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토갤] 플레이어가 머문 자리 (完)

ZeroDB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0 23:57:22
조회 6088 추천 213 댓글 44


0bafd128f6ed2ea76080fbbc13c32d2eff7cab3dbda965a905ce997dc5ab598eae6ff16730e86aa755301c2ea7f95c01dc2f74e4c00cbc794e6931be85381e8363d16a0ca3


(프란스 반 미리스 1세, Old Soldier Holding a Pipe 1536)




. . .


폐하께서 전군 앞에서 씹어 뱉듯 선언하셨다.


"회군한다!"







...금방 끝나지는 않았다. 키슬레프로 회군한 폐하께서는 원군을 받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몇 번이고 다시 도전하셨다.


총빙만을 통해, 카오스 해협을 통해, 육로를 통해... 어느 것도 먹히지 않았다.


영원한 겨울의 땅, 광기와 불가능의 영역은 외지인을 결코 반기지 않았다.


폐하께선 노력하셨어. 그분은 그분 일생을 통틀어 언제나 그랬듯이 목적의 달성을 위해 그분의 모든 것을 던지셨다.


한 발자국, 제기랄. 오로지 한 발자국이었단 말이다. 이 원정의 끝을 승리로 마무리짓기까지.


영원히 제국의 위협을 격멸하기까지 단 하나의 불씨만 남아 있었다고.


왜 우리는 그곳을 꺾을 수 없었던 게냐? 왜 거기서 우리와 함께했던 가호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을까?


이게 운명이 그 잔혹함을 과시하는 방법이란 말이냐?


승리했지. 승리했고말고. 적을 발견하기만 하면 우리는 검술의 대가가 어린아이를 때려눕히듯이


모든 야만인들을 짓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었을까? 그 저주받을 장소엔


전략적 요충지란 곳이 없었다. 전선의 앞과 뒤도 없었지. 야만인들에겐 국가란 것도 없었어.


결국 각 전투의 승리는 아무 것도 담보하지 못했지. 여기서 싸우면, 곧 저기서도 싸워야 할 뿐이었다.


마침내 우리가 어디로 진군해서 누구를 죽여야 하는지도 모호해지고 말았다.


선제후들이 언젠가부터 지원군을 보내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라이클란트 혼자서라도 지원병을 충당하는 데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화약과 장구, 군량 지원을 축소하기 시작했을 때는 더 견디기 어려워지고 있었지.


모든 선제후들이 이 원정에서 발을 빼고 싶어했다. 내각의 관료들과 소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이미 폐하께선 모든 전임 황제가 한 것보다 더 큰 일을 해 내셨다.


드워프는 우리를 지지한다. 황무지는 평정되었다. 실바니아는 다시 문명화될 것이다.


신대륙에선 내년에라도 다시 황금이 들어올 것이다.


노스카는 감히 미덴란트와 노르트란트 항구를 다시 약탈하지 못할 것이다.


이만하면 되지 않겠는가? 이제 내실을 다시 다질 때가 되지 않았는가? 오랜 원정과 전쟁의 시대를 뒤로 하고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맞이할 때가 되지 않았느냔 말이야.


그, 불충하고, 은혜 모르고, 이기적인 작자들 같으니라고...


우리의 패인 중 하나가 바로 그 곳에 있었던 거야.


우리가 제국의 역사를 쓸 위대한 원정을 시작하기 전에 후방에 위치한 배임자, 배신자, 겁쟁이들을


먼저 쓸어내 버렸어야 했어. 누구도 군소리를 못하게, 누구도 선봉의 깃대를 꺾을 수 없게.


나는 배운 자가 아니다. 어쩌면 그 소위 말하는 정치인, 관료들, 귀족들의 말에 어떤 번지르르한 근거가 있었을지도 모르지.


누군가 항의하면 복잡한 도표를 보면서 자 봐라. 이 숫자가 이렇게나 작아지지 않았느냐? 하고 입을 싹 닫게 만들었을 게야.


하지만 내가 군에서 단 하나 배운 게 있다면,


천둥 같은 기병대의 노도를 맞이할 때 그 누구도 대열에서 이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국 모든 곳에서 그 대열 이탈자들이 생겨나고 있었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폐하 그분께서 가장 진실되게 아셨을 것이었다.


자신의 지휘가 더는 예전같을 수 없다는 것을, 지그마의 신령이 자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아프게 통감하셨겠지.


그러나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절망 속에서도 그분은 그 자신이 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결코


돌아가자는 말을 먼저 하지 아니하셨다.


