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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당신을 위한 공간도 있습니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02 21: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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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만의 공간을 찾아서, 채우고,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ㅡ 샬롯 웰스



https://a24films.com/notes/2022/10/a-note-from-charlotte-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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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썬

AFTERSUn


2022


샬롯 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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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와 항상 극장에 딸린 야외 흡연실에서 담배를 한대 태우고는 집으로 향합니다

비흡연자분들에겐 일종의 혐오스러운 클리셰로 비춰질수 있겠네요... 여하튼 이걸 뭐 저만의 버릇이라는듯 얘길 하는것 같아 좀 뭐한데...

그냥 습관일뿐입니다 밥을 먹고 물을 마시듯... 저에겐 너무나 당연한거죠...


하지만 늘상 마시고 똑같이 내뿜는 그 한모금이 어떤날은 영화에 따라 전혀 다를때도 있는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담배 생각이 나서 담배를 피운것이 아니었습니다


영화에 감독이 내어준 여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무의식적으로 기억을 더듬어보다

하필 제 머릿속에 묻어두어 한동안 찾지 않은 곳에 닿고야 말았고...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애써 살려내어 남은 퍼즐을 맞추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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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해내지 않아도 될일이었는데 왜 매번 이런 순간이 닥치면 항상 미련을 떠는건지...

꾸역꾸역 뭐하러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굳이 되뇌이며 청승을...


영화속의 빈틈, 즉 주인공이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속엔

전혀 생각지도 못할... 소녀에겐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폭력이 존재할지도 모를일이고

카메라에 담겨지진 않았으나 기억하고나면 왜 잊고 살았는지 사무치게 후회될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보는내내 공감하는것보단 이렇게 궁금했던것이 훨씬 많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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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상했던 아버지가 왜 딸이 함께 하고 싶은 순간엔 곁에 있어주지 않는걸까

나이에 비해 성숙한 딸은 왜 아빠의 마음을 다 알면서도 헤아려주지 않는걸까

왜...


단 한가지 알것도 같았던건 폭죽의 파편이 반짝이듯 가려진 아버지를 찾아 헤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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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맞닿아트린 심연속에서 행여 당신이 사라질라 아버지의 품에 얼굴을 포갠 다 큰 딸의 찢어지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안아드려야할 제 궁색한 손은 지금 라이터로 희미한 불을 지피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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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운 담배로 아버지를 추억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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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당시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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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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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이야기는 감독 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샬롯이 16세이던때에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하... 제 마음을 더 쓰라리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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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영화 애호가 분들에게,


저는 지금 <애프터썬>의 개봉을 위해 LA로 가는 중에 틴더스틱스의 '스타스 앳 눈' 사운드 트랙을 들으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기억은 미끄러운 것입니다. 기억의 디테일들은 흐릿하고 변덕스럽죠. 안간힘을 쓸수록 더 적게 보입니다. 끝없이 변질되어 가는 기억 속 기억. 나는 최근에 더 단단해진 기억을 떠올린 것 같았지만 그것이 진짜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시점과 그 순간을 당신이 어떻게 느꼈는지 회상할 때 그것은 새로운 느낌, 즉 그 순간이 지금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느낌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쉽게 번역되지 않는, 어휘가 풍부한 튀르키예어에서 'hasret'은 그리움, 사랑, 상실의 어떤 조합을 의미합니다. 이 영화의 맥락과 특히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애프터썬>은 1990년대 말, 튀르키예의 한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낸 30세의 젊은 아버지와 11살 딸의 이야기입니다. 20여년 후, 이제 성인이 된 딸 소피의 관점을 통해 미묘하게 전해집니다. 멀리서 바라본 친밀감의 기억. 그리고 'Harset'(그리움, 사랑, 상실). 사실 저는 영화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우리의 멋진 예고편을 보지 않고, 인내심과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말이나 다른 수단이 아닌 '영화의 언어'를 통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느낌들이 조금씩 쌓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당신을 위한 공간도 있습니다. 당신 만의 공간을 찾아서, 채우고,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ㅡ 샬롯 웰스


https://gall.dcinside.com/m/nouvellevague/131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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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는 아버지와의 추억이랄것이 딱히 없는, 아니 뭐 단 둘이 여행은 커녕 가족과 다함께 나들이 간 기억도 얼마 없는지라

이런 영화를 볼때마다 다소 경직되고 마음이 찌푸려지는것인데...

특별히 떠올릴만한... 단 한가지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시간이 있다면 명절 연휴때마다 겪어야 했던 귀성길과 귀경길 정도랄까요

서울에서 먼 지방까지 가는것도 참 벅찹니다만 오는것도 참 피곤하고 지겹죠

저는 장남이었기때문에 다른 식구들은 몰라도 항상 아버지와 동행해야했던것입니다

다 같이 간적도 물론 있었는데... 어쨌든 저는 안간적이 없는것 같아요


그 오밤중에 힘겹게 도착했지만 모두가 잠들어 있기에 살금 살금...

아버지께선 엄마는 엄마대로 지쳐있을거라며 그 어두운 거실에 이부자리를 깔고 몸을 뉘였는데

어린마음에 아버지가 안쓰러워 보였나 전 씻고나서 제방에 안들어가고 아버지옆에 나란히 누워 mute 처리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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