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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90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1.22 02:24:06
조회 415 추천 1 댓글 3

다혜 "어쩌자고 그랬을까....


다혜의 집. 

그녀는 온종일 전전긍긍이였다.

어젯 밤.

거나하게 취해서는 마구마구 홍난을 동생이라고 불렀었는데....

그 자리에서는 그냥 원만하게 넘어갔다만 혹시 어떤 이상을 눈치챌까 싶었다.


아침에 이연을 보니 눈치를 못챈 것 같기는 했는데.

그래도 혹시 몰라서 내내 마음을 졸였었다. 


다혜 '제발 몰랐으면 좋겠는데....'


그녀는 걱정했다.

혹시라도 홍난이 자신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아서 파티의 분위기가 먹먹해졌을 경우에 대해.

어제 그냥 넘어갔다고 해도 오늘도 분명히 여운이 남아서 소소한 재미가 있는 법일텐데. 

그 사실을 혹시라도 들켜서 둘이 오늘을 오붓하게 보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그런 걱정을 했다.


다혜 "하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녀는 대충 하던 집안 일을 그만두었다. 


정말....

술이 문제였다.

동생이 자꾸만 권했던 술.

그 술에 주량을 넘겨서 취했던 것이 화근이였다.

하나뿐이 없는 동생이 준다는데 안마실 수도 없고....

주는대로 마시다보니 한참 무리를 했고, 그래서 그런 실수를 저질렀었다.


다혜 "세 잔도 세 잔 나름이지.... 소주랑 맥주를 맥주잔에다가 5:5로 섞어서 세 잔을 주는데...."


그런 술을 또 잘도 꿀꺽꿀꺽 마셔대는걸 보면 참....

미친 주량이다 싶다.

같은 자매인데도 주량이 어찌 그리 다른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옆에 있던 이연도 안취한걸 보면 자기 혼자만 술이 약한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간에 그녀는 국이 타는지도 모르고 자기혐오에 빠져들고 있었다.


스멀스멀


탄내가 진동한다.


킁킁


방에 있던 노갑이 와서 다혜에게 말했다.


노갑 "국탄다 애미야!"

다혜 "어머머머!"


놓았두었던 정신줄을 붙잡고 그녀는 황급히 가스불을 껐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서 확인해보니 국이 완전히 쫄아서 못먹을 상태였다.

다혜가 자책했다.


다혜 "하아...."

노갑 "그렇게 정신을 놓고 다니고.... 무슨 고민있냐 애미야?"

다혜 "아니에요 아버님. 그냥.... 별거 아니에요"


누가 봐도 별거 있어보인다.

노갑도 역시 그리 생각했는지 다혜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노갑 "무슨 일인데 그러냐?"

다혜 "그.... 그게요...."


다혜는 고민했다. 

분명히 말해야 하는 사안이였고, 말해야 했지만.

다 말해도 되는지.

말한다면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찡그리며 고민을 했다. 


어쩌나....

싶은데 한나가 쪼르르 부엌으로 들어왔다. 


한나 "히히"


다혜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는 표정이 뭔가 말할게 있는 것 같은데....

한나가 물을 한모금 마시더니 물었다.


한나 "엄마! 어제 파티 재밋었어?"

다혜 "으..응? 응! 재밌었어. 축포도 터트리고고 선물도 주고. 이것저것 많이하고 왔어 ㅎㅎㅎㅎ"


다혜의 대답에 한나의 웃음이 짙어졌다.


한나 "그으래?"

다혜 "응. 홍난씨 생일파티 10년만에 처음이였나봐. 많이 기뻐하더라구"


다혜.

홍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듯 했다.

이왈저왈 말하면서 흐뭇하게 웃는데. 

그 모습이 완전히 엄마미소인지라 지켜보는 한나는 알만하다는 듯 웃었다.


한나 "그렇게 좋아?"

다혜 "뭐가?" 

한나 "홍난언니가 좋아했다는게 그렇게 좋으냐구"

다혜 "좋지 그럼. 친군데"


그러나 다혜는 여전히 친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저렇게 흐뭇해하는데 여전히 숨기다니. 

홍난에 대해 손톱만큼도 말할 생각이 없어보여서 한나는 고개를 저었다.


한나 '이젠 좀 말해도 좋을텐데....'