그건 개인의 허황된 공명심 따위나 더 많은 영지를 아래에 두겠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었다.


당신께서 짊어진 거대한 슬픔을 뒤로 하고도 오로지 제국만을 위해 그 원정은 계속되어야 했던 것이다.


제국이, 거기 속한 모두가, 아니 인간 전체와 심지어 드워프마저 모두가 그분께 빚을 지지 않았느냐?


어떻게 이제 와서 단 하나의 미정복지만을 두고서 등을 돌리자고 간언할 수 있단 말이냐?


지금껏 수백 번의 승리만이 있었다는 이유 때문에 고작 몇 번의 교착을 감당하지 못한단 말이냐?


그 헌신에 따른 댓가가 고작 이것뿐일 수가 있단 말이냐?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회의주의는 언젠가부터 군영 내에도 흐르기 시작했다.


네 번째 노스카 원정이었다. 유독 그 원정이 춥게 느껴졌던 건 노스카에 들이닥친 기록적인 한파 때문만은 아니었겠지.


나는 알 수 있었다. 열정이 소실되었어. 그래. 열정 말이다.


사명감이든, 투지든 그걸 뭐라고 부르던 좋다. 병사들에겐 더 이상 열정이 없었어.


알트도르프에서 처음 모여 한때 폐하와 함께한 연대들은 가장 젊고 패기 넘치는 병사들이었고,


가장 충실한 장교들과 함께 그들은 인간 제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숙련되고 훌륭한 무용을 지닌 자들이었다.


그들 모두 폐하의 역사하심에 고무되었고 도취되었으며, 이 빛나는 자와 함께라면 내 목숨을 바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들 중 몇몇이 산맥에서 죽었다. 그들 중 몇몇은 실바니아 근교에서 죽었다.


그들 중 몇몇은 블랙파이어 패스 전투에서 죽었다.


그들 중 몇몇은 대 황무지에서, 드워프의 요새에서, 산과 바다와 지하에서 모두 죽어나갔다.


시간이 지나 결국 우리에게 남은 이들은, 지금 함께하는 자들은 그런 자들이 아니었다.


태산을 삽 한자루를 들고 마주할 각오를 가진 자들이 아니었어.


사십 피트짜리 거인과 맞서 오십 중 마지막 일곱 명이 남을 때까지 혈투를 계속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었단 말이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야! 아니고말고!


그들은 이제 그저 선제후가, 영주가, 살찐 귀족 나부랭이가 가라고 해서, 혹은 푼돈을 준다길래 이끌려 나온


멍청하고 덜떨어진 신병들일 뿐이었다.


내가 처음 그랬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이 원정대의 전성기에 그랬듯이, 나와 함께 어깨를 맞대고 마지막 한 명까지


남을 각오로 대열을 지키는 신기는 절대 보이지 못할 것이다.


일백 중 겨우 두 명이 남았어도 그걸 기꺼히 방진이라 부르며 줄 맞춰 진군하는 것을 결코 해내지 못하겠지.


우리가 한때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테니!


그게 내가 맡은 중대였다. 염병할 "내" 중대 말이야. 알베르트가 내가 포함된 중대를 지휘할 때는 이런 어중이떠중이들을


감히 군대라고 부르는 것조차 모독이었겠지.


하지만... 난 더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이미 그 원정대의 가장 고참병 중에 한 명이었지만 그들에게 무엇도 가르칠 수 없었다.


오늘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어.


그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고 오로지 안식만을 원했다.


한때 폐하의 망토 깃이 휘날리는 것만 잠깐 보아도 병사들의 환호성이 병영 내를 휩쓸었지만 이제 그런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더는 사기를 위한 연설도, 승전을 기념하는 축배도 없었다. 침묵만이 이 영구 동토 위를 무겁게 짓누를 뿐.


거기엔 이미 너무 늙어 죽어버린 제국을 위한 꿈과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영광의 흔적들밖에 없었다.


아무 것도 거두지 못하고 북벌은 실패했다. 우리는 노스카를 정벌하겠다는 희망을 접어야만 했다.


이걸로 충분했을까? 정말 이걸로 끝나도 괜찮았을까?


그 해에는 괜찮았겠지. 거기서 오 년, 십 년, 어쩌면 반세기가 지나도록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노르트란트 북쪽은 다시 불타고 제국 함대의 절반이 그 야만인들을 억제하기 위해


얼어붙은 바다를 지키고 있어야만 하겠지. 그들을 뿌리뽑을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돌아갔다. 우리가 처음 맞이한 패배였고, 유일한 패배일 것이다.


