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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웹연재] 현자의 제자를 자칭하는 현자 287화 - 작은 결의

M_G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21 03:06:26
조회 496 추천 8 댓글 1
														

본 역본은 웹연재 기준 260화부터 번역을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서적판 기준 13권 이후의 내용을 담고 있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가능하면 1권부터 13권까지 읽고서 보는 것을 권장하고


역자가 아마추어라 번역할 때 번역기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으니 양해 부탁하며


오타나 오역 등 지적은 적극 수용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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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동요

(재생후 모바일은 영상을 길게 터치, 컴퓨터는 마우스 오른쪽 클릭으로 무한 재생시킬 수 있음)

https://youtu.be/-pZlAu92R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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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작은 결의


와일드 바디에서의 쇼핑이 끝난 뒤, 미라는 루나를 산책시키며 마리아나와의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또한 루나는 눈에 띄게 하면 안되겠다는 의미에 더하여, 더위의 대책으로 흰 토끼옷을 입고 있었다. 판초형의 그 옷은, 미라도 애용중인 『마동식 하의용 냉각 쿨쿠울』 과 비슷한 기술이 사용된 뛰어난 물건이며, 애완동물 전용 방열복이었다. 게다가 후드를 쓰는 것으로 파란 퓨어 래빗에서 흰 토끼로 변신이 가능하다. 지금 루나는 마치 몰래 거리로 나온 공주님 같아 보였다.


루나가 뛰어다니기 쉽도록 미라 일행은 인적이 많은 장소는 피하여 골목 안쪽을 돌고 있었다. 그곳에는 그곳대로 숨은 명소가 많아서, 희귀한 물건 등이 발견되는 일도 자주 있는 법이다.


풍수에 필요한 소품이나 정련에 필요한 재료 등도 찾기만 하면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미라와 마리아나는 이것저것들을 구입했다.






해가 지기 시작했을 때, 미라 일행은 탑으로 귀환했다. 방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마리아나는 저녁과 디저트인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라로 말할 것 같으면, 이쪽 역시 쉴 틈 없이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다만, 그 작업은 소환술이나 정련과는 일절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눈을 빛내는 루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미라는 거실의 구석에서 어떤 것을 부지런히 조립하고 있었다.


미라가 조립하고 있는 것. 그것은 와일드 바디에서 구입한 오늘 구입한 물건 중 가장 비싼 물건인 『실내 모래밭 세트』 였다.


가게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매장에 샘플로 가져다놓았던 그 물건에, 루나가 달려들었던 것이다. 그러자마자, 루나는 열중하여 구멍파기를 즐기기 시작했었다.


모래부터해서 무엇이든지 모두 특별 사양이라 하여, 뼈대까지 합쳐서 30만 리프라는 고액의 상품이었지만, 기뻐보이는 루나를 앞에 둔 미라는 즉결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이템 박스로 가져온 그 물건을 실내에 설치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거의 다 되었다. 거의 다 되었어."


모래밭의 토대 만들기를 완료한 뒤에는, 대량의 모래를 넣기만 하면 된다. 미라는 마대*를 꺼내고는, 차례차례 모래를 토대로 흘려보냈다.

(마대 : 굵고 거친 삼실로 짠 큰 자루)






"좋아, 완성이다~!"


모래밭 만들기를 시작한 지 약 1시간 남짓. 마지막 한 봉지를 부은 미라는 양손을 들고서 외쳤다. 가게에 놓여있던 샘플과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깔끔한 실내 모래밭이,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뀨이~!"


미라와 함께 루나도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자 그때 마리아나가 찾아와 "수고하셨습니다, 미라 님." 하고 차가운 차를 내밀었다. 미라는 고맙다는 인사를 한뒤, 그것을 단숨에 들이켰다.


"휴우. 일을 끝내고 난 다음의 한 잔은 각별하구나!"


정말로 열심히 일했다고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미라는 다시금 발밑의 모래밭을 내려다 봤다.


실내용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상당한 크기였다. 대략적인 넓이는 다다미 두 장 정도였고, 모래의 깊이는 30 센티미터는 되었다. 당연히 모래의 양도 상당하여서, 옆쪽에는 빈 마대가 수십 개씩 겹겹이 쌓여 있었다.


