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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77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0 03:01:24
조회 625 추천 1 댓글 0

스륵스륵


그리고 또,

저녁을 먹기 전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네일 샵이였다.


관리사 "반대쪽 손 주세요~"

홍난 "아 네. 네!"


사르륵사르륵


손톱 관리를 받는 건 처음이라 마음이 말랑말랑했다.

어색한 마음에 자꾸 주위만 둘러보게 되구....

예뻐지는 손을 보면서도 표정은 합죽이가 되어갔다.

물론 옆에서 언니는 일상적이라는 듯 자연스레 받고 있었지만.


이연 "얘는.... 피부관리 받을땐 잘만 받더니. 왜 그렇게 얼어붙었니?"


내가 긴장한 걸 봤는지 능청스럽게 물어오는 언니.

눈에 가득한 장난기가 싱그러웠다.


홍난 ".... 피부관리야 그냥 눈 딱감구 누워있으면 되니까 그랬는데.... 여긴 이거물어보고 저거 물어보고 하니까...."


내 투정에 언니 대신 관리사님이 답해주셨다.


관리사 "그치만 어쩔 수 없는 걸요? 네일아트 받으러 오셨는데 손님분 마음에 쏙 드는걸로 하시려면 제가 물어보는 수 밖에요 

         ㅎㅎㅎㅎ 불편하셨어요? 그러면 조금만 물어볼게요 ㅎㅎㅎㅎ" 

홍난 "아뇨 아뇨! 불편하다는 건 아니였어요! 그냥 처음이라서...."


으.... 말실수....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다보니 무례한 말을 해버렸다.

혹시 내 말에 언짢으셨으면 어쩌지....

조심스레 관리사님을 보는데 다행히도 웃고계셨다.

영업용 미소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구분이 잘 안되서 안절부절하는 나에게 언니가 핀잔을 주었다.


이연 "ㅎㅎ 하여간. 착하다니까 ㅎㅎㅎㅎ"


정말.

언니는 이런 상황에서도 나를 놀린다.

삐죽이.

입술을 내밀어봤지만 언니는 귀엽다는 듯 나를 보며 웃기만 한다.

치이. 자기가 데려와놓고는....

못된 언니....!

맘같아서는 혼내주고 싶지만. 그치만 데이트 코스 짠 정성도 있고 해서 참아주기로 했다.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언니는 언니쪽 관리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했다.


관리사 "오랫만에 오셨는데 이거 어떠세요? 지난번에는 보라색으로 하셨잖아요"

이연 "꽃무늬? 으음? 예쁘네요. 그럼 그걸로 해주세요"

관리사 "네. 아. 참. 지난번에 드라마 잘 봤어요. 역할 완전 찰떡이시던걸요? 화면도 예쁘게 받으시고"

이연 "그래요? 감독님이 잘 나왔다고 하시긴 하셨는데 ㅎㅎㅎㅎ 고마워요 ㅎㅎ"


언니는 관리사님과 꽤 친해보였다.

여기 둘러보니까 막 연예인들 많이오고 그런 곳 같은데

몇번이나 와본듯 시시덕대는 언니 모습을 보니 역시 스타는 스타다 싶기도 하고....

다른 세계에 사는 언니를 붕 뜬 마음으로 쳐다만 보고 있는데 내 시선을 느꼈는지 언니가 나를 향해 돌아보았다.


이연 "뭐야? 그렇게 빤한 시선? 왜? 언니가 너무 예뻐서 자꾸 보고 싶고 그래?"

홍난 "네에?"

이연 "그렇잖아. 그렇게 뚫어지게 보는거. 언니한테 반한 거 말고 다른 이유 있어?"

홍난 "에으.... 언니 또 잘난 체 한다. 아니거든요!"

이연 "아니야? 그럼 언니 안예쁘다는거야? 안반했다는 거야? 언니 실망했어...."


픽.

언니가 토라져서는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홍난 "아니.... 안예쁘다고는...."

이연 "아 몰라! 정말.... 데이트 짜느랴 얼마나 힘들었는데.... 흥!"

홍난 "아니 그게 아니라...."

이연 "흥흥!"

홍난 "아니 그러니까 그게 제가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


그런데.

말하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왜 언니한테 매달리고 있나 하는.

아까까진 분명히 내가 언니에게 상전처럼 잘 대접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내가 빌고 있다니.

아무래도 언니에게 휘둘린것 아닌가 해서 나는 언니에게 반응해주지 않기로 했다.