그것이 이 오랜 원정의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지.


...회군 어딘가에서 알베르트 역시 다리를 잘라야만 했다.


가장 최초부터 나와 함께한 자고, 최후까지 함께한 자이기도 했지.


그때쯤 연대 지휘관을 보좌하고 있었던 그는,


쉰이 넘은 나이에도 전선의 왼쪽부터 오른쪽 끝까지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던 그런 자가 더는 아니었다.


그는 이미 이 원정대에서 최고령자 중 하나였어.


노스카 원정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생기 넘치던 그는 마치 근 몇년 사이


마치 찌그러든 것만 같았다. 그의 노쇠한 몸에게 이 원정의 기후는 너무 가혹한 것이었을 테지만,


기후보다도 더 가혹한 것은 그와 폐하가 이룩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실시간으로 봐야만 했던 것이었지.


그의 공허한 눈을 보았다. 나와 달리 그에게 있어 그건 첫번째로 맞이한 패배가 아니었겠지.


난 애써 생각했다. 그는 어쩌면 패배에 익숙할 것이다. 나보다 이 상황을 더 잘 받아들일지도 몰라.


그건 사실인 것도 같았지.


부상자 천막에 말린 과일을 들고 찾아간 내게 그는 앉은뱅이 구경이라도 왔냐고 이죽거렸다.


나도 이제 끝인 것 같다고, 집에 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이야.


아물지 않은 상처 사이로 날카로운 냉기가 쑤시고 들어가는 그 격통을 감내하면서도 그의 얼굴엔


웃음기라고 할 만한 것이 아직 머물러 있었다.


나는 은퇴한 후 그 개자식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해 줄 거라고 마음먹었다.


나 역시 이제 와서 가정을 이루기엔 너무 늦은 나이니까 그와 내 전리품을 더해 은퇴 군인 둘이 먹고 살


집을 하나 구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했었어.


내 목숨을 몇 번이고 빚진 인간을 위해 그런 일을 해 내는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그것조차 꿈이었지.


...그는 다음 날 점호 시간에 시체로 발견됐다.


홀로 부상자 천막을 쓰던 그는 바람이 심하던 날 밤 자신의 턱에 대고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건 그 나름대로의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는 꺾이길 거부했다.


바로 쓰러지거나 불타 죽을지언정 알트도르프의 어느 허름한 뒷골목에서 전리품과 연금의 일부만 가지고


비참하게 기어 다니다 늙어 죽는 것을 택하지 않았어. 그에겐 그런 삶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최후를 맞이해서는 안 됐다.


그는 명패와 훈장을 차고 지그마 대성당 앞을 가로지르는 개선식의 앞줄에 서 있었어야 했다.


십 년도 전 내가 처음 보았듯이 군마를 위엄 넘치게 몰면서 수많은 젊은이와 아녀자를 홀려야만 했어.


귀족들로 구성된 피스톨리어 연대가 그보다도 먼저 그에게 경의를 표하면 그걸 받아 줄 수도 있었겠지.


그 일평생에 걸친 고귀한 봉사는 그런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


그의 죽음은 차라리 전장의 가장 앞선 자리에서 병사들을 호령하다 포나 화살에 맞아 죽는 형태가 되었어야 했다.


그렇게 되지 못했어...


그의 몇 안 되는 군장들은 유품들이 되어 내게 넘겨졌다.


그의 유서도 내 앞으로 와 있었지.


거기엔 키슬레프 주둔지에서 알게 된 한 여성의 이름과 그녀가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적혀 있더군.


재산도 그녀에게 넘어가 있고 말이야.


'부담 갖지는 말고 병신아. 언젠가 거기 찾아갈 일이 있다면 안부라도 교환하면 좋겠군.'


...거길 찾아갈 일은 없었다마는, 보아하니 그의 마지막 불장난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구나.


주책이기도 하지.


하긴 오십 대의 나이에도 너 같이 훌륭한 새끼를 싸지르고 갈 수 있었던 건 행운이기도 해.


그게 그의 최후였다. 네 아버지의 최후 말이다.


그리고 모든 신들께 맹새코, 네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었던 건 내 일생 최고의 영광이었다.






이야기를 끝마친 노인은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지독하게 살풍경한 방이었다. 책상과 몇 가지 필기구를 제외하면 노인의 방에는 가구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


별달리 크지 않은 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텅 빈 벽들의 빈 공간이 너무나도 넓어 보일 정도였다.