그것들을 다시 한번 확인한 미라는, 용케도 이만큼의 중노동을 완수했구나 하고 모래밭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밀려오는 피로감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곧바로 모래밭에서 놀기 시작한 루나를 바라보면서 깨닫는다.


'...이런 때야말로, 다크나이트 프레임이 나설 차례였을 터인데....'


전투와 관련된 연구 위주로 진행하고 있던 것의 폐해인지, 일상 방면의 활용에 대하여 새삼스레 떠올린 미라는, 쓸데없이 지친 일을 해버렸다며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즐거워 보이는 루나를 보며 치유됐다.


그리고 루나를 위해서 노력했기 때문에 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그렇게 나름대로의 변명을 생각해내며 작게 미소지었다.






루나와 함께 모래밭에서 놀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됐을까. 케이크의 토대가 구워짐과 거의 동시에, 마리아나는 저녁식사의 사전 준비도 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거기서부터는 평상시와 똑같이 진행되었다.


"그럼, 미라 님."


"음. 그렇지."


간단히 요리하는 것만이 아닌, 목욕을 하는 것까지가 최근의 일상이었다. 당연히 루나도 함께다.


미라가 부르자, 모래밭 구멍에서 빼꼼하고 루나가 얼굴을 내밀었다.


모래밭의 모래는 특별제여서, 피부나 옷이나 털 등에도 달라붙기 어렵게 되어 있었다. 실컷 논 루나를 가볍게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털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루나를 안아 올리고, 마리아나와 함께 목욕탕으로 향한 미라는 오늘의 피로를 물로 깨끗이 씻어냈다.


목욕 후에는 저녁밥이다. 여느 때처럼 근사하고 맛있는 저녁에 더해, 이 날은 디저트로 마리아나가 직접 만든 케이크도 있었다.


지금껏 먹어 본 몽블랑 중 가장 맛있다고 미라가 극찬을 하면, 루나도 역시 당근케이크를 먹으며 이에 동의한다는 듯이 "뀨이~" 하고 울었다.


그런 한 사람과 한 마리에게 마리아나는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이렇게 미라의 휴일은, 따뜻한 상냥함에 둘러싸이면서 지나갔다.






휴일로 충분히 영기를 기른 미라는, 다음날부터 다시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소환술의 연구에 에밀리아의 지도, 크레오스의 특훈, 나아가 최초의 소환술 습득방법에 대한 개선방안 논의, 수업시간에 사용할 교과서 만들기까지, 손을 놀리는 일 없이 전력을 기울였다.


덧붙여 잠깐 외출한 적도 있었는데, 행선지는 근처의 옛 전쟁터였다. 연구 결과 찾아낸 새로운 무구 정령의 소환 가능성을 이뤄내기 위해서였다.


또, 종종 고아원 등에 들러 아이들과 놀기도 했다. 그 밖에도, 방의 구조를 함께 바꾸거나, 같이 거리 산책을 나가주는 등 인기인이었다. 그러면서 후배반에게 소환술의 위대함을 각인시키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또한, 현재 고아원에 라스트라다는 없는 상태였다. 바로 며칠전의 일이다. 고아원의 환경도 안정되어가고 있어서, 퍼지다이스로서 마지막 일을 완수하기 위해 그림다트 쪽을 향해 여행을 떠난 것이다. 이 때문에 아르테시아의 부담은 커졌지만, 아이들을 아끼는 그녀의 특성 때문인지 그녀의 미소는 평소 이상으로 빛나고 있었다. 분명, 평소에 라스트라다에 붙어있는 아이들이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리라.


루나틱레이크에서는 그 외에도 이따금씩 왕성에 얼굴을 내밀어 솔로몬과 잡담을 나누곤 했다. 그 때마다 마봉석의 대량 생산이라든지, 술사 부대의 특별 훈련 상대라든지, 정령과 공존할 수 있는 도시 건설 계획 회의 참가 같은 것도 하고 있었다.