홍난 "흠흠. 그럼 뭐 어쩔 수 없죠"


대신 내 앞의 관리사님과 대화를 나눴다.


홍난 "아 저는 파란색으로요!"

관리사 "네 ㅎㅎㅎㅎ 잘 어울리실거에요 분명히"

홍난 "ㅎㅎㅎㅎ"


스르륵스르륵


그렇게 잠시간 말이 없어졌다.


....

침묵.

언니가 몰래 나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ㅎㅎㅎㅎ

스리슬쩍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이연 "뭐야.... 언니 안달래줄거야?" 

홍난 "3번이나 달래줬는데도 계속 삐지셨으니까. 제 말은 소용 없나보다 싶어서요. 

      아니지. 언니가 제 말 안들어주셨으니까 제가 삐질게요 이제"


나는 한걸음 더 나가 언니에게 본 때를 보여주기로 했다.


이연 "응?"


언니가 반문할 새도 주지 않고 나는 바로 고개를 들렸다


홍난 "흥!"


언니가 벙찐 소리를 냈다.


이연 "하...." 


그러더니 이내 푸흐흐 하고 웃기 시작했다.


이연 "ㅎㅎㅎㅎ"

홍난 "왜 웃어요?"


나의 물음에 언니가 어깨를 들썩였다.


이연 "그래. 내가 졌다. 어휴.... 우리 홍난이 처음엔 완전 쑥맥이였는데. 언제 이렇게 밀당 잘하게 됐을까?"

홍난 "다 언니가 가르쳐준거죠. 그렇게 맨날 놀리는데 안늘수가 있겠어요? 연애실력이?"

이연 "뭐어?"


퉁명스런 내 말에 언니가 다시 웃었다.


이연 "ㅎㅎㅎㅎ"


그러더니 손을 들어 내 뺨을 쭈욱 꼬집었다.


홍난 "므으으~"

이연 "아유 우리 홍난이 잘 컷다! 내가 키웠지만 참 잘키웠네 ㅎㅎㅎㅎ"

홍난 "어니가 키우기느 머 키어여~"

이연 "왜? 예전에 키워달라고 하지 않았니? 맨날 언니 품에 안겨서 잠꼬대하면서 키워달라고...."

홍난 "어니이~"


언젝적 이야기를....

또 졌다.

아무래도 언니는 내 천적인가보다.

말싸움을 한번을 못이기겠다.

무시해야지! 하고 다시 언니에게 흥! 해주고 토라져 있는데 머리 위에서 언니가 쓰다듬는게 느껴졌다.

다시 돌아보았다.


이연 "귀여워 ㅎㅎㅎㅎ"

홍난 "아.... 아무 맥락도 없이 귀엽대...."

이연 "하지만 진짜 귀여운걸? 귀여우니까 귀엽다고 말하지. 그럼 귀여운걸 귀엽다고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말해야 돼?"

홍난 "...."


자꾸 귀엽다고 말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놀리는 거 같은데도 잔뜩 콩닥콩닥거려서....

결국 나는 이번에도 빨개진 뺨을 양손으로 가릴 수 밖에 없었다.


홍난 "노.... 놀리지 마요!"


내가 빽하고 소리치자 언니가 찐웃음을 보였다.


이연 "아 진짜 ㅎㅎㅎㅎ 진짜 귀엽지 않아요 우리 홍난이? 이맛에 놀린다니까 ㅎㅎㅎㅎ"

관리사 "ㅎㅎㅎㅎ 그러네요 ㅎㅎㅎㅎ 지금까지 본 분들중에서 제일 귀여우신거 같아요 ㅎㅎㅎㅎ"

이연 "그렇죠? ㅎㅎㅎㅎ"

홍난 "아 진짜...."


합심해서 놀리기나 하구....

괜히 마음이 뾰루퉁해진다.

언젠가 복수해야지 하는 다짐을 꾹꾹 하는데.

언니랑 같이 웃던 관리사분이 언니에게 다시 말했다.


관리사 "아. 이연씨 반대쪽 손 주실수 있으신가요? 이제 그쪽해야 하는데"

이연 "아. 아 네! 네!"


언니가 화들짝 놀라서는 나를 꼬집고 쓰다듬던 손을 관리사분에게 주었다.

이때를 놓칠 수 없지!

나는 언니를 놀렸다.


홍난 "거봐요. 저 놀린다고 정작 관리사님 곤란하게 하구.... 하여간 언니도 참...."