단 하나, 책상 왼쪽의 장식벽에 매달린 무구 거치대들과 장식대만이 칠이 벗겨진 벽들을 조금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장식 용도로 걸린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찢어지고, 해지고, 오물 자국이 남은 연대 깃발,


부러진 창날과 손잡이에 기름때가 낀 권총...


그것들은 장식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치열하고 살벌한, 투쟁의 흔적들만을 담고 있었다.


모든 무구들의 가장 위에 걸린 은색 흉갑은 거기에 금과 붉은 보석으로 장식된 찬란한


훈장들을 달고 있었음에도, 온갖 냉병기가 스치고 지나간 흔적이 남은 표면의 잔금들 때문에 조금도 화려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책상 바로 위에 달린 커다란 창문에서 때늦은 겨울 아침의 햇살이 조금씩 내리쬐고 있었다.


늦은 밤에 시작된 노인의 이야기는 아침이 될 때까지 계속된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던 청년은 밖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엔 항상 그랬으니까.


벌써 도시 저편 어딘가에서 누군가 연설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고,


옅은 잠에서 깨어난 주민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아 부산스럽게 거리를 누비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책상에 그대로 들러붙은 노인은 청년이 방에 있는 것을 잠시 잊어버린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마치 그 자리에 앉아 10년도 더 지난 오늘날까지 그를 무겁게 짓누르는 치욕과 슬픔을 음미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상태로 한 시간이, 혹은 두어 시간이 지났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청년은 계속 기다렸다. 그는 이 노인이 집중하고 있는 중이며, 그걸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길고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청년은 노인의 헐렁한 셔츠가 조금 흔들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노인이 자신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에는 빈정거림과 욕설이 가득 담겨 있었지만, 그만큼의 진심 역시 담겨 있었다.


청년은 자신의 아버지를 본 적이 없었다. 오늘이 되기 전까진 아는 것도 거의 없었다.


자신의 어머니가 '괜찮은 남성'이었다고 지나가듯 말할 때면,


말할 수 없는 반감만이 묘하게 치밀어 오르는 것만이 그의 아버지에게 가진 감정의 전부였다.


그가 자랄 땐 아버지의 이름조차 몰랐으니 그의 성조차 쓰지 않았다.


어떤 '괜찮은 남성'이 정숙한 아녀자를 후리고 한겨울의 짧은 유희만으로 그 관계를 끝낼 수 있단 말인가?


그가 어느 나라 출신이고, 직업이 군인인지 무엇인지는 부차적인 문제였다.


그 생각에 여인과 한번 관계를 맺었다면 가정을 이룸으로서 책임지는 것이 아버지가 했어야 할 일이었다.


적어도 그의 주변인 모두는 그렇게 하고 있었다. 가난하고 난폭할지언정 가족의 구성원에게 서로 책임을 다 했다.


어머니가 카오스 숭배자들의 약탈에 휘말려 자택에서 목숨을 잃기 전까지, 그녀는 홀몸으로 청년을 키웠다.


방화와 살인이 남기고 간 흔적들 사이에서 겨우 찾아낸 쪽지에서 본 것이라곤 아버지와 그의 지인의 이름뿐이었다.


그는 일평생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았다. 노인에게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듣기 전까진.


노인이 감정을 추스르고 입을 다시 열기까지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새끼가 생전에 나를 대부가 되어줄 지도 모르는 자로 지목했다는 건 좀 조금 의외로구나.

하긴 그 알베르트에게 친구라는 게 있긴 했었어야 말이지."


"저도 아버지의 생각은 잘 모릅니다만, 어머니께 남긴 짧은 쪽지에 대부님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걸 보면

대부님을 신뢰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신뢰라."


노인이 싱긋 웃었다.


"살아 있을 때 그걸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으면 좀 좋았겠느냐."


"글쎄요. 키슬레프의 남성들 역시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긴 합니다."


"어쩌면 그게 알베르트 그 새끼가 네 어머니를 홀릴 수 있었던 비결일지도 모르지."


이번엔 청년이 웃을 차례였다.


"대부라는 건 좀 시간이 많고 주머니가 두둑하고 자주 만날 일도 있는 사람을 지목하는 게 보통인데 말이야.

너도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사실상 홀로 컸으니 고생이 참 많았겠군."


"어르신만큼은 아닙니다."


"예의바른 녀석이로고. 널 만난 지 고작 며칠이지만 점점 더 네가 내 대자라는 게 마음에 드는구나."


"과찬이십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연장자라고 너무 딱딱하게 말할 것 없다.

