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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눈을 떠보니 내가 히나 씨?! #3

ㅇㅇ(211.200) 2019.12.14 00:14:38
조회 1610 추천 52 댓글 20

1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99126

2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200306


다시 맑음 소녀가 돼야 하는 거야? 전편 링크

히나 씨의 성격이 변했어?! 전편 링크

히나 씨와 함께 한국 여행을!!! 전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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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전화를 받아드는 도중에도 목이 바싹 타들어갔다. 과연 누구일까?


지금 내 의식은 히나 씨의 몸에 갇혀있다.


그렇다면 내 원래 육체가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셋.


첫째는 히나 씨의 의식이 내 몸 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


소설이나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몸 바꾸기 현상이다.


그나마 나은 가정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럴 것 같진 않다. 만약 그랬으면 진작 히나 씨가 전화를 걸어 왔겠지.


둘째는 주인 없이 시체처럼 누워있을 가능성.


이건 약간 섬뜩하다. 내 기숙사 방은 1인실. 누가 달려 가주지 않으면 그대로 죽어버리는 거 아닐까?


하지만 역시 최악의 가능성은…….


「히나 씨? 좋은 아침이에요. 별 일 없으시죠?」


누군가 밝은 어조로 말을 걸어왔다.


그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냉동고의 얼음처럼 굳고 말았다.


100% 내 목소리다. 하지만 ‘누군가’라고밖에 칭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리시마 호다카는 바로 나니까.


“너는 도대체 누구야?”


나는 경계심과 적의를 담아서 톤을 내리깔았다.


“누군데 마음대로 내 몸을 차지하고 있어?”


「히나 씨, 왜 그러세요? 저예요, 저! 호다카.」


“호다카는 나야!”


「네?」


나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까 히나 씨가 돼있었어! 그런데 지금 내 몸속에 들어가 있는 인격이 히나 씨가 아니라면 너는……!”


뒤이어 나는 상정하고 있던 최악의 가능성을 입에 담았다.


“설마 빙의영령인가 하는 그 녀석이야?”


「푸훗, 푸하하하하…….」


그러자 폰 너머의 내 목소리가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크게 비웃기 시작했다.


「이거 재미있네요! 첫날부터 본래의 기억과 성격이 절반은 날아갈 줄 알았는데, 꽤 선방하셨군요?」


“역시.”


세 번째 가능성이 맞았다.


왜 하필이면 나랑 엮이는 오컬트들은 하나 같이 이 모양이야? 용 신도 그렇고 이놈도 그렇고.


나는 사나운 말투로 빙의영령을 쏘아붙였다.


“내 몸을 뺏으려는 게 목적이야? 비열한 귀신 녀석!”


「뺏긴요? 기브 앤 테이크죠.」


“기브 앤 테이크? 내가 얻는 게 도대체 뭐야?!”


「소원을 비셨잖아요. ‘히나 씨의 마음을 세상 누구보다 잘 알게 만들어 달라’고. 저는 그 소원을 들어드렸을 뿐입니다.」


빙의영령은 여전히 기분 나쁘게 실실댔다.


「그 여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굴까요? 아무래도 본인이겠죠? 그래서 아마노 히나로 만들어드렸어요.」


“미안하지만 네 속셈대로는 안 돼! 나는 모리시마 호다카야. 내 정신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한, 히나 씨로 살아갈 일은 없어!”


「과연 그럴까요? 이미 스스로도 느끼고 있지 않나요? 육체는 물론, 마음까지 그 여자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


그 말에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분노가 차지하고 있던 마음의 공간을 공포가 대신해서 서서히 채워간다.


「이제 조만간이에요.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당신은 점점 아마노 히나로 변해갑니다. 기억, 말투, 성격까지 모든 것이.」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그렇게 세 번 자고 일어나면, 당신은 완벽한 아마노 히나. 그때는 저를 모리시마 호다카로 인식하며 사랑하게 되겠죠.」


“거, 거짓말…….”


나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고 머릿속이 백지처럼 새하얘졌다.


「그리고 당신께 프러포즈를 해서 사랑의 결실을 맺으면, 그때부터는 당신의 몸은 완벽한 제 차지. 무슨 수를 써도 돌이킬 수 없어요.」


“내, 내가 허락할 거 같아?”


「후후, 귀여운 발악이시네요. 하지만 피해갈 수 없답니다. 그 여자, 당신을 끔찍하게 사랑하고 있더군요.」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분노와 공포, 죄책감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마이너스 감정을 만들어간다.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서 바닥 위에 뚝 떨어졌다.


“아!”


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뒤늦게 떠올리고 녀석한테 물었다.


“히나 씨는, 진짜 히나 씨는 어디에 있어?!”


「글쎄요?」


하지만 빙의영령의 대답은 무성의함 그 자체였다. 그러자 이번엔 분노가 공포를 밀어냈다.


“모르는 척하지 말고 똑바로 말해!”


「뭐 중요한가요, 그게? 어차피 사흘이 지나면 당신이 그 자리를 대체할 텐데.」


“이 빌어먹을 자식……!”


「어이쿠, 예쁘고 착한 소녀는 그렇게 험한 말 안 쓰거든요? 슬슬 적응하셔야죠. 뭐,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주겠지만.」


그 말을 끝으로 빙의영령은 전화를 끊었다. 다시 통화하기 버튼을 몇 번이나 눌러봐도 녀석은 받질 않았다.


“흐, 흐흐흐흐흑…….”