이연 "아니 뭐. 곤란까지는.... 그리고 홍난이 너도 지금 양손 다 볼 가리고 있지 않니?"


그러더니 언니가 내쪽 관리사분께 눈알을 굴렸다.

관리사분이 애매하게 웃음을 지으셨다.

나는 관리사분께 황급히 손을 주었다.


홍난 "아아! 죄송합니다...."

관리사 "아니에요 ㅎㅎㅎㅎ 보기 좋았는데요 뭐 ㅎㅎㅎㅎ 그나저나 홍난씨. 

          이연씨랑 정말 알콩달콩하시네요? 다 화해하셨나봐요 ㅎㅎ"

홍난 "아 그게...."


오늘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는 그 이야기.

그래도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려는데 언니가 옆에서 대신 대답했다.


이연 "네! 제가 얘 맘 되돌리기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ㅎㅎ"


의기양양한 표정의 언니.

얄미워서 내가 바로 선을 그었다.


홍난 "아뇨! 저 아직 언니 다 용서한거 아니거든요?"

이연 "힝...."


어림도 없다는 내 단호함에 언니가 금방 시무룩해졌다.

물론 장난기 가득한 시무룩함이였다.

나와 언니가 하는 양을 보고 관리사분이 웃으셨다.


관리사 "그래요? 이연씨가 많이 노력하셔야겠다 ㅎㅎㅎㅎ"

이연 "제가 얼마나 노력하는데요. 오늘 데이트 코스까지 쭉 짜서 왔는데...."

관리사 "데이트요? 그럼 홍난씨는 오늘 데이트로 마음 좀 풀리셨어요?"

홍난 "어...."


마음이 풀렸냐는 물음.

솔직히 재밌는 일들이 많아서 즐거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꽤 고민을 하다가.

나는 적당히 애매한 대답을 꺼냈다.


홍난 "조금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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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녁.

저녁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철저히 내 취향에 맞춘 삼겹살집이였다.


홍난 "후우...."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이라 정신을 놓고 맘껏 먹었다.

포만감에 찌뿌둥해 하는데 옆에서 언니가 다정하게 물어왔다.


이연 "그렇게 맛있었니?"

홍난 "네 ㅎㅎ 삼겹살은 언제 먹어도 맛있잖아요 ㅎㅎㅎㅎ"

이연 "그럴거 같아서 여기로 잡긴 했는데. 다행이다. 홍난이 니가 만족했다니까 언니는 그거면 다 좋아"

홍난 "치이~ 언니두 많이 먹었으면서.... 아무리 비시즌이라지만 그렇게 많이 드셔도 되는거에요?"


그래도 간간히 화보촬영도 있을텐데....

하지만 내 걱정이 기우라는 듯 언니는 해맑은 표정이였다.


이연 "하루정도는 괜찮아. 그리고 아무렴. 내가 프론데. 그런거 하나 조절 못할까봐? 문제없어"

홍난 "그래두요. 전에는 언니 엄청 살 잘찌는 타입이라고 고기 다 제 쪽으로 미루셨었잖아요"

이연 "그때야 뭐. 한창 촬영중이였으니까. 어? 근데 지금 언니 걱정해준거야? 오오~ 언니 감동했어!"


눈이 그렁그렁하더니 코를 훔치는 언니.

아무래도 진심으로 감동한 듯 싶었다.

....

하긴. 오늘 내가 좀 언니한테 막 굴긴 했으니까....

하루종일 애쓴 언니에게 안쓰러움과 책임감이 든다.


홍난 "뭐 이런걸로 감동까지.... 아 됐구, 그대로 집 갔다간 언니 살찌니까 그럼 잠깐 같이 걸어요. 어차피 데이트 코스 

       이게 마지막이였다면서요. 차는 내일 경호원분께 부탁해서 가져오면 되니까 속도 끌 겸 좀 걸어요.

       여기서 조금만 걸으면 한강공원 나와요"

이연 "홍나나~"



언니가 내게 팔짱을 껴왔다.

몽글

따뜻한 감촉이 좋아서 입에 자꾸 미소가 지어진다.

몸을 꼬깃꼬깃 접어서 굳이 나를 올려다보는데 그게 또 묘하게 귀엽기도 하다.

좋다.

많은 것들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안해도,

그냥 그것도 마냥 좋다.

가로등들을 등불삼아, 까만 밤 은은하게 비추이는 길을 걷는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런 기분이라 더 좋았다.