내가 누군가의 대부였다는 사실도 모르긴 했지만,

아무튼 난 네게 대부 노릇이라곤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까.

...네가 여길 찾아온 지도 벌써 며칠이 지나지 않았느냐."


그의 대부는 책상 위의 파이프를 집어 불을 피웠고, 곧 값싼 연초의 향기가 방을 가득 메웠다.


해가 더 높이 뜨기 시작하면서 이제 창 밖의 햇살은 노인의 잿빛 얼굴을 눈부신 역광으로 비추고 있었다.


그는 밤새 이야기를 계속했음에도 조금도 지쳐 보이지 않았다.


그의 목과 이목구비를 깊은 주름이 뒤덮고 있었지만, 그건 그가 파이프를 거머쥔 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손가락 마디를 뒤덮은 파편, 자상, 화상의 자국은 보는 것만으로 질릴 정도라,


그것만으로도 그가 어떤 인생을 거쳐 왔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자국들 아래엔 두꺼운 굳은살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가 알기로 그건 농부들이 가질 수 있는 종류의 굳은살이 아니었다.


손바닥 전체와 마디마디를 균형 있게 가로지른 굳은살은 고작해야 쟁기 따위를 다루는 농부의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칼자루와 창대를 잡는 숙련된 전사의 것임이 확실했다.


바로 여왕 폐하의 기병대들이나 가질 수 있는 그런 손이었다.


그 나이가 되도록 노인은 손에서 무기를 놓지 않았으리라.


그건 그의 손이 아닌 다른 어디를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늙었음에도 구부러지지 않은 꼿꼿한 자세, 군살이 없는 턱 아래,


아직까지 단단하게 붙은 대흉근과 팔근육...


전장에서 오래 내리쬔 햇빛이 만든 노화 때문에 그는 나이보다 더 늙어 보였지만,


어떻게 보면 그는 전혀 늙어 보이지 않기도 했다.


늘어진 피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웬만한 젊은이들보다 강해 보였고, 청년이 보기에 술집에서


서너 명과 시비가 붙어도 눈을 세 번 깜빡이기도 전에 다 때려눕힐 수 있는 그런 사나이였다.


키슬레프 인으로서 그는 전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의 앞에 서 있는 자는 명실공히 아직까지도 전사였다.


"소문만큼은 나도 지금까지 질리도록 들었다.

그 소문이라는 것이 크게 틀리지도 않았던 것 같군.

이제 때가 왔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


노인이 담배를 피는 동안 어수선했던 문 밖의 소음이 점점 더 크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국령까지 가선 아버지의 흔적이라도 말해 줄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그게 대부님이셨을지는 몰랐지만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도망치고 싶으냐?"


"어쩌면요. 전 제가 전사라고 생각해 왔는데,

어르신만큼은 아니었나 봅니다."


"도망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노인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어르신이 그렇게 말씀하실 줄은 몰랐는데요."


"그래서 더 잘 아는 걸지도 모르지. 인간이 모두 동등하지만은 않으니까.

모든 자가 죽음을 넘어서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태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어떤 자는 그 대신 영리한 머리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날랜 손재주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걸 써먹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

네가 더는 전장으로 향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좋다."


"..."


"그러나 결정이 너무 늦어서는 안 되겠지. 우리 모두에겐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말이다."


노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 밖을 우렁찬 목소리가 가득 메웠다.


청년은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고, 그건 노인도 마찬가지였다.


노인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던 꼭두새벽부터 거리를 달궜던 알 수 없는 소음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으리라.


고함 소리가 거리는 물론이고 노인의 집을 갑자기 가득 메웠음에도 노인은 조금도 놀라지 않은 눈치였다.


노인 역시 이것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늘어놓던 새벽 내내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시민들이여 들으라! 그대들의 황제가 여기 있다!


나 칼 프란츠, 열 제후들 중 선출된 제국의 적법한 통치자가 제국의 신민들에게 고하노라!


그대들의 힘이 필요하다!


돌려 말하지 않겠다. 만물의 운명이 경각에 달해 있다! 모든 문명의 방패들이 북쪽에서 노도와 같이 밀고 내려오는


어둠의 추종자들에 의해 넘어가기 일보 직전에 처해 있다.


누군가는 이를 이미 들었음에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는 거짓을 그대들에게 고한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그대들에게 진실만 전하노니, 이는 황제라는 직위가 그대들을 기만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키슬레프의 방벽이 깨어졌다!


미덴란트 북부가 불타고 있고, 실바니아에 다시 대역병이 창궐하고 있다!


