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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핫산] 무녀와 고슴도치의 밤

초보핫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09 23:15:56
조회 5282 추천 106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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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9편 '무녀와 고슴도치의 밤'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

1편 '이어지는 시간' - Part 1 / Part 2 / Part 3 픽시브 원작 링크

2편 '여행의 종착점' / 픽시브 원작 링크

3편 '처음 만나는 옛 친구' / 픽시브 원작 링크

4편 '새로운 집의 첫 방문자' / 픽시브 원작 링크

5편 '두 사람의 기념일' / 픽시브 원작 링크

6편 '단풍과 온천과 두 사람의 술자리' - Part 1 / Part 2 / 픽시브 원작 링크

12편 '두 사람의 달콤하고도 기나긴 하루' / 픽시브 원작 링크

번외편 '달콤한 한 해의 시작에' / 픽시브 원작 링크

13편 '두 사람의 귀갓길' / 픽시브 원작 링크

14편 '신혼 부부의 그날 밤은' / 픽시브 원작 링크

15편 '남쪽 섬에의 신혼여행' / 픽시브 원작 링크

16편 '미츠하 집에서의 하룻밤' / 픽시브 원작 링크

17편 '미래의 한 형태' - Part 1 / Part 2 / 픽시브 원작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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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미츠하는 무녀였지..」
거실에서 끈을 만들고 있던 미츠하가 타키의 중얼거림을 듣고 손을 멈춘다. 
이토모리 신사의 무녀였던 것은 벌써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혜성이 신사를 완전히 소멸시켜버려 미츠하는 자연히 무녀의 역할에서 해방되었다.
「응, 그랬지... 근데 왜? 뜬금없이」
그렇게나 싫어했던 무녀로부터 갑자기 해방되었지만, 
당시엔 주변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아 슬퍼하지도 기뻐하지도 못했다. 
그 해방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 보는 것은 사실 타키와 재회하고 난 후에야 가능했다.
「아니 핸드폰으로 뭐 보다보니 갑자기 생각나서, 무녀옷 입은 미츠하, 예뻤었지- 하고」
「무, 무슨...어라? 어떻게 타키군이 알고 있는거야?」
「아」
타키는 미츠하가 무녀복을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있을 리가 없었다. 
왜냐하면 몸이 바뀌던 그 때에는 그 옷을 입을만한 행사도 없었고 미츠하 핸드폰에 자기가 무녀복을 입은 사진이 들어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걸 봤다는건 누가 보여줬다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설마 요츠하..?」
「아, 아니야. 요츠하쨩이 아니라 그...」
「그?」
「테, 텟시가...」
「하아... 그렇구나...」
하긴 텟시라면 미츠하가 춤 추는것도 봤을테고, 사진을 찍어놨어도 이상하지 않다. 
거기에 타키랑은 요새 의기투합해서 죽이 잘 맞으니 재미있는거라며 보여줬겠지. 
텟시 너... 하며 미츠하는 마음 속으로 소꿉친구에게 저주를 보내본다. 
「아니 그래도 진짜 예뻤어, 응. 나도 진짜 입은 모습 보고 싶다..」
「그, 그렇게까지..? 그래도 이제 그 옷도 없고.. 그나저나 어쩌다가 생각난거야?」
「아 이거 보다가..」
타키가 아까 전부터 만지작대던 핸드폰 화면을 미츠하에게 보여준다.
「에, 무녀복풍 룸웨어¹....라니, 뭘 검색하고 있는거야! 타키군 변태!!!」
