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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벤느망앱에서 작성

토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25 18:53:41
조회 163 추천 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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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벤느망>에서 우선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미지는 4:3의 화면 비율과 그 좁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집요하게 따라붙는 카메라가 포착한 주인공 '안'의 얼굴일 것입니다. 정말이지 딥 포커스에 인색한 이 영화는, 한 프레임에 잡힌 두 인물이 대화를 할 때조차 초점을 계속해서 이동시킵니다. 관객이 무엇을, 그리고 어디를 봐야할지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처럼 완고한 프레이밍은, 임신으로 인해 극도로 예민해진 인물의 심리와 감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레벤느망>이 한 개인의 심경을 생생히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체험이나 공감을 유도하는 작품이라는 결론은 다소 성급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영화에는 (제 기억이 맞다면)원작에 없던 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각색의 목적은 초반에 나오는 강의 장면 등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교수가 '안'에게 문학 강의에서 텍스트로 다루고 있는 시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정치적 함의"가 있다고 답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내밀하고 '순수'한 형식이라고 일컬어지는 시조차 정치적일 수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레벤느망>은 소설의 내면성 대신 영화의 정치성을 선택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겪는 (새롭게 추가된)이야기들도 그렇지만, 상술한 정치성이 드러나는 요소는 역시 카메라입니다. 영화는 관객이 보고 싶지 않은 것, 그러나 혹은 그래서 봐야 하는 것을 끝내 보여줍니다. 이처럼 고집스러운 프레임과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이 누군가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한 형식으로 그려내는 고상한 시네마가 아닙니다. <레벤느망>은 결코 "기분으로" 바꿀 수 없는, 꼼짝도 하지 않는 현실을 선명한 시야로 포획하는 정치적 선언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저는, 극중의 한 대사를 빌리자면 '심정은 이해할 수 없지만 방식에는 동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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