나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무섭다. 화가 난다. 그리고 히나 씨에게 너무 미안하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그런 기도를 하지만 않았어도, 그런 오컬트 취재를 가지만 않았어도, 아니…….


진작 용기를 내서 프러포즈만 했어도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히나 씨, 히나 씨…….”


후회의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른다.


그렇게 어연 한 시간 가까이를 울고 나서야 약간은 진정이 됐다.


예전의 나라면 일단 부딪히고 보자는 마음에서 어디로든 뛰쳐나갔을 텐데, 이것도 히나 씨로 변해가는 과정일까?


“아, 맞다!”


나는 얼른 나츠미 씨에게 통화를 걸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취재한 내용 중에서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딱 하나 들은 것 같다. 아직 희망은 있어!


「히나 짱, 나 지금 근무 시간인데…….」


“나츠미 씨! 어제 점집에 취재 가서 들은 내용 녹화해놓은 거 있죠? 잠깐 빌릴 수 있나요?”


「호다카 군이랑 간 거?」


“네!”


「그건 왜? 호다카 군이 부탁했니?」


“어……. 네!”


뭐, 틀린 말은 아니니까. 내가 호다카인데.


「잠깐만 기다려 봐.」


나츠미 씨는 폰을 내려놓더니 누구를 불러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곧이어 난감한 기색으로 답변했다.


「케이 짱이 관계자 아닌 사람한테 그런 거 유출하지 말래. 한창 그 기사 작성하고 있거든.」


“그, 그런…….”


망연자실해서 힘이 빠진다. 스가 씨, 꼭 이럴 때 융통성이 없다니까.


나츠미 씨는 그런 내가 안쓰러웠던지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


「미안해, 히나 짱. 나도 일개 직원일 뿐이라서.」


“아니에요, 나츠미 씨가 미안해할 건 없어요.”


「그런데 호다카 군은 갑자기 왜 그런대? 수기로 메모한 건 자기가 갖고 있으면서.」


“네?!”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제가 메모를 갖고 있다고요?!”


「응? 히나 짱이 아니라 호다카 군이.」


“아, 그러니까 호다카……. 아무튼 감사합니다!”


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히나 씨의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수수한 흰색 속옷과 맨살이 드러나자 흠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머릿속에서 잡념을 떨쳐냈다.


‘히나 씨, 기다려요! 어떻게든 돌려놓을 테니까!’





“안 돼요. 여긴 남학생 기숙사입니다. 여자는 출입 금지예요.”


하지만 부리나케 달려온 보람이 없게도 나는 기숙사 입구부터 제지당했다.


관리인 아저씨는 조금도 양보할 기색이 안 보였다. 이러면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저, 367호실에 있는 모리시마 호다카 군의 여자친구거든요? 그런데 급하게 메모장 하나만 갖고 와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모리시마 호다카? 기다려 봐요.”


곧이어 관리인 아저씨는 유선 전화에 대고 내 원래의 연락처를 꾹꾹 눌렀다.


안 돼, 일이 이렇게 진행되면 희망이 사라진다. 여자친구 같은 거 없다고 녀석이 잡아떼면…….


“곧 여기에 온다는데요? 기다리랍니다.”


“네?”


뜻밖의 대답을 듣자 나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녀석, 무슨 꿍꿍이지?


혼란한 와중에도 나는 그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어떻게든 빙의영령 그 녀석과 만나서 담판을 짓고 싶었다.


그렇게 1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이 사태를 빚은 장본인이 멀리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이봐요, 히나 씨!”


흑발에 갈색 눈,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의 남학생. 눈에 익다 못해 각막에 홈을 파서 새긴 듯한 인상이다.


뭐가 그리 반가운지 환히 웃고 있다. 가증스러운 녀석.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저건 내 몸이었는데…….


“우리 학교에는 웬일이에요? 연락이라도 미리 하시지. 어, 오늘은 생머리네요? 예쁜데요!”


녀석은 뻔뻔하게도 내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다정한 척했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따로 후보를 정할 필요가 없겠는데.


“이거 치워!”


나는 녀석의 손을 뿌리치고는 앙칼지게 소리 쳤다.


“이제 와서 나인 척 연기하는 건 무슨 속셈이야?!”


“이런, 왜 이렇게 화가 나셨죠? 제가 신경을 많이 못 써드렸나.”


곧이어 내가 다시 한 번 녀석한테 따지고 들려던 찰나,


“읍?”


녀석은 손으로 내 목을 끌어당기더니 고개를 숙여 내 입에 입술을 포갰다.


잠깐?


잠깐, 잠깐, 잠깐!


나, 지금 내 자신이랑 키스하는 거야? 이거 거짓말이지?!


‘어?’


그런데 반사적으로 녀석의 가슴을 밀치고 빠져나오려는 순간, 코로 흘러들어온 내 체취가 향긋한 향기로 변모해서 뇌를 자극했다.


곧이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뭐야, 이 감각?


그때였다.


“꺅!”


내 허리를 감고 있던 녀석의 손이 올라오나 싶더니 봉긋한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뒤로 물러나며 눈매를 날카롭게 세웠다.


“고, 공공장소에서 이러면 안 된다니까! 하여간 호다카는…….”


“오호, 차근차근 진행 중이군요.”


“에엣?”


사악함과 흐뭇함이 반반 섞인 녀석의 미소를 보자 등골이 오싹했다.




방금 나, 뭐라고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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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화력 떨어지는 속도 보니까 빨리빨리 완결지어야겠습니다. 단행본 작업해서 팔아야 됨....


항상 즐겁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단행본 설문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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