어디까지 숨기나 싶어서 지켜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이쯤 되면 도가 튼 스님이라도 참기 어렵다.

긁적긁적

머리를 긁던 한나가 살짝 찌푸린 얼굴로 캐물었다.


한나 "친구? 동생아니구?"


다혜가 화들짝 한나를 쳐다봤다.


다혜 "하.... 한나야!"

한나 "맞잖아. 홍난언니. 엄마 동생"

다혜 "그걸 어떻게...."


어떻게 알았냐는 듯.

완전히 당황한 표정이였다.


한나 "다들었어. 아저씨랑 하는 이야기. 홍난언니 엄마 동생이라며. 어렸을때 고아원에서 헤어진 동생이지?"


실토하라는 듯. 

한나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그동안 다혜가 이야기해주지 않은게 못내 답답했던지 결국 다혜에게 직접 물어본 것이다.

얼굴을 찡그리는 다혜.

옆에서 듣던 노갑이 물어봤다.


노갑 "애미야? 이게 대체.... 무슨소리냐?"

다혜 "...."


그녀는 입술을 깨물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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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밖에 모르는 해준.

그는 모처럼의 휴일이지만 딱히 어디 갈데가 없어서 백화점을 둘러보는 중이였다.

점장 눈치를 봐야하니 직원에겐 민폐라는 걸 그도 알고 있었지만.

정말 진심으로 할일이 없었기에. 

그는 썩은 동태눈을 한 강시마냥 매장을 서성이고 있었다.


???? "어? 맞지? 그치?"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누군가 자신의 등을 쳐왔다.

누구지? 

해준은 뒤를 돌아보았다.


만복아빠 "그렇잖아. 무인도동지?"


돌아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반가운 인물이 서있었다.

자신과 같이 무인도에 갇혔었던 중년 남성. 

만복이를 애타게 부르짖던 중년의 비행기 조종사.

그가 해준 앞에 서있었다.


해준 "아!...."

 

한동안은 정말 애타게 찾았었는데.

어쩌다보니 더 중요한 일이 생겨서 까먹었던 사람. 만복아빠. 

생각치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스스로 자신을 찾아오다니.

참으로 신기했다.

해준이 반가워했다.


해준 "아이고. 여기까지 어떻게 찾아오셨어요? 어떻게.... 잘 지내셨어요?"

만복아빠 "그럼 잘지냈지. 병원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소식 몰랐었는데. 이번에 신문보고 알았잖아. 청년이 여기 점장인거.

          그래서 찾아와봤어"


신문 기사를 꺼내든 만복아빠.

그가 보여준 것은 홍난과 이연의 열애설 구석탱이에 박혀있는 해준 자신의 사진이였다.

쓰읍....

속이 쓰리다.

해준이 쓴 웃음을 지었다. 


해준 "하하.... 만복이는 잘 지내구요?"

만복아빠 "물론이지. 나 닮아서 그런가 어찌나 건강한지 벌써부터 뛰어다니려고 한다니까?"

해준 "하하"


티없는 웃음이 어쩐지 맑아보여서.

해준은 그가 행복한 삶을 지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저렇게 살면 좋을텐데....

부러운 마음으로 그를 쳐다보는데 만복아빠가 그에게 분유를 건냈다.


만복아빠 "받어"


왠 분유?

해준이 물었다.


해준 "뭡니까 이게?"

만복아빠 "재회 기념으로 뭐 줄까 하다가 이거 맛있어하길래 ㅋㅋㅋㅋ 그 날 엄청 퍼먹었잖아 ㅋㅋㅋㅋ"

해준 "아 진짜 ㅋㅋㅋㅋ"


무인도에서 먹을게 없어서 손으로 퍼먹던 그 분유.

의외로 달달했던 그 분유를 다시 받으니 절로 옛 생각이 났다. 

텁텁하지만 그래도 이만한게 없었는데....

ㅎㅎㅎㅎ

장난기가 동한다.

해준은 분유통을 살짝 뜯어서 수저로 한 스푼 떠서 만복아빠에게 건넸다.


해준 "한 입 하실래요?"

만복아빠 "됐네 이사람아"

해준 "맛있는데 이거...."

만복아빠 "맛있긴한데 체면 깎이잖아"


체면.... 챙길 사람처럼은 안보이는데....

그렇지만 말로하진 않고. 