「아, 아니야..! 그냥 쇼핑몰 사이트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본거라니까」
「우연히 봤다는건 결국 관심도 갔다는거잖아? 바보!!」
아니 대체 왜 무녀복풍 룸웨어같은게 있는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집에서 입고 있기엔 불편할거 같고, 거기에 이런 꼴 하고 있으면 택배같은게 와도 못 받을텐데.. 
「그, 그리고 아무리 룸웨어라고 해도, 이런건 코스프레랑 다를게 없잖아....」
「그래도 일단은 룸웨어고 무녀풍이고... 그리고 코스프레.... 해보면 안돼?」
「다, 당연히 안 되지!!!! 타키군 바보-!!!!」
「미, 미안. 에.. 그래도... 미츠하가 이거 입으면 귀여울거 같아서...」
빠른 어조로 그렇게 단언하고 부끄럽다는듯이 눈을 돌리는 타키. 그런 타키를 보고 미츠하의 얼굴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귀, 귀엽..!? .... 그.. 타키군은 그렇게... 그런거야..?」
「에?」
「그, 그렇게나 내가 이거 입은 모습 보고 싶어...?」
부끄러운듯이 살짝 고개를 숙이고 눈만 살짝 위로 들어올려 타키를 바라본다. 그런 미츠하의 시선을 느끼고 타키도 천천히 시선을 맞추려 고개를 내려갔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 보고싶어, 아니,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미츠하의 여러 모습을 보고싶다고나 할까, 미츠하의 모습이라면 뭐든지 다 알고싶다고나 할까...」
으아아... 거리며 듣고 있던 미츠하가 더더욱 부끄러워하는 줄도 모르고 말을 계속 하는 타키.
「그래도 미츠하가 싫어하는 거라면 그냥 괜찮으니까 그..」
「난... 괜찮아...」
「에?」
「내, 내가 그 옷을 입길 타키군이 바란다면, 입어도 괜찮아..」
「진짜로?」
미츠하는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인다. 서서히 기쁨에 가득찬 표정으로 바뀌어가는 타키의 얼굴. 
그런 얼굴을 보고 있으면 부끄러움보다 타키를 그렇게 행복하게 했다는 기쁨이 먼저 다가온다. 
난 왜이렇게 단순한걸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미츠하는 행복해하는 타키의 얼굴을 보는 것이 가장 기쁘고 좋았다.
「그, 그래도 어디 밖에 나가는건 절대 안 돼, 그리고 춤도 다 까먹었으니까.. 알겠지?」 
「알았어, 괜찮아. 그러면 일단 배송날짜 지정부터..」
핸드폰에 손을 뻗는 타키. 그걸 보고 문득 미츠하는 이게 찬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다른다. 
「아, 잠깐만. 그거 장바구니에 넣으면 나한테도 잠깐 핸드폰 줘봐」
「응... 뭔가 주문할 거라도 있어?」
「으음... 아마도. 검색해봐야 알겠지만」
뭐야 그게, 라고 말하면서 건네주는 핸드폰을 받는다. 예전에 검색해봤던 그 검색키워드를 타이핑하니 미츠하가 원하는 그 상품이 손쉽게 튀어나왔다.
「있다 있다, 으음... 이 정도면 괜찮으려나...?」
「뭐 주문하는데?」
「에, 파자마」
파자마?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타키. 
확실히 파자마라면 평소에도 입고 있으니 지금 갑자기 왜 하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게 평범한 파자마라면.. 인 이야기지만.
「뭐 기대하고 있어봐! 아, 주문이력으로 찾아보면 안돼...?」
핸드폰을 타키에게 다시 건네며 단단히 이른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받아든 타키는 잠금을 풀려다가 관두고 그냥 책상 위에 두었다. 
「그렇게 말하면 엄청나게 궁금해지는데... 뭐 알았어」
「음 그래야지.. 아- 재밌겠다!」
「무녀옷이?」
「파자마가!! 하여튼..」 
기쁜듯이 웃는 타키의 옆구리를 쿡 쿡 찌르고 달아오른 얼굴을 진정시키기 위해 만들고 있던 끈 쪽으로 다가간다. 
조금만 더 하면 완성될 터였던 끈은 결국 평소 걸리는 시간의 2배 이상이 지나고 나서야 완성되었다.

