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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49 "전방"

김유식 2010.05.24 09:34:40
조회 10087 추천 4 댓글 33


  11월 16일 월요일


  날씨가 날이 갈수록 추워진다. 어묵국과 마늘무침, 배추김치가 나온 아침식사 때부터 다이어트를 포기한 박경헌은 밥을 고봉으로 먹어대며 즐거워한다. 이렇게 맛있는 밥을 삼일이나 제대로 못 먹었다면서 아쉬움에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밥을 퍼 먹는다.


  우리 방에서 말이 많기로는 이재헌 사장도 만만치는 않다. 박경헌 보다는 못 하지만 거의 한시도 쉬지 않고 말을 하는 이재헌 사장은 밥을 늦게 먹는 편이라 밥상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 밥 먹으며 말을 하다 보면 남들 밥 다 먹고 커피 마시고 있을 때도 밥을 먹기 때문이다. 박경헌은 밥을 씹으면서도 입을 놀리는 멀티태스킹을 구사한다. 거의 매 식사 때마다 파편이 튀지만 원래 남들과 같이 살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남들의 지적에도 무관심하다. 두 사람 모두 독거실로 갔으면 못 살았을 것 같다.


  아침식사 후에 뜨거운 식수를 조금 더 받아서 머리를 감았다. 머리가 길어서 신경이 좀 쓰인다. 여기 들어와서 아직 한 번도 머리를 깎지 않았다. 오늘은 접견을 오전 열한 시에 온다고 해서 미리 옷을 입고 대기하고 있는데 오전 열 시쯤 소지가 오더니 창살 앞에서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는다. 방 사람들이 모두 자기에게 주목하기를 바라는 표정이다. 열두 개의 눈초리가 소지를 쳐다보자 소지는 큰 발표를 하는 것처럼 뜸을 들이고는 말했다.


  “박경헌 씨. 오늘 전방!”


  박경헌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나 12중 5방의 다른 사람들은 표정이 양껏 밝아졌다. 이것은 소리 없는 기쁨이다. 조선생도, 이 사장도, 창헌이도, 두식이도, 나도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크게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허탈한 목소리로 미리 인사를 하는 박경헌은 정신이 없나 보다. 전방은 점심식사 이후에나 가는데 곧 지금 나가는 것처럼 인사부터 해댄다. 거래처 사람과 미팅을 마치고 인사를 다 한 뒤에 같은 방향으로 같이 엘리베이터 타면서 같은 지하철까지 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든다. 박경헌은 항상 찜찜하지만 이번에는 더욱 찜찜했다. 인사에 포옹까지 다 하고 고개를 여러 번 숙였는데 정작 헤어지는 건 몇 시간 뒤다.
 
  박경헌은 창헌이의 권유로 양심선언도 했다. 도사입네 뭐네 하던 것들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방안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던 사실 아닌가? 방 사람들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자 오히려 박경헌이 당황한다.


  “김 대표님, 제가 거짓말 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거야 다들 알고 있었지요. 눈에 다 보이는데요. 뭘~”


  “아. 그렇습니까? 저만 몰랐습니까?”


  “우리도 조금은 재미있었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었던 거죠.”


  그래도 박경헌의 전방에 대해 방안 죄수들이 아주 조금씩은 걱정을 해 준다. 지금까지의 성격이나 행동으로 봐서는 어느 방을 가더라도 환영받을 수 없다. 매나 안 맞으면 다행이다. 특히 박경헌은 12중 5방이 깨지고 방이 새로 생겼을 때 나와 조선생과 함께 들어왔기 때문에 ‘선배 죄수’가 없어서 편한 생활을 한 것이었다. 항소방으로 옮겨가면 위로 쟁쟁한 선배 죄수들을 다섯 명이나 맞게 된다. 분명히 정상적인 대우는 받지 못할 것이다.


  박경헌은 자신이 나가거든 벽에 붙여놓은 종이 3장을 뜯어서 읽어보라고 했다. 예전에 제사를 지낸답시고 뭔가 적어서 붙여놓은 종이다. 그 안에는 제사 지냈던 사람들의 형량과 출소할 시기가 적혀 있다고 했다. 창헌이가 궁금했는지 내 것부터 뜯어서 본다. 종이에는 내 이름의 성은 한자로, 나머지는 한글로 적어뒀고 생년월일도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항소 기각, 1월 말 출소”라고 적혀있었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기각”이라는 말은 금기나 다름없다. 항소심에서 기각을 당하면 그냥 2년 6월을 살아야 한다. 그런데 박경헌이 적어놓은 종이에는 기각에다가 출소라고 적혀 있다. 창헌이가 나 대신 화를 냈다. 박경헌의 어깨를 잡고 쓰러트리며 물었다.


  “이거 뭐예요? 이거 언제 1월이에요? 내년이에요?”


  박경헌이 바닥에 깔린 채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내년 1월이지, 언제 1월이냐? 컥컥”


  “아오~ 그런데 기각이라고 해 놓고 김 대표님이 1월에 어떻게 나가요? 아오! 네? 말해 봐요!”


  “컥컥~ 그걸 내가 어찌 아냐? 상제님이 그렇다고 하니까 내가 그런 줄 아는 거지~”


  창헌이가 박경헌의 목을 졸라대기 시작했다.


  “그거 아까 다 거짓말이라면서요? 네? 안 그랬어요? 아직도 옥황상제 타령이에요?”