드워프의 요새가 함락되고 인간들의 군대가 곳곳에서 패주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이걸 종말이라 부른다. 누군가는 이걸 엔드 타임이라 부른다!


그리고 다시 누군가는 묻겠지. 그렇다면 폐하, 끝난 것입니까? 우리는 꼴사납게 도망쳐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 아니다! 나의 갈 마라즈에 맹새코 결코 아니다!


내 옥좌가 영원할 것이라 말하지 않겠다.


우리의 제국이 영원할 것이라 말하지도, 우리가 아는 인간들의 세상이 영원할 것이라고 말하지도 않겠다.


이 왕성과 신전들이 지금껏 모든 문명이 그랬듯 언젠가는 흙더미로 변해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오늘은 아니다! 그대들과 나는 같이 지그마의 피를 나눈 자손들이다.


그분께서 투쟁으로 이 제국의 반석을 닦으시고 기둥을 세우셨으니, 그것을 피로서 지키는 것은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대들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호소하고 부탁하노라.


제국이 지금 그대들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대들은 결코 전장에 홀로 서지 않으리라!


하이 킹이 전쟁 의회를 소집했다. 브레토니아의 고결한 국왕이 에란트리 워를 선포해 동쪽으로 진군해 오고 있다!


라익스마샬이 수습한 키슬레프의 잔존 병력이 호흘란트의 황동 요새에 집결 중이다.


나의 대종정 발타자르 겔트는 알데르펜 북쪽에 마법의 바람으로 빚은 황금 장벽을 치고


그의 장병들이 한 명이 열 명을, 열 명이 일천 명을 능히 대적해 내며 적의 대공세를 막아내고 있다.


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호 전쟁이 그대들 눈앞에 있다.


지그마의 아들들로서 우리는 결코 패배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니 무기를 들라 시민들이여!


북쪽의 전장이 그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누구든지 두 팔과 다리가 있다면 내게 오라!"



그리고 노인은 황제의 고함을 음악이라도 되는 것처럼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그가 며칠간 기다려 온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목소리에는 힘과 호소력이 있었다. 지도자의 패기가 있었다.


문장으로만 늘어놓았을 때는 느낄 수 없을 어떤 모종의 박력이 단어의 사이사이에 배어 있었다.


청년이 여왕 폐하의 군대 소속으로서 그분의 연설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고취되는 기분이 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마도 이게 군주의 자질이겠지. 


청년은 생각했다.


노인에게 있어 황제의 이 연설은 그가 일생 동안 들었을 수백 번의 연설에 하나를 더한 것일 뿐이었으리라.


계속되는 연설 사이를 뚫고, 노인이 입을 열었다.


"아, 벌써 운명이 다시 문을 두드리는구나."


"어르신, 어르신은 충분히 나이가 들었습니다.

대부님이 훌륭한 전사였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피난민 대열에 있어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을 연세입니다."


"그래."


"그럼에도 정말 가시는 겁니까?

어르신보다 제국에 더 봉사한 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가 키슬레프 출신이라 제국은 잘 모릅니다만,

누구도 어르신을 비난하지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질문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정확히 보았듯이 그는 전사였다.


노인의 눈을 보자마자 그가 노쇠했을지언정 그의 투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송아, 폐하 말마따나 종말이 이곳으로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종말이 우리 집 대문을 걷어차고 여기까지 닥쳐오도록 기다려야겠느냐?

아니면 내가 종말이 도사리는 곳으로 먼저 찾아가야겠느냐?"


그 말을 하는 노인은 파이프를 문 채 장식대 위에 걸린 병장기를 끄집어 내 그것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권총, 창, 장검, 흉갑, 투구, 어느 것이든 아까 보았듯 흉터투성이었지만,


가죽과 목재의 어느 곳에도 갈라진 곳이 없었고 금속 표면은 녹슬지 않게 꼼꼼히 기름칠되어 있었다.


노인이 흉갑을 높은 걸대에서 내려 가죽끈을 동여매자 청년은 하단에 새겨진 글씨들을 그제서야 읽을 수 있었다.


'창날 끝에 선 자'

'거인 살해자'


그 흉갑에 매달리거나 새겨진 여러 흉장들과 문양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지만,


베테랑 중의 베테랑임을 뜻하는 V자 세 개가 어깨 부분에 금판으로 장식된 것만큼은 똑똑히 보였다.


그리고 노인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의 얼굴엔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었다.