딩동-
그로부터 이틀 후 밤 무렵, 미츠하가 목욕을 끝내고 세탁물을 개고 있던 중 벨소리가 울렸다. 
기분 탓인지 안절부절못하며 타키는 재빨리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미츠하도 일어서 현관 쪽을 살짝 보니 역시 택배였는지 타키가 도장을 찍고 커다란 상자를 받아드는 모습이 보인다.
「항상 느끼지만 이 쇼핑몰은 박스 엄청 크네..」
「버리기가 힘들어서 곤란하지.. 일단 타키군, 빨리 열자!」
「응, 에, 여기인가」
책상에 둔 박스의 봉합 부분을 잘 살펴 옆쪽의 테이프를 벗기고 연다. 일단 눈에 들어온 것은 홍백무늬의 천옷. 
자기가 골랐던 파자마만 생각하고 있던 미츠하는 그걸 보고나서야 그러고보니 무녀복을 나중에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그, 그러고보니 무녀옷... 깜빡하고 있었다...」
「야, 나한테는 이게 메인이야.. 그래서 미츠하가 주문한건.. 동물 옷?」
타키가 무녀옷을 집어들고 그 밑에 있던 것도 꺼낸다. 털로 된 옷감으로 만들어진 그것은 고슴도치 옷이였다.
「응, 동물 옷 잠옷!」
포장되어 있어서 무슨 동물인지 바로 알기는 힘들었지만 등 부분의 무늬만 봐도 미츠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양과 검정의 그라데이션으로 삐죽삐죽한 가시들을 표현한 무늬는 다름아닌 고슴도치의 등이었다.
「도, 동물옷이라.. 이 나이 먹고 이건 좀 부끄러운데...」
「그렇게 말하면 나는 더 부끄럽지... 무녀라니」
「그래도 신사였으면 지금도 무녀옷 입고 있었을거 아니야?」
「뭐 그렇지만, 신사도 평소에 집에서 무녀옷 입고 다니는건 아니라고..?」
애초에 주변 환경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신사라면 분위기부터가 엄숙해서 무녀복을 입고 있어도 위화감이 없지만 여기는 그냥 평범한 아파트였다. 
「아.. 그런가」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는 듯이 볼을 긁적거리는 타키. 
아니 집에서 있었을 때 어떻게 입고 다녔는지는 타키군도 알고 있잖아? 하고 태클걸고 싶어진다.
「에... 그래서 어쨌든 배달 됐는데, 어쩔거야?」
「... 타키군은 내가 이거 바로 입어줬으면 해...?」
「아.. 뭐, 미츠하가 괜찮다면...」
괜찮냐는 의미로 묻는다면 언제나 괜찮지 않겠지만 그렇게 말하면 언제까지고 결말이 안 날 일이었다. 
결국 사버렸으니까 입을 수밖에 없었다. 미츠하는 그렇게 자기최면을 걸며 타키에게 손을 뻗었다.
「타키군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 대신 타키군도 나중에 그거 입어야돼?」
「어, 어.. 알았어」
타키가 들고 있던 옷을 받아든다. 생각보다 가벼운 무녀복을 들고 미츠하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다.
포장을 뜯어 가까이서 보니 뭐 당연한 거겠지만 정식 무녀옷과는 완전히 다른 얇고 편한 재질로 되어있고, 게다가 아래쪽은 하카마²가 아니라 평범한 치마였다. 
상의와 하의가 나뉘어져있지 않고 원피스형식인 그 옷은 아무래도 가슴팍의 이음매도 늘어나지 않게 되어있는 모양이었다.
「뭔가 생각보다 더 낄거 같은데... 여기 재단이 좀 어려울거 같은데」
확실히 이런 구조라면 그 정도의 가격인 것도 납득할 수 있다. 구조가 그렇다는 얘기이고 미츠하라면 절대 사지 않을 것이었지만. 
「으음... 어쩔수없지, 일단 입어봐야..」
옷을 벗고 원피스를 입듯 일단 소매부분부터. 옷감 때문인지 생각보다 살결에 닿는 감촉이 좋아서 이토모리에서 입던 정식 옷보다도 편했다. 
고무와 비슷한 무언가로 만들어진듯한 오비³로 허리 부분을 여미고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다듬는다. 
「으음, 이러면 되려나.. 하카마랑 비교해서 기장이 좀 짧은건 어쩔수 없으려나..」
