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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히나 씨와 함께 한국 여행을!!! #7

ㅇㅇ(211.200) 2019.12.05 00:04:19
조회 2190 추천 47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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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79479



다시 맑음 소녀가 돼야 하는 거야? 전편 링크

히나 씨의 성격이 변했어?! 전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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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요?”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만면에 화색이 돌며 목소리가 커졌다.


반면에 기사 아저씨는 무미건조한 말투로 변변찮은 잡담하듯이 말을 이어갔다.


“네, 포스터에 댁들 있던데? 나란히 손잡고 하늘에서 거꾸로 떨어지고 있더라고. 그거 제목이…….”


잠깐 고민하다가,


“‘겨울의 아이’였나?”


“‘날씨의 아이’거든요!”


괜히 발끈해서 이마 구석의 힘줄이 불거진다. 나와 히나 씨의 마지막 자존심이 구겨진다.


“아아아, 미안해요. 그런 제목이었지. 나이가 들어서 가끔씩 헷갈려서 그만.”


쑥스럽게 웃으며 사과하는 아저씨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나는 히나 씨의 손을 꼭 잡으며 환호했다.


“히나 씨, 한국에서도 우리가 알려졌나 봐요!”


“그럼 부산에서 사람들이 나 바라본 것도 혹시?”


히나 씨도 합장하며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다 좋은데, 엉덩이로 무릎 좀 그만 자극하셨으면 좋겠다. 슬슬 한계다.


“월드스타라도 된 느낌인데요. 서울에 우리 알아보는 팬들 너무 많으면 어쩌죠?”


“그러게. 호다카, 우리 서울 올라가면 제일 먼저 영화관부터 가볼래?”


“좋아요! 한국 사람들 영화 엄청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못해도 수백만 명은 보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천만까지 찍었을지도!”


그렇게 푸르른 청사진으로 만리장성을 그려나가는 우리를, 옆의 트럭 아저씨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소 찜찜하지만 흥을 깨뜨리기 싫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이때 물어봤어야 했는데.





“와, 복잡해!”


우리는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마주하고 경악했다. 거미줄이 따로 없다.


물론 도쿄 지하철이라고 더 단순하진 않지만 거긴 최소한 우리말로라도 안내가 돼있는데, 이건 정말 암호 수준이다.


가지각색의 노선이 복잡하게 얽혀서 환승 구간이 어딘지 분간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다행인 점은, 우리 첫 번째 목적지가 환승할 필요도 없이 가까운 역이라는 사실이다.


“영등포역에서 용산역으로 가려면 1호선을 타고 4개 역만 움직이면 된대요. 코앞이네요.”


“다행이다.”


히나 씨는 설명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금 우리가 향하려는 곳은 용산아이파크몰.


원래는 서울의 내로라하는 랜드마크부터 돌아다닐 예정이었지만, 트럭 기사님에게서 뜻밖의 사실을 접하자 계획을 수정했다.


“오늘은 한국에서 제일 큰 영화관, CGV용산에서 팬 미팅을 하고 내일 남산타워로 가요.”


“기대된다!”


제자리에서 귀엽게 콩콩 뛰며 두근대는 가슴에 손을 얹는 히나 씨.


그런 모습을 보자 나도 괜히 뿌듯해져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곧이어 1호선 열차가 안내 음성과 함께 진입하고 천천히 멈춰 섰다. 그 순간, 부산에서의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랐다.


“아, 히나 씨. 스크린도어 조심하세…….”


“아코!”


또 박으셨다.


사방에서 웃음이 터지자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곧이어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히나 씨를 부축하고 열차에 올라타서 빈 좌석에 앉혔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을 엄두는 차마 못 내고 멀찍이서 서있기로 했다.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냥 모르는 척해야겠다.




용산역에 도착해서 출구로 나오자 아이파크몰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어렵잖게 찾을 수 있었다.


뒤이어 영화관이 있는 6층에 도달하자 눈에 띄게 사람 수가 늘어났다. 주말이기도 하고, 가족 단위로 찾아온 손님들이 유독 많다.


“꺄, 귀여워!”


티 없이 맑은 피부의 아이들이 발발 뛰어다니거나 하품을 하는 것을 보자 히나 씨가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만날 어른스런 모습만 접하다보니, 이렇게 소녀 감성이 터지는 히나 씨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의 80% 가량이 여자아이들이다. 무슨 영화를 보러 왔지?


“호다카, 얘네 혹시 너 때문에 온 거 아니야?”


“저, 저요?”


“여자애들이 나 때문에 오진 않을 거 아냐? 나츠미 씨도 그렇고.”


“혹시 나기 선배 아닐까요?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은데.”


“나기? 음, 그런가?”


“궁금하니까 한 번 시험해보죠.”


나는 용기를 내서 여자애들 중 한 명한테 다가가 허리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안녕.”


좀 어눌한 한국어 발음이지만 이 정도는 알아듣겠지.