터벅터벅


도란도란


특별한 일도, 일상의 일도 모두 좋다.

언니랑 함께라면. 

모든 것이 새롭게 설레인다.

매번 마음에 퐁당 하고 파문을 일으키는데 그 흔들림 마저도 모두 좋았다.

그저 언니와 함께라면.

언니와 함께라면 뭐든 다 좋았다.


홍난 "이럴거면 뭐하러 그 난리를 피웠는지...."


마음가는대로 다 하면 이렇게 좋은데.

자조섞인 내 혼잣말에 언니가 물어왔다.


이연 "응? 뭐라구?"

홍난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보다.... 언니.... 오늘 고마웠어요. 데이트"


언니가 배시시 답했다.


이연 "나야말로. 나야말로 고마워 홍난아. 언니 만나줘서 고맙고. 데이트 따라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언니가 너한테 진짜 잘못했는데도...."


나는 언니의 말을 끊었다.


홍난 "언니 또 말 길어진다. 언니 그러다 버릇되겠어요 그거. 자책모드 송이연. 제가 대신 선물 줄테니까 그러지 마요!"


꼬옥


언니를 안아주었다.

위로의 의미보다는 좋아함의 의미로.

비록 잘못은 잘못이지만 언니가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언니의 잘못에 대한 생각이 오늘은 전혀 나지 않았으니까.

그래.

이렇게 조금씩 잊을 수 있다면.

언젠가 나도 언니를 완벽하게 용서할 수 있겠지.

그리고 아무 거리낌 없이 다시 언니를 사랑할 수 있겠지.

그런 마음이 들었다.


홍난 "자! 언니 충전!"

이연 "킁.... 고마워.... 홍난아...."


그런데 언니가 훌쩍거렸다.

안고 있던 걸 풀고 언니를 바라보니 언니 눈이 또 그렁그렁했다.


홍난 "으이그. 하여간 눈물 많아서는.... 

이연 "그치만.... 홍난이 니가 나 좋아한다고 하니까...."

홍난 "언니...."

이연 "흐읍...."


아무래도 이 이야기를 더했다가는 진짜 언니가 팡팡 울어버릴 것 같았다.

하긴.... 아까 말하는 거보니 데이트 한다고 끙끙 앓으면서 코스 짰다는데.

성취감과 안도감, 뭐 그런게 더해져서 감정이 격해질 수 밖에 없겠지.

울보 언니.

나는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홍난 "그런데 왜 아까 삼겹살집에서 다 먹고 나올때 화장실에서 가글하라고 한거에요? 새침맞게?"


언니가 코를 먹으며 답했다.


이연 "킁.... 아 그거.... 그거는...."


근데 언니가 갑자기 대답을 얼버무린다.

그리곤 내 눈치를 봤다.

뭐지?

그렇게 고민하는데 갑자기 언니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

숨결이 닿을 정도로 다가와서 키....


홍난 "안돼요! 안할거에요!"


간신히 막았다. 손으로.

워낙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하마터면 기세 그대로 언니에게 입술을 허락해 줄 뻔했다.


이연 "히잉.... 너무해...."


언니를 보아하니 언니는 아무래도 이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단박에 내가 방금 전에 물어봤던 가글의 의미를 이해했다.


홍난 "너무하긴요! 갑자기 키.... 키스하시려고 하시면 어떡해요!"

이연 "그치만.... 데이트 했으니까.... 고생했다는 의미에서 선물으로라두...."

홍난 "언니이~!"

이연 "아니면 언니 우는데.... 달래주는 의미에서라두.... 응? 안돼? 한번마안~ 우~"

홍난 "으으으으~"


언니가 막 입술을 내밀며 다가온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손으로 언니를 막았다.


홍난 "안되는건 안되는거에요! 저 아직 언니 거기까진 용서하지 않았거든요? 진짜. 얼렁뚱땅 이거저거 다 하시려고 하시구!"


하여간 방심을 못하겠다니까.

짐승 언니. 아니 변태 언니다!

붙어있다간 계속 그럴꺼같아서 나는 진저리를 치며 언니를 떼어냈다.

저지당한 언니가 데면데면해했다.


이연 "짧게라두 해주지...."

홍난 "언니...."


정색하는 표정을 지으니 그제야 언니가 조르지 않았다.

자세를 고쳤다.

아무래도 내가 화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였다.


이연 "아니.... 음.... 음.... 미안.... 언니가 너무 급했었니....? 장난이긴 했는데.... 미안해...."