예전부터 입어와 익숙한 무녀옷과 비교해서 꽤나 짧은 기장이라 위화감도 있지만 그런 것까지 재현한다면 움직이기도 힘들테니 빼버린 거겠지. 
미츠하도 옷에 익숙해질 때까지 몇번이고 자기 하카마 끝자락을 밟아 넘어진 기억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세심히 생각해 만든 옷이라고 말해야겠지.
「후우...」
크게 심호흡을 하고 각오를 다진다. 이제는 거의 자포자기하며 미츠하는 문을 살짝 열었다. 
「기, 기다렸지 타키군? 에... 어때..?」
앉아있던 타키가 뒤돌아보고 돌이 되어버린듯 경직되어버리고서는 천천히 미츠하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그렇게 바라봐지는 입장인 미츠하로서는 숨이 멎을듯한 시간이 흐르고, 타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 미츠하」
「ㅇ, 왜!?」
갑자기 들려온 타키의 진지한 목소리에 무심코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정말 진심으로 얘기하는거니 제대로 들어줬으면 하는데, 진짜 귀여워」
「에, 에에!?」
「평소에 입던 옷들과 갭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역시 어울려. 응, 사길 잘했다....」
「그, 그정도로!?」
괜히 과장하는듯한 타키의 리액션이 솔직히 약간은 깬다. 하지만 타키가 그렇게까지 반응해준 것이 그 이상의 기쁨이었다. 
「응 그 정도로. 그나저나 퀄리티 높네..」
일어서서 다가온 타키가 쭈뼛쭈뼛대며 소매끝 등을 만져본다.
「그치? 진짜 놀랐어. 입기에도 생각보다 편하고...」
「헤에, 그러면 다행이네. 그래도... 음, 뭐랄까 귀엽기만 한게 아니라 아름다는 느낌도 있는듯한..」
「그, 그렇게 계속 칭찬하면 괜히 부끄러워지는데...」
「아 그렇겠지, 미안」
그렇게 말하고 타키도 드디어 냉정해지면서도 손이 심심한지 손가락을 까딱대기 시작했다. 
무녀옷을 만지지 않으면서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생각나지 않아서일까, 그렇다면 타키는 대체 얼마나 무녀옷을 좋아하는건지... 
「그나저나 입기 편하면 그.. 잠옷으로도 쓸만할거같아?」
「으음.. 뭐 못 될것까진 없을거같은데, 소매 부분이 좀 불편하겠지만 뭐 잘 수는 있을거 같아」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다」
순식간에 밝은 표정으로 바뀌는 타키. 지금 표정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의아해서 미츠하는 잠시동안 생각하고 
「앗...」
한 가지의 대답에 다다르고 무심결에 목소리가 새어나와 버린다. 그걸 보고 타키도 미츠하의 의중을 알아차린건지 쑥쓰러운듯 볼을 긁어대며 입을 열었다. 
「아- ....그, 뭐랄까... 미츠하가 괜찮다면이지만... 오늘 그거 입고 잔다거나...」
분명 타키도 꽤나 부끄럽겠지.  그래도 이런 부탁을 할 정도로 미츠하의 무녀복장이 어울린다고 타키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미츠하도 그 말에 연인으로서 응해주고싶다고 생각한다.
「에... 부끄럽지만 타키군과 함께라면... 괜찮아..」
「미츠하.... 고마워」
그런 대화를 나눈다. 몇 번이나 비슷한 대화를 했었지만 언제나 미츠하는 고맙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머릿속이 멍해진다. 
「미츠하, 나 진짜..」
「후후, 타키군 무녀복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야..?」
「어쩔수 없잖아, 미츠하가 너무 귀여운걸...」
그런 타키하의 말을 듣고 미츠하는 타키 목에 팔을 두르며 끌어당긴다. 
「그렇게 말하는 타키군도, 엄청 귀여워!」
그러고는 얼굴만을 떼어내 미소짓는 미츠하. 미츠하가 타키 때문에 샀던 파자마의 존재를 다시 깨닫게 되는건 다음날이었다.


