웃음이 나옴.

자세한 과정은 작품의 스포일러가 되므로 생략하겠지만, 각각의 괴담을 해결하는 과정이 굉장히 유쾌하고, 때로는 액션영화처럼 흥미진진한 연출을 보여줌. 각각의 과정이 속도감 있고 소름돋게 연출 되어있음. 괴담을 좋아한다면 직접 읽어보는 걸 추천.

특히 '수능 금지곡 괴담' 파트에서의 노래 연출은 진짜 소름 돋았음;

4. 훌륭한 떡밥 회수.

[ 방송실에서 알립니다. 현재 교내에 정전이 일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티브이 송출이 불가한 관계로 입학식은 운동장에서 할 예정이오니, 신입생 여러분은 운동장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

작중 초반부에 등장하는 해당 나레이션이 반복해서 등장함으로써 주인공에게 튜토리얼 해결의 힌트를 줌. 튜토리얼인 만큼 괴담 자체는 어이없고 허무하게 클리어 되지만 그 뒤에 일어날 다양한 괴담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충분히 해냄.

각각 등장하는 설명과 서술, 그리고 설정등이 작품 해결에 있어 불필요한 요소가 없으며 대부분의 떡밥으로 느껴지는 설정들이 모두 회수 됨. 특히나 등장인물을 동아리 인물들로 설정한 것과 각각 등장인물에게 필요한 설정값 (안경원 -> 설명충1, 오덕훈 -> 설명충2, 윤선아 -> 주인공을 무조건적으로 도와주는 조력자 등등...)을 각각 부여하고 필요한 타이밍에 조연들이 활약함으로서 조연들이 공기화 되지 않도록 설정.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이 쓸데없는 것이 없음. 그런 설정이 작품을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듬.

무엇보다도 각각의 챕터별 핵심이 되는 괴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 패턴이라도 오히려 원패턴을 바라게 되는 구조. 이번엔 어떤 괴담을 작가가 준비했을까 하는 기대감, 그리고 그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오히려 만족시켜버리는 새로운 괴담. 그리고 그 괴담에 어울리는 소름끼치는 연출들이 이 작품을 재밌게 만듬.

아직도 안 읽어봤다면 지금이라도 읽어보는 걸 추천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