그는 문득 자신의 아버지가 이 노인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아무런 확신도 없고 그저 지나치는 느낌에 불과한 생각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이 완고한 노인과 형제처럼 꼭 닮았으리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난 내 선택을 마쳤다. 너도 너만의 선택을 해라.

남부 왕국으로 가 이 비보를 알리든, 원군이나 저항군에 합류하든 뭐라도 좋다.

네가 여기 남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겠지.

그리고 내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내 재산은 네가 어디에든 써도 좋다."


"어르신..."


노인의 출정 준비는 금방 끝났다.


매일같이 관리했을 그의 병장기들을 다시 짊어지는 것 말고는 그가 해야 할 일은 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에겐 처분해야 할 거대한 재산도 없고, 돌봐야 할 처자식이나 지인들과의 작별인사 같은 것도 없었다.


"건강해라."


"대부님의 무운을 바랍니다."


한 번의 포옹, 간단한 인사. 노인은 그저 허름한 문을 여닫고 거리로 나섰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고, 다시는 열리지 않았다.


청년은 노인이 닫고 떠난 문을 쳐다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짧은 만남 이후 노인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의 마지막 원정을 떠났다.


신기한 일이었다. 시간이 그렇게 흘렀음에도 그는 아직도 원정 중이었다.


열병식에 홀려 섵부르게 입대한 직후부터 알트도르프로 돌아와 십수 년 칩거하기까지.


수십 년간 그의 원정은 결코 멈춘 적이 없었다.


마음 속에서 그는 여전히 그가 삶의 전부를 바친 주군과 함께하고 있었으며, 그의 베테랑 동지들과 같은 방진에 서 있었으며,


아버지인 알베르트의 호령을 듣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거기서는 노인이 아니었다.


그는 일개 병사였다. 그는 아무 것도 아닌 자였다.


풋내기 창병, 아직도 처음 화살비를 마주하던 신병이었다.


패배와 동지들의 죽음, 수십 년에 걸친 상실과 노쇠도 그의 마음속에서 계속된 원정만큼은 결코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야말로 마침내 종착지를 찾았으리라.


오늘날 이웃에게 있어 그는 고집스럽고 쉰내 나는, 과거에 얽매인 불통의 늙은이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조국 키슬레프와 같이, 그런 이들이 모여 이 제국을 지탱하고 있었다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투쟁만이 존재하는 세상이었다.


이 모든 삶, 역사, 고통이 그저 한 판의 게임이라면, 변덕스러운 신들이 남긴 놀음의 흔적에 불과한 것이라면...


그래도 좋다. 어쨌든 남겨진 우리들은 싸워 나가야 하니까.


그는 노인이 연설하는 황제 앞에 나아가 못다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이 돌아왔다며 자랑스럽게 고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황제가 내 너를 알아보겠다며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 역시 상상했다.


닫힌 문 너머로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었다. 그건 그저 상상일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그 상상은 어딘지 모르게 청년을 미소 짓게 했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그 비슷한 일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문이 닫히며 흘러 들어온 냉기가 청년의 코끝을 시리게 스쳐 지나갔다.


그 역시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미리 찾아온 겨울 냄새가 싱그러웠다.