  “컥컥~ 모르겠다야~ 상제님이 그러셨어.”


  창헌이가 내려와서 박경헌을 바로 앉히고는 장난기 서려 있던 눈을 바로 잡고는 진지하게 물었다.


  “도사님! 도사님 기각이라는 말뜻 모르죠? 말해 봐요. 네? 모르죠? 기각이 뭔지 알아요?”


  설마 했는데 박경헌은 진짜로 몰랐던 게 아닌가 싶다. 왜냐면 박경헌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야~ 내가 그 말을 왜 모르냐? 기각을!”


이라고 대답하는데 어딘가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긴 창헌이의 말이 아니어도 항소 기각이면 내년 1월에 내가 출소할 수가 없다. 창헌이는 손가락으로 세어 보더니 이마를 쳤다.


  “아항! 이거 2012년 1월이죠? 그러면 대충 맞네. 김 대표님이 10월에 구속됐으니까 2~3개월 가석방 먹으면 2012년 1월이네요!”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박경헌이 목덜미를 만지면서 말했다.


  “김 대표님은 내년 1월에 꼭 출소하십니다.”

  뭘 믿고 저렇게 거짓말을 계속 늘어놓는지 모르겠다.
 박경헌은 전방이라고 해봤자 소지품이 워낙 없어서 이삿짐도 단촐 하다. 그나마 없는 영치금마저 15방 ‘드라큐라’한테 속아서 이것저것 사준 바람에 지금은 0원이 됐다. ‘드라큐라’는 박경헌이 개털된 것을 알았는지 최근에는 같이 어울리지도 않았다.


  박경헌이 짐을 싸면서 이재헌 사장이 반입해 온 ‘인간 석가’라는 책 상, 하권을 만지작거린다. 박경헌이 유일하게 읽는 책이라고는 이 ‘인간 석가’밖에 없다. 그런데 진짜 읽는 것 같지는 않다. 왜냐면 그것을 읽을 때는 항상 박경헌이 뭔가 잘못을 했거나, 공격을 받았을 때, 아니면 조선생이 화를 냈을 때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권을 읽었다가, 상권을 읽었다가 중간을 대충 펼쳐놓고 읽어서 내 생각에는 책 읽는 모습은 훼이크고, 아마 대딸방 상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이 책 두 권은 이재헌 사장이 박경헌에게 주고 말았다. 박경헌은 "정말이냐?"며 뛸 듯이 기뻐했다. 내가 박경헌 앞으로 들어왔던 부동산 중개사 책을 챙겨 주려고 했더니 박경헌이 그건 필요 없단다. 어차피 읽지도 않을 것인데 가져가면 짐만 될 거라고 해서 쓰레기통 받침대로 썼다.


  신문을 읽으면서 시간을 때우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접견은 오후에 오려나보다 하고 옷을 벗는데 “김유식 씨. 접견!”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람들한테 밥 남길 필요 없다고 하고 다만 풋고추나 몇 개 놔두라고 했다. 접견하러 밖에 나가보니 꽤 춥다. 마치고 돌아와 보니 박경헌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창헌이에게 편지를 썼다면서 자기가 방을 나가거든 읽어보라고 했다. 박경헌이 나간 뒤에 방 사람들이 편지를 읽어보았는데 편지 내용은 일반적이었지만 글씨가 너무 삐뚤빼뚤한데다가 맞춤법도 맞지 않아서 무슨 뜻인지 에니그마 암호 해독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창헌이는 편지를 다 읽고 나서 재수없다며 편지지를 꽉꽉 뭉쳐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접견도 마치고 운동도 끝난 오후 3시부터는 책을 읽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 저녁의 주 메뉴는 고등어조림. 점심을 제대로 먹지 않았더니 배가 꽤 고프다. 조선생이 짜장라면을 해두고 좀 먹으란다. 한 점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 나도 모르게 세 젓가락이나 먹고 말았다. 탄수화물도 부족했지만 화학조미료와 나트륨의 맛이 혀를 자극한다. 대신 밥을 먹지 않고 고등어조림을 두 토막만 먹었는데도 배가 금세 불러온다.


  박경헌이 없으므로 저녁 설거지를 자청하고 라면 먹은 것을 후회하면서 앉았다 일어나기 100회 했다. 그래 봤자 소요 칼로리는 30Kcal 정도. 짜장라면 한 젓가락분이다. 내일부터는 좀 더 식탐을 참아야겠다.


  TV에서는 ‘패밀리가 떳다’와 'VJ 특공대'를 해준다. 'VJ 특공대'에서는 항상 맛집 프로그램이 들어 있어서 보기가 괴롭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눈길이 계속 가고, 책에 눈동자를 고정시키고 있어도 귀가 토끼처럼 쫑긋 서서 TV 스피커를 향한다. 다들 TV를 보면서 “맛있겠다!”를 연발하며 징역살이를 탓한다.


  이불을 깐 뒤에는 누워서 ‘콜디스트 윈터’를 읽기 시작했다. 저 두꺼운 책을 언제까지 다 읽으려나. 월요일이 일찍 지나가긴 했는데 바깥의 일이 잘 안 되는지 지인들로부터의 소식이 없다. 불안하다. 거기에 박경헌의 “항소 기각” 멍멍이 드립이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든다. 훌쩍~


- 계속 -

세 줄 요약.

1. 박경헌이 양심선언을 했다.
2. 박경헌이 나더러 항소 기각이란다.
3. 박경헌이 전방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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