생각을 삼키는데 만복아빠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복아빠 "그런거보다 물어볼게 있어서 그런데 말이야"


은밀히 속닥이기 시작하는데.

해준의 표정이 급격히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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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고기가 익는 고깃집.

승재와 제길은 고기를 앞에 두고 잡담중이였다.


제길 "생일파티는 잘 했겠쟈?"


생일파티.

전 날 했다는 사실은 둘도 알고 있었다. 

이레 전부터 여자들만의 파티라고 이연이 하도 신신당부하면서 오지말라고 했었기에.

모르는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였다.


승재 "아마도? 어련히 잘했겠지. 그게 궁금해?"

제길 "당연히 궁금하재. 아.... 그 파티.... 여자들만의 파티라니까 괜히 더 궁금하지 않으? 뭘 우짜 했쓰찌"


음충맞은 입꼬리에 눈까지 잔뜩 휘어지는게 아무래도 야한 상상을 하는 듯 하다.

해봤자 파자마 파티겠지만. 그정도로도 제길은 젊은 혈기가 끓어오른 것 같았다.



승재 "고기 탄다 임마"


승재가 집게로 제길에게 주의를 줬다.


제길 "아으 왜 때리고 그랴. 솔직히 남자라면 다 궁금해 할만한 거 아녀? 안그려? 승재 니도 궁금하잖어!"


사실 승재도 궁금하긴 했다. 

그래서 그는 애매하게 웃음을 지었다.


제길 "이 자슥. 맨날 점잖은 척은 다하면서 속은 나만큼 음흉하다니께...."

승재 "그냥 니가 너무 앞뒤 안가리고 들이대는거겠지. 너는 너무 솔직해"

제길 "솔직한게 워떠셔. 꽁꽁 숨기는 놈들이 잘못한거재"

승재 "그것도 정도가 있지. 넌 예의가 없을 정도로 솔직하다니까"


어쩌면 매력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길은 지나치게 가벼웠다.

그 가벼움 때문인지 연애바라기인 제길 본인의 마음과 다르게 여자가 안꼬이는 걸지도 모르겠고....

여튼간에 지지리도 복하다 싶다.


제길 "에이. 구질구질한 이야기는 하지말고. 고기나 먹자"

승재 "그래. 고기나 먹자"


우중충한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하고.

둘은 다시 고기를 구워먹기 시작했다. 

혈기 왕성한 청춘답게 판까지 갈아가면서 고기를 흡입하는 둘.

그렇게 한참을 열중해서 먹고있는데 처음보는, 매우 험상굳게 생긴 사람이 다가와서 고개를 숙였다.


???? "형님들 안녕하십니까?"


당연히 깜짝 놀랬다.

승재는 빤히 인사한 사람을 바라봤고, 제길은 그 사람을 쳐다보며 물었다.


제길 "누구쇼?"

???? "이 동생도 못알아보시고. 정말이지 너무하십니다!"


동생?

자신들은 이렇게 구겨진 동생을 둔 적이 없었는데?

둘의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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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안방.

다혜는 혼자 테이블에 앉아 낮에 있던 일을 생각중이였다.


다혜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네....'


한나의 갑작스러운 폭로로 인해 밝혀진 홍난의 정체. 

결국 다혜는 홍난이 자신의 동생이고, 해준이 도와준 덕분에 찾을 수 있었다고 한나와 노갑에게 말해주었다.


물론 노갑과 한나는 환영했다. 

다혜의 쓸쓸함과 가족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둘은 진심으로 다혜를 축하해주었다.

배려심있고 이해심 많은 건 좋았다만.... 


걱정이였다. 

괜히 말을 잘못해서 일이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홍난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기는 했다만 성격 급한 한나가 그걸 지킬지도 잘 모르겠고....

이렇게 한사람씩 알아가다가 결국 비밀이 비밀이 아니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그런 마음도 들었다.


정말이지....

오늘을 지내고 알려주기로 했는데.

자꾸만 약해지는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안좋은 느낌만 마구 들고.

나쁜 생각만 잔뜩 들어서.

저도 모르게 입에 손을 가져갔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그녀.

꺼내서 만지작거리는 핸드폰엔 이연의 번호가 찍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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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수술까지....


몸이 너무 폐급이라 미안.... (셀털이였으면 ㅈㅅ....)




떡밥 던지는 쉬어가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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