참고로 이 계획 회의 때에 정령왕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었는데, 이 때문에 그 내용을 중심부에 닿게 하기 위해 알카이트 왕국의 중역들과 손을 잡고 회의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실로 사이가 좋은듯 하여 어딘가 비현실적인 모습이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해낸 미라지만, 부탁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미라도 역시 어느정도 부탁을 하고 있었다.


현재, 조금씩 진행하고 있는 장비 강화 계획. 미라가 생각하는 최강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장인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했다. 마키나 가디언의 소재 등을 다룰 수 있을 정도의 특급 장인이다.


그리고, 그런 장인은 아무데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모여있는 장소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 히노모토 위원회의 시설이었다. 소울하울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현대기술 연구소』 라는 장소에 최고위 장인들이 모여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그만한 장소에 훌쩍 간다 하더라도, 들여보내줄지 어떨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때문에 솔로몬 쪽에서 사전에 이야기를 해두겠다는 것이다.


솔로몬도 히노모토 위원회의 일원이다. 그 언저리에 융통성은 다소 있는 듯 하여, "알았어, 이번에 전달해둘게." 하고 승낙해주었다.


더구나 그 일로부터 며칠 뒤에, 저쪽의 장인들로부터 "그래서, 언제오는 거야." 하고 내방을 재촉당하는 사태까지 되어 있었다. 미라가 만들고 싶어하는 장비가 있다는 것 외에도, 수북이 쌓인 마키나 가디언의 레어 소재를 가지러 가겠다고까지 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장인정신에 불이 붙은듯 해서, 이는 이미 대환영인 분위기라고 솔로몬은 말했다.


"그렇게 됐으니까, 이번 건이 정리되면 가봐도 괜찮아. 분명히 손님으로서 맞이할 수 있을테니까."


"음.... 그러할 테지. 헌데, 조금 불안해지기도 하는구나...."


그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면, 분명 훌륭한 장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엉뚱한 물건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감도 스쳤다. 최고를 달리는 장인은, 때때로 기세에 맡겨 쓸데없는 짓을 하기 마련이다. 지인 중 그런 인물이 많이 있었기 때문인지, 미라는 기대 반 불안 반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아아, 그리고 말이지. 하나가 더 있네만──"


그렇게 덧붙이듯 말을 계속하는 미라가 바라던 것. 그것은 군의 운용법에 대한 정보였다.


"뭔가, 또 재밌는 걸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


흥미로운 듯한 미소를 지은 솔로몬은, "그래서, 어떤 느낌이 좋으려나." 하며 내키는 듯 대답한 것이었다.






휴일이나 연구 도중의 휴식 등으로 외출하는 일도 잦아졌다. 이번에 향하는 장소는, 와일드 바디의 새로운 시설 중 하나인 수영장이었다. 마리아나와 루나도 당연히 함께다.


여름도 끝무렵이지만, 더운 날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수영장이라 하면, 이 계절을 가장 즐길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미라는 탈의실에서 마리아나와 함께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여기에 와서 릴리 일행에게 받은 수영복이 대활약이다. 거기서 마리아나가 머리를 땋아주기만 하면, 준비는 완료다.


비키니 타입인 미라와 달리, 마리아나의 수영복은 원피스 타입이었다. 색도 흰색바탕으로, 청초감이 넘치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었다.


"루나는 이게 마음에 드는 모양이구나."


머리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잠수 헬멧이나 서핑 보드에 고무 보트 등. 와일드 바디에는 애완동물용 수영장 용품도 완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 모두가 무료 대여품으로, 루나는 그 중 하나인 튜브에 푹 빠져 있었다.


렌탈 선반에서 평소의 빨간 튜브를 빌리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수면에 그것을 띄우니, 루나가 팔짝 뛰어들어 그 고리에 딱 맞게 들어갔다.


그리고 나면 이제, 나머지는 루나 마음대로다. 앞다리와 뒷다리를 잘 사용하여 쓱쓱 헤엄치기 시작했다.


"자아~ 간다ー"


미라가 뛰어들자 수면이 크게 넘실댔고, 루나는 거센 파도에 휩쓸렸다. 하지만 그런 폭풍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훌륭하게 태세를 정비한 루나는 "뀨이" 하고 자랑스럽게 울며, 화려하게 수면에서 턴을 선보였다.