아니, 못 알아들어도 좋으니 적극적인 반응이 나오기만을 기대했다.


그런데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기대한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반응이 나오기는 했다.


안 좋은 쪽으로.


“흐, 흐잉.”


“흐잉?”


“히에에에에엥―!”


갑자기 그 여자애는 소리 내어 울먹이면서 자기 엄마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안이 벙벙해서 그저 딱딱하게 굳어있는데,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성난 억양으로 따지기 시작했다.


뭐라고 하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그저 고개만 계속 꾸벅이고 있다 보니, 화가 조금은 풀리셨는지 아이를 데리고 홱 돌아서서 멀어졌다.


일이 커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 아무래도 저 만나러 온 건 아닌 모양인데요.”


“그래? 진짜 나기 보러 왔나?”


고개를 갸웃하는 히나 씨. 아무래도 여기 머물러 있어봐야 답이 안 나올 거 같다.


“안에 들어가 보죠.”


곧이어 우리는 바글바글한 인파를 따라 한국 최대의 영화관, 용산CGV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대문짝만한 크기의 스크린에서 예고편들이 흘러나오고, 각종 테마의 포토 존과 팝콘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이 정도면 웬만한 랜드마크 못지않은 관광 명소다.


“히나 씨, 영화 보실 거예요?”


“응, 뭐로 볼까? 우리 거?”


“우리 거요? 일본에서 벌써 네 번이나 봤잖아요.”


나는 다소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똑같은 영화를 다섯 번이나 보다니, 그런 미친 짓은 못 하겠다.


“그래도 현지 팬들 만나려면 거기가 제일 가깝지 않을까?”


“하, 알겠어요.”


“팝콘은 내가 사둘게. 오리지널 라지?”


“네, 그게 무난하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번호표를 뽑기 위해 이동하다가,


“어?”


눈에 익다 못해 각막에 아예 박히다시피 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 흠칫 놀라고 말았다.


“히나 씨, 저거 우리 아니에요?”


“응?”


내가 가리킨 곳에서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우산을 쓴 나와 히나 씨의 모습을 본뜬 입간판을 옮기는 중이었다.


걷는 방향으로 미루어보건대, 안으로 들이는 것이 아니다. 빼내는 것이다.


“우리 설마 쫓겨나는 거야? 영화 망해서?”


“서, 설마요. 요즘 개봉작이 많은 시즌이라서 오래된 작품들 마케팅 마무리하는 거겠죠.”


“그, 그렇지?”


“암요. 일본에서 1100만 명이나 봤는데 설마 망했으려고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히나 씨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내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지금 영화관들 비수기일 텐데, 개봉작이 얼마나 있으려고.


자꾸만 솟아나는 불안감을 억누르고 있는데, 내가 뽑은 번호표의 번호가 전광판에 떴다.


늦을세라 헐레벌떡 달려가 알바생에게 입을 떼려는데,


“어?”


난관에 봉착했다. 뭐라고 하지?


“아노……. 투 피플! 텐키노코 주세요!”


“네?”


의심의 흐름대로 주절대다보니 졸지에 3개 국어 사용자가 되고 말았다. 알바 분께서도 당황하셨는지 어안이 벙벙하고 있었다.


정신 차리자, 정신 차려, 모리시마 호다카.


“마이 무비! 마이 무비! 투!”


“어, 아하.”


그제야 말귀를 알아들은 알바 분은 싱긋 웃으며 모니터에 좌석도를 띄웠다.


아직 상영 시간이 멀어서 그런지 자리가 넉넉하다.


나는 적당히 뒤편에 자리한 중앙 좌석 2곳을 지정하고 결제한 뒤, 팝콘 세트를 들고 오는 히나 씨와 합류했다.


“호다카, 표 끊었어?”


“네, 마침 10분 뒤 시간대에 상영하는 관이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하루에 한 번밖에 안 하네요.”


“일본도 거의 다 내렸잖아. 몇 달이나 버텼으면 됐지.”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상영관들이 몰려있는 위층으로 향했다.


그러자 아까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이 보였다. 다들 얼굴에 꽃이라도 핀 듯 해맑다.


“와아―!”


그런데 다들 달려오는 방향이 우리 쪽이다. 설마?


“이번엔 진짜 우리 팬들인가 봐요!”


“그러게!”


나와 히나 씨는 무릎을 굽히고 앉아 나란히 양팔을 벌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김칫국이었다.


“어라?”


기대와는 달리 애들은 우리를 길거리 전봇대처럼 본체만체하고 쏜살같이 지나갈 뿐이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저렇게 흥분한 걸까?


“어, 저건?”


아이들이 향한 곳은 다른 영화 캐릭터들의 등신대 모형으로 만들어진 포토 존.


푸른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여왕과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주황빛 머리의 소녀.


어떤 영화인지 알 것 같다. 뭐, 일본에서도 인기 폭발이니.


“하하, 우리가 아니었구나.”


