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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4

ㅇㅇ(61.96) 2016.08.03 06:06:07
조회 1065 추천 62 댓글 13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왜요?”


매장소는 아신을 정왕부에 두고 싶다는 소경염의 말을 곧바로 되받아쳤다. 눈 하나 깜빡 않고 생각할 틈 없이 곧이곧대로 튀어나온 언행이었다. 린신이 이보게, 하고 매장소를 말려보지만 소경염을 향해 꼿꼿이 고정된 말간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곁에 두고 싶어서요.”


소경염 또한 곧바로 반응했다. 찻잔을 들었다 놓은 소경염은 매장소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있다가 이내 얌전히 앉아 졸고 있는 아신에게로 눈길을 주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전하, 하고 열전영이 소경염의 눈치를 부추겨봤지만 린신과 마찬가지로 별 소득이 없다.


“아신, 그만 가자꾸나.”


어찌나 성급한지 졸고 있는 아신의 혼례복을 덥석 집어 아신이 공중에 달랑 들리도록 한 매장소가 목소리만은 다정히 말했다.


- 어이쿠.


혼례복이 큰 탓인지 몇 겹이나 되는 옷은 매장소의 손에 고스란히 남고 새하얀 침의 차림으로 몸만 쏙 빠져 엉덩방아를 찧고 만 아신이 어리둥절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매장소 손에 있는 제 옷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뒤늦게 제 차림을 깨닫는다.


- 부끄러워!


손을 파닥거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던 아신이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웅크렸다. 소경염은 매장소에게 아신의 옷을 돌려받을 것 없이 손이 닿는 범위에 있던 작은 옥갑에서 쪽빛 장포를 꺼내 아신에게 둘러주었다. 린신의 입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장포는 원래 아신이 입은 것과도 차이가 없었다. 소택에서 린신을 본 후 소경염이 직접 의견을 전달해 만들어 둔 것이었다.

익숙한 장포지만 새 것 특유의 빳빳한 옷감에 장포를 두르고도 쭈뼛거리던 아신이 이내 신이 났다.


- 새 옷이야! 좋아!


엉덩이를 실룩되며 정체불명의 춤을 춰대자 어쩐지 그것을 지켜보던 린신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매장소가 혼례복을 들고 있던 손을 내리고 부들부들 떨었다. 이리 멀쩡한 옷을 두고. 소경염을 보는 눈빛이 불손하기 그지없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추고 질색하던 린신이 그런 매장소를 알아차리고는 그러다 숨넘어가면 자네만 손해일세, 하고 매장소를 타박하며 찬기가 도는 손을 잡아 주무른다.



당장 아신을 데리고 갈 기세였던 매장소가 드디어 이성을 찾았다.


“아이의 생각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아신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지요. 한결 차분해진 매장소의 말에 소경염이 좋소, 하고 호쾌히 동의했다.

다시금 매장소와 소경염 사이에 있는 찻상에 오른 아신에게 선택지가 주어졌다. 정왕부와 소택. 아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를 향한 미인들의 열렬한 시선에 몸을 배배 꼬던 아신이 주섬주섬 허리춤을 뒤졌다. 린신이 그거 아냐, 하고 눈짓했고 아신은 이내 시무룩해졌다. 검무를 춰야 할 것 같은데 검은커녕 부채조차 없다.

아신, 하고 매장소가 다정히 그를 불렀다. 제 앞으로 다가온 곱고 여린 손가락을 폭 끌어안은 아신이 고 보드라운 감촉에 얼굴을 비볐다. 헤실헤실 풀린 얼굴에 아주 꽃이 피었다.

암묵적으로 가만히 아신을 지켜보던 소경염이 매장소의 선공에 뒤늦게 행동했다. 길게 뻗은 우아한 손가락에 얇은 비단 끈을 말아 두르고 매달려 놀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자 아신의 눈을 반짝거린다. 곧 소경염이 만들어준 놀이에 폭 빠진 아신이 해맑게 웃었다.


선택의 시간이 목전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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