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황충호 기자] 고가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 2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제도의 실효성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천만 원 이상 고가 법인차의 신차 등록이 눈에 띄게 줄면서, 정부가 의도한 정책 목표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1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취득가 8천만 원을 초과하는 법인 명의 차량에 대해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법인 명의로 고가 차량을 구입한 뒤, 실질적으로는 임직원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관행을 견제하고,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신차 등록 대수 감소…“도입 초기보다 효과 지속”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2025년
6월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고가 법인차의 신차 등록 대수는 두 해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취득가 8천만
원 이상 법인차의 등록 대수는 6만 7,922대였으나, 연두색 번호판이 도입된 2024년에는 4만 8,327대로 28.8% 급감했다. 2025년에도 이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등록된 고가 법인차는 2만 1,278대로, 전년도
같은 기간(1만 9,290대)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2023년 같은 기간(2만 4,617대)과 비교하면 13.6% 감소한 수치다.
제도 도입 첫해의 급격한 감소 이후에는 감소 폭이 완만해지고 있으나, 전체적인
하향 곡선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고가 법인차 등록이 줄었다.
법인차 구매 전략, 중간 가격대로 이동 중
고가 차량에 대한 억제 효과는 비단 등록 대수에만 그치지 않는다. 법인의
차량 구매 성향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법인차 중 8천만 원 이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5.9%에서 2024년 11.5%, 2025년 1~5월 기준으로는 11.3%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4천만~6천만 원
구간 차량의 비율은 2023년 23.3%에서 올해 28.3%까지 상승했다. 이는 고가 차량 대신 비교적 규제 부담이
덜한 중간 가격대 차량으로 법인 수요가 이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이라는
시각적 상징성이 주는 외부 노출 부담을 피하면서, 비용 처리와 활용도도 고려한 차량 구매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는 셈이다.
대표 차종 제네시스 G90·벤츠 S클래스, 등록 대수 급감
고가 법인차를 대표하는 차량들도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다. 제네시스 G90과 벤츠 S클래스는 법인 고가 차량 중 가장 많이 선택되는 차종으로, 이들 차량의 등록 실적은 제도 도입 이후 큰 폭으로 줄었다.
G90의 경우 2023년
전체 등록 대수는 1만 105대였으나, 2024년에는 5,580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44.8%). 올해 들어서도 1~5월 기준으로 2,494대만이 신규 등록돼, 전년 동기 대비 41.3%나 감소했다.
벤츠 S클래스도 마찬가지다.
2023년에는 7,705대가 등록됐지만, 2024년에는 3,381대(▼56.1%), 올해는
1,187대(1~5월 기준)로 2년 만에 60% 이상 줄었다. 수입
고급 세단에 대한 법인 수요가 사실상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신차 등록 대수(자료=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상징성은 충분…제도 보완 논의 시급”
정책적 상징성과 실효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제도 설계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8천만
원’이라는 기준선이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고가 차량의
기준이 정가 기준이 아니라 ‘취득가’로 설정된 탓에 일부
모델은 실제로 더 비싸도 기준을 피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중소기업에는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 금액이 아니라 사용 주체에 따라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정 금액 기준이 아닌, 모든 법인차에 일괄적으로 적용해야 사적
남용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법인차에 대해 운행기록장치(운행일지) 부착을 의무화하는 추가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두색 번호판, 단순 규제를 넘어 문화 바꾸는 첫걸음
연두색 번호판은 단순한 번호판 색상 변경이 아니다. 이는 법인차의
사적 사용이 당연시되던 관행을 되짚어 보고, 사회적 감시를 유도하며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적 ‘시그널’**로서
의미를 가진다. 제도 도입 이후 나타난 수치상의 변화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초기 단계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가 제도의 정착을 넘어 실효성과 형평성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관련 규정을 보다 정밀하게 다듬는
후속 입법 및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가 법인차 이용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제도의 신뢰 확보가 뒷받침될 때, 연두색 번호판의 정책 목표는 비로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hwangch68@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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