하.

방금 전까지 순 여우마냥 잡아먹을라고 했었으면서....

하지만 꼬리를 내린 그 모습이 어쩐지 짠하기도 했다.


홍난 "아니.... 그런거보다.... 아 몰라! 아무튼 오늘은 아니에요. 아니. 당분간은 아니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언니 다 용서한거 아니니까요"

이연 "그.... 그래? 화.... 난건 아니지?"

홍난 "네. 그러니까 또 미안하다고 하지는 말구요. 그냥 그럴 분위기, 마음이 아니였어요 저는 방금"

이연 "알았어.... 천천히 할게 언니가...."


이럴땐 또 애 같기도 하다.

나 보고 애같다고 놀릴땐 언제구.... 

정작 언니가 저렇게 보채는걸 보니 키스해줄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간단하게 쪽 하고 짧게라도.

하지만 그랬다가는 또 언니가 더 더 해달라고 보챌게 뻔했기에 나는 결국 애매한 약속을 해주었다.


홍난 "흠흠.... 아.... 아마 다.... 다음주 쯤엔 될 거같기도 하구...."


되게 작은 목소리로 말한건데 그걸 어떻게 들었는지 언니가 크게 반응했다.


이연 "진짜? 다음주지? 다음주랬다 너?" 

홍난 "같기도 하다는거지 확실한건 아니에요!"

이연 "아 몰라! 다음주에 꼭 할거야 언니는! 각오해!"

홍난 "뭐 그렇게 선전포고마냥 선언을 하고 그래요...."


못말린다니까.

새어나오는 웃음에 나는 픽 웃고 말았다.


홍난 "ㅎㅎㅎㅎ"


언니도 같이 웃었다.


이연 "ㅎㅎㅎㅎ 진짜 할거야 내가!"


그러더니 하~ 하~ 하고 손에 입김을 불어 입냄새를 체크했다.

꼭 내가 놀이공원에서 그랬던 것 마냥.

그 때의 기억에 더 즐거웠다.


홍난 "ㅎㅎㅎㅎㅎㅎ"

이연 "ㅎㅎㅎㅎ"

홍난 "놀이공원. 언니도 기억하고 그런거죠? 또 놀린다 또! ㅎㅎㅎㅎ"


내 말에 언니가 무언의 긍정을 했다.


이연 "ㅎㅎㅎㅎ"

홍난 "하여간 밝힌다니까.... ㅎㅎㅎㅎ"

이연 "너는 안그랬구? ㅎㅎㅎㅎ"


그래. 

이런 소소한 행복이 좋았다.

같이 떠들기만해도 기분 좋아짐을 느끼게 되는 그런 사람.

분명히 처음엔 마지못해 다시 사랑하기로 했는데

나는 다시금 언니에게로 빠져들고 있었다.


송이연.

내가 사랑하는 나의 언니.

나만의 여자이자 나만의 연인.

아마도 나는 언니를 이미 다 용서한 건지도 모르겠다.

절실한 사과가 아니여도, 그냥 나를 사랑해주기만 해도.

그걸로 나는 그냥 충분한지도 몰랐다.


홍난 "아 참. 그런데 말이에요 언니. 언니 아까 그 암흑데이트 그거 다혜언니한테 들었다고 했잖아요?"

이연 "응. 왜?"

홍난 "아니 다혜언니 매일매일 만나나 싶어서요. 다혜 언니 요새 바쁘지 않아요? 해준이네 총회가 분명히 내일 모레였던 거 같은데...."

이연 "아 그거. 그게...."


소담소담


별 하나가 반짝이는 밤에.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즐거움이 되었다.

발걸음으로 길을 수놓으며 추억을 쌓고.

잔잔한 밤의 강을 거울삼아 마음을 확인했다.


아주 특별하고도 평범한 어느날.

그렇게 우리는 데이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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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파트 끝!


이제 마지막 한 챕터만 남았다!


이게 좋은가 저게 좋은가 고민을 많이해서 여전히 잘 쓴건지는 모르겠지만.


구질이들 맘에 들었으면 좋겠어 ㅠㅠ




아 참.


우리 드라마가 나온지도 이제 5년이야!


5년이 지나도 여전히 가슴에 남는 드라마.


돌저씨.


역시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해! 



구질이들도 5년차를 맞이해서 간단하게 하이라이트라도 복습해보면 좋을 것 같아! ㅋㅋㅋㅋ


다들 구질구질 했으면 좋겠어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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