히나 씨는 머쓱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나도 비슷한 심정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괜찮아요, 히나 씨. 우리 영화 상영되는 관에 들어가면 팬들 많을 거예요.”


나는 히나 씨의 손을 잡고 표에 기재된 14관에 들어섰다.


표를 검사하는 알바 분이 우리 둘의 얼굴을 살피더니 미묘한 웃음을 머금으신다. 그래도 알아봐주시는구나.


“음?”


관 내부에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서 입장한 관객들이 제법 보였다. 그런데 예외 없이 공통점이 있다.


“어째 전부 안경을 끼셨네요.”


“지적인 분들인가 봐.”


“뚱뚱하시고.”


“푸짐하고 좋지 않아?”


“이상한 냄새까지 나는데요.”


“자, 자연미?”


어째 마음을 놓고 착석하기가 꺼려진다. 히나 씨도 어색한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이 주춤거렸다.


굳은 표정 억지로 펴가면서 생불에 도전하실 필요는 없는데.




「푸른 하늘보다 나는 히나가 좋아! 날씨 따위, 계속 미쳐있어도 돼!」


100여 분의 시간이 지나고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커다란 스크린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사운드를 타고 울리는 음악에 귀청뿐만 아니라 온몸의 뼈까지 진동하는 느낌이다.


“으음.”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히나 씨에게 속삭였다.


“막상 저때는 바람이 너무 차갑고 강해서 숨만 턱턱 막혔는데, 이렇게 보니까 나름 괜찮네요.”


“음악도 잘 깔린 거 같아.”


히나 씨도 흐뭇하게 장단을 맞추면서 말을 이어갔다.


“저때 호다카 귀엽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


“귀, 귀엽긴요. 히나 씨가 연하면서.”


괜히 남자로서 자존심 상한다. 빨리 마지막 씬으로 넘어갔으면.


「히나 씨!」

「호다카!」


그리고 머지않아 그 장면이 훌쩍 성장한 우리 모습을 비추며 그 뒤를 장식했다.


「호다카, 왜 그래? 괜찮아?」

「응, 히나 씨. 우리는 분명히 괜찮을 거야!」


곧이어 영화를 마무리하는 음악과 타이틀이 올라오며 끝을 알렸다.


이제 굳이 속삭일 필요 없겠지.


“히나 씨, 고마워요.”


“응?”


“삼 년이나 기다려줘서.”


나는 히나 씨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빙긋이 웃었다.


“왜? 다른 남자랑 눈이라도 맞았을까 봐 걱정이라도 들었어?”


“소, 솔직히 아주 조금…….”


“그래?”


내 대답을 듣자 히나 씨도 작은 실소를 터뜨렸다.


“사실은 나도.”


“하하, 제가 그럴 리가 있나요? 이렇게 자기 몸 아낄 줄도 모르는 분을 놔두고 불안해서 어떻게요.”


“호다카가 할 말이야?”


“하긴……. 우리 둘이 결국 똑같았네요.”


“그러게.”


그렇게 우리는 엔딩곡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허파에 바람이 든 것처럼 킥킥댔다.


곧이어 새하얀 실내조명이 들어오며 퇴장하려는 관객들의 길을 밝혀주었다.


그런데 웬걸, 아무도 나가질 않고 조용히 마지막 음악까지 감상하신다. 그 중엔 눈물을 훌쩍이는 분들도 있었다.


가수만 없지 마치 클래식 공연 같은 느낌이다.


“세상에, 다들 감성적이시다.”


히나 씨는 손을 모으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천사 같은 마음씨는 어디 가질 않는다.


뒤이어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출구로 향했다. 퀴퀴한 냄새가 가라앉자 드디어 살맛이 났다.


그런데 벅찬 감동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는지, 갑자기 히나 씨가 바깥의 빛을 등지고 뒤돌아서더니 어눌한 한국어로 소리쳤다.


“가므사하므니다!”


그러자 빛을 받은 얼굴과 목소리로 뒤늦게 히나 씨를 알아봤는지 관객들이 웅성이기 시작한다.


거기엔 우리 팬들도 상당수 섞여있을 테니 어색한 현상은 아니다.


단지 문제는…….


“히나다! 히나 짱이 왔다!”


“우오오오오옷!”


“진짜 히나 짱이다!”


“그리웠어! 나츠카시!”


단체로 흥분제라도 주사 맞았는지 벌떡 일어나서 콧김을 씩씩 내뿜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우리는 일시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히나 씨, 뭔가 느낌이 안 좋은데요.”


“에, 에엣?”




----------------------------------------------------------



날붕이들 특별출연.


본업 소설의 세이브 원고가 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다 꽁냥 개그물은 영 적성에 안 맞다보니 벅찬 느낌이 들긴 하네요.


차기작까지는 힘들 거 같습니다. 엔딩까지 생각해놓은 아이디어는 하나 있는데 아쉽네요.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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