- 플레이어가 떠난 자리 끝 -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13

고정닉 59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시대를 잘 타고나서 뜬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6/02/16 - -
- AD 가격 오르기 전!! 노트북 기획전!! 운영자 26/02/12 - -
- AD 승리의 여신: 니케 2월 12일 신규 콜라보 출시! 운영자 26/02/12 - -
2071587 공지 [뉴비 필독] 토탈워: 워해머 시리즈 구매 가이드 [24] 브라우닝자동소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1.25 11845 18
1902583 공지 토탈 워 갤러리 종합 가이드 [33] 브라우닝자동소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26 102442 30
1710014 공지 토탈워 워해머 시리즈 종족별 입문 DLC 가이드 [158] 브라우닝자동소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23 133371 99
2094939 공지 워해머 40k 유입을 위한 권고사항(공지용) [1] ▩슈빠르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13 3037 12
1656695 공지 토갤 막고라에 대하여 [30] ▩슈빠르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4 34025 45
1708121 공지 (완장 확인 바람) 토탈워 갤러리 운영기준 및 신문고 [8] 주둔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8 34837 23
2128906 💬 경찰에 신고당할 햄탈워 군주들이 참 많아 ㅁㄴㅇㄹ도사람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2 1 0
2128905 💬 AI 가 체인질링 잡나? [3] pirat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0 28 0
2128904 ❓질문 아카온 돌리는데 충원률 질문드립니다 [4] ㅇㅇ(180.189) 15:18 19 0
2128903 💬 높귀 로스터 피드백 좋았습니다 [14] 아수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8 74 2
2128902 💬 하엘 호에스 영웅이 생각보다 별로네 [16] 해골버프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5 61 0
2128901 💬 헬스트리아로 마스크 오니깐 스컬테이커 자주 멸망하긴함 역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5 11 0
2128900 💬 상단 ui 겹치는거 어케 못 하냐? [1] ㅇㅇ(221.153) 15:06 21 0
2128899 💬 높귀 자전비 ㅋㅋㅋ [12] 아수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 116 0
2128898 💬 아니 쥐새끼들 매복 애미없네진짜 [1] 제미니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2 30 0
2128897 💬 소렉 판도 joat 였네 ㅁㅁ(211.235) 15:01 25 0
2128896 💬 아 ㅅㅂ 알베릭 엿같네 [1] 금발로리패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0 29 0
2128895 💬 드워프 심층 건물 설명글 이해가 안가는게 있는데 [9] 허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3 107 0
2128894 💬 어제 토탈워 입문한 뉴비인데 [8] 종국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47 84 0
2128893 💬 어떻게 장수 이름이 정수기능 [1] 도도제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42 70 2
2128892 💬 파탈워 쓸모있네 [2] 도도제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8 46 0
2128891 💬 브레통 보병이 전종족 중에 제일구린거맞지?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6 80 0
2128890 💬 언젠가 지그마가 흑인여성이었다 당당히 외칠 세상이오길..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4 156 4
2128889 💬 스파르타 장군이름의 상태가? 허스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2 58 0
2128888 💬 모라시 머리숱 많음? [1] ㅇㅇ(1.237) 14:27 39 0
2128887 ❓질문 코른 미노타우루스는 자전비가 안좋아?? [4] 쿠에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6 87 0
2128885 💬 CA가 의도한 난이도는 보통-보통이 맞지? [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0 145 0
2128884 💬 아이템 퍼주는 팩션 없음?? [2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0 92 0
2128883 💬 실라안핑그림 미션 습격 카운팅이 안되는데 [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7 23 0
2128882 ❓질문 에픽게임즈에서 무료로 줘서 삼탈워하는중인데요 [7] ㅇㅇ(58.230) 14:17 53 0
2128881 ❓질문 에신 클랜 질문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 31 0
2128880 ❓질문 이벤트 장비 사는거 뭐 사는게 좋음? [7] 동탁오봉튀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 84 0
2128879 ❓질문 임릭 하는데 초반 전쟁좀 마무리 하고보니 울수안이 끝장나있음 [2] ㅇㅇ(219.240) 13:59 34 0
2128878 💬 뭐냐 ai 마등이 이런거 첨보는데 나 [3] 시발좌=갬개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7 55 1
2128877 💬 자이로콥터 딜 증가시키는 트리는없나? [3] 뾰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3 72 0
2128876 ❓질문 이거 뭐가 문제일까 [8] 봄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6 114 0
2128875 💬 창작마당에 툼가드 여캐로 바꿔주는 모드 있길래 깔았는데 [18] 메레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32 199 5
2128874 ❓질문 엠토도 신뢰도 시스템 있음? [1] 닉이구려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8 26 0
2128873 💬 토탈워는 주종이 있는 사람이 드물지 않으까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0 96 0
2128872 💬 카숏 불타는 분뇨 이거 뭐냐.,.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5 185 0
2128871 ❓질문 햄3 숙영태세랑 주둔상태 질문 좀 [2] ㅇㅇ(58.29) 13:11 42 0
2128870 💬 스컬테이커는 OP인데 시스템까지 순수노잼임 [2] ㅇㅇ(211.241) 13:06 136 0
2128869 💬 테클리스 하고있는데 뭔가 허전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6 38 0
2128868 💬 솔직히 겔트 목소리 성범죄자같음 [3] ㅁㄴㅇㄹ도사람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3 110 1
2128866 💬 알리스 아나르 어떰 [3] 삼성조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1 80 0
2128865 💬 제남충 진짜 미친새낀가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0 146 0
2128864 💬 삼탈하다 파탈하니까 [4] 도도제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4 80 0
2128863 ❓질문 드워프 심층 원한 멈추는 건물 질문 [2] 해골버프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31 84 0
2128862 💬 그냥 연방하고 스킬초기화 시켰는데 [6] 아수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4 153 0
2128861 💬 군주 퀘스트깨면 주는 템 계속낌? [2] ㅇㅇ(221.154) 12:16 8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