「오늘은 입어줄거지? 어제는 깜빡해버려서..」
「난 어제 알고는 있었는데 말하기 좀 그래서..」
다음날 밤, 미츠하는 타키에다 대고 그 파자마를 꺼내들었다. 
「기억하고 있었으면 말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니 타이밍이 좀.. 여튼 알았어, 미츠하가 어제 입어줬으니까.. 잠깐만 기다려봐」
타키는 그렇게 말하고 파자마를 들고 침실로 들어간다. 그 무녀복은 빨아서 건조중이어서 오늘 미츠하는 평소에 입는 파자마 차림이다. 
「하아... 타키군이 그런 변태였다니...」
타키군이 방에 들어간걸 보고 미츠하는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결국 자기도 즐겼다는건 애써 모른체하고 있다.
「뭐 그래도 오늘은 동물옷 입은 타키군 볼 수 있으니 됐나, 재밌겠다-」
가끔씩 귀여운 구석을 보여주는 타키지만 역시 기본적으로는 멋지다. 
거기에 귀엽다고 해도 동물 옷의 그 귀여움과는 좀 다른 의미의 귀여움이라고 미츠하는 생각하고 있다. 
모 쥐의 나라⁴에 갔을 때도 그 귀를 씌워보는걸 깜빡했으니까, 그런 의미로 미츠하도 처음 보는 귀여운 타키의 모습이다. 
「아- 다 입었어」
「진짜!? 들어간다?」
으, 인지 응, 인지 잘 분간이 안 가는 대답을 듣고 문을 연다. 
미츠하가 침대에 앉아있는 타키를 보고 맨 처음 떠올린 말은, 뭐야 이 귀여운 생물은! 이었다. 
「타, 타키군 귀여워엇...!!」
「미, 미츠하!?」
놀랄 정도로 미츠하는 타키에게 달려들어 등에 팔을 두르고 껴안았다. 미츠하는 자기 눈으로 귀여운 타키가 확실히 여기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아- 타키군 너무 귀엽잖아...」
「미, 미츠하 닿고있어..」
「그런거 상관없을 정도로 귀여워!! 너무 좋아아-」
고슴도치, 귀엽다. 등에 박힌 바늘들을 재현한 것도 귀엽고, 귀가 달린 후드도 귀엽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약간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제대로 후드까지 쓰고 있는 타키가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다.
「타키군, 역시 좀 부끄럽지?」
「당연하지!! 이거 진짜 고등학생이나 할 꼬라지잖아..」
「대학생정도까진 그런 옷 입을거 같은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나!!」
미츠하의 포옹이 살짝 약해진 틈을 타 얼굴만 겨우 노출시킨 타키가 항의의 목소리를 높인다. 
하긴 당연한 의견이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기엔 미츠하도 마찬가지로 무녀 옷을 입었다. 
물 잠옷 쪽이 100배는 덜 부끄럽다고 적어도 미츠하는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타키군 진짜 어울려!」
「하나도 기쁘지 않아..」
머리를 감싸쥐는 타키. 하지만 복장 때문인지 비장감은 전혀 보이지 않고 미츠하에게는 오히려 귀여움이 30%정도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입어보니까 어때? 움직이기 편해?」
「아- 뭐 편하긴 한데. 꽤 따뜻하고 겨울이라면 괜찮을지도..」
「다행이다. 그러면 타키군도 그거 입고 잘수 있겠네?」
「으, 응...」
어제는 엄청나게 당해버렸으니까, 하고 미츠하는 마음껏 타키를 밀어붙였다.
「있잖아 타키군, 끌어안아봐도 돼?」
「아까 엄청나게 끌어안았잖아...」
「그건 껴안은거고, 끌어안은건 아니잖아!」
「뭐, 뭔소리야 대체...」
말로는 미츠하도 잘 설명할 수 없다. 그러면 그냥 실천해버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미츠하는 손을 뻗어 불을 껐다. 
「그럼 타키군, 자자!」
「자, 잠깐 미츠하」
타키가 침대로 밀려 넘어진다. 평소와 완전히 역전된 입장으로 타키가 당황해하지만 이미 늦은 일이다. 
쓰러진 타키를 옆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미츠하도 눕고 타키의 머리를 살짝 강하게 끌어안았다.
「이게, 끌어안는거야.. 알았지?」
타키의 귓가에 속삭인다. 타키는 아직도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건지 아니면 귓전의 속삭임이 직방이었는지 경직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후후, 타키군 귀여워.. 나 항상 타키군 정돈 안한 머리스타일 고슴도치랑 좀 닮았다고 생각했어」
「진짜냐..」
「응. 그래서인지, 이렇게 타키군 끌어안고 있으니 안심된다..」
닮았다는걸 눈치챈 것은 꽤 예전 일로 동거하기 시작할 때 쯤이었다. 애초에 타키는 자고 있으니 모르고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러면 고슴도치 덕분에 이러는 거 같은..」
「에?」
「아니 뭔가 고슴도치한테 져버린 거 같은데... 아- 이번 말 취소! 잊어 그냥!」
당황해 허둥대는 타키. 하지만 이미 미츠하는 타키의 말을 다 들어버렸고 그에 대답해줘야 했다.
「드, 들어버렸으니까 잊을 수 없잖아.. 그리고 타키군이니까 좋아하는거야..? 이 머리카락도 손도 눈도 귀도 전부 타키군 거니까 좋아하는거야..」
부끄러운 말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두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았다. 
「타키군이 아니라면, 이렇게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고슴도치를 좋아하는 이유를 바꿔준것도 타키군이라고?」
「에? 그래?」
「응. 나 이토모리에서는 주변 사람들한테 벽을 쌓고 있었잖아? 그래서 고슴도치는 바늘로 열심히 자기 몸을 지키니까, 뭔가 나랑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다. 
고슴도치를 좋아하게 된건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부터였지만, 미츠하는 그 전부터 계속 주위에 틈을 보이지 않기 위한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주위 사람들도 그것을 원했다. 
「그래도, 타키군이 그 벽을 부숴주고... 생각해보니까, 고슴도치가 어딘가의 누군가랑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거야.. 그래서, 지금은 타키군이 좋으니까 고슴도치를 좋아하는거야!」
「그랬구나... 그냥 귀여워서 그러는줄..」
「에헤헤, 그것도 틀린건 아니지만.. 귀엽잖아? 고슴도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웃는다. 그런 미츠하의 기분을 알아차린건지 타키도 즐거운 듯 웃음소리를 높였다.
「하하, 그렇지. 뭐 대충은 알겠어.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대로는 좀 자기 부끄러운데..」
「앗, 미안.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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