"호오... 꽤 하지 않느냐. 그렇다면 다음 탄을 발사해볼까! ──자, 마리아나여!"


어딘가 도전적인 미소를 지은 루나 맞받아 선 미라는 수영장의 사이드에 있던 마리아나에게 뛰어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알겠습니다, 미라 님."


미라의 요청에 답한 마리아나는 시키는 대로 미라를 향해 뛰어들었다.


입수와 함께 물보라가 일어, 수면이 크게 넘실거렸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아까보다 큰 파도가 루나를 덮쳤다.


이 녀석은 기분 좋아보이는 큰 파도다.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을 정도로 파도에 도전하는 루나의 표정은 베테랑과 다름이 없어보였다.


능숙히 앞발을 사용하여 조타하는 루나. 그러나, 그 파도는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건투하던 모습이 허무하듯 마지막 순간에 전복되고 말았다.


튜브째 뒤집힌 루나는 그대로 쑥하고 튜브에서 빠져 나왔다가, 다시 구멍속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그리고, 졌습니다, 라는 듯이 배를 드러냈다.


"후후, 아까웠네요."


승자 마리아나는 당당한 태도로 루나의 배를 쓰다듬었다.


"흐~음, 이 몸도, 좀 더 몸집이 컸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 것 같거늘..."


승패는 근소한 차이였다. 입수할 때 조금만 더 충격이 컸더라면, 하고 그 요인이 되는 키와 몸무게에 대해 미라가 불쑥 중얼거렸을 때다. 갑자기, 얼어 붙은 듯한 공기가 미라의 등을 타고 오른 것이다.


"미라 님..."


지금껏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에 흠칫하며 얼굴을 돌아본 미라는, 지금껏 본 적 없을 정도로 차가운 눈을 하고있는 마리아나의 얼굴을 보고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방금 자신이 내뱉은 말이 금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순식간에 눈치챘다. 


설령,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 지라도 여성에게 있어 그 화제는 금기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미라는 모르는 일이지만, 최근 미라가 계속 탑에 있었기에 식사 메뉴가 평소보다 호화로운 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미라의 말도 있고, 저녁 식사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던 마리아나는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기에 가해진 것이 섬세함이 없던 미라의 한 마디였던 것이다.


"아 그게.... 지금 것은 말이다....그...뭣이냐... 그런 게 아니였다."


미라는 좋은 변명이 떠오르지 않아서, 시선이 방황하며 횡설수설거렸다. 그러자, 그 모습이 이상해보였는지 마리아나가 작게 웃었다.


"오늘 저녁은, 샐러드 파티로 하도록 하죠."


미소를 짓고 있긴 하지만, 그건 그거다. 미라는 "알겠습니다...." 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한 마디로 저녁의 살 빼기가 결정된 직후의 일이다. 멍멍 하는 신나보이는 듯한 울음소리와 함께 한 마리의 검은 멍멍이가 씩씩하게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수영장을 상당히 좋아하는 모양인지, 다음 순간, 입구에서부터 일직선으로 달려 온 검은 강아지가 다이빙을 한 것이다.


미라 일행 근처로 배부터 호쾌하게 입수한 검은 강아지. 그 몸집은 성인 남성정도로 컸기 때문에, 거센 물보라가 일어 큰 파도가 미라 일행에게 밀려왔다.


"뀨뀨뀨이~!"


미라나 마리아나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그 큰 파도는 압도적이었다. 과감하게 도전했던 루나였지만 순식간에 삼켜져 어찌할 방도 없이 뒤집혔다.


튜브에서 빠져나와 다시 고개를 내민 루나는, '도대체 누구야!?' 라는 듯한 표정으로 파도의 발원지에 얼굴을 돌렸다. 그러나 뛰어들어왔던 검은 강아지는 이미 멀리 가버리고 없었다. 그 강아지는 그곳에서는 뛰어들었을 때와는 정반대로, 조용한 개헤엄으로 우아한 수영솜씨를 보여주고 있었다.


"훌륭한 수영 솜씨로군그래."


"네, 보통내기가 아닌걸요."


마치 물 속을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쓱쓱 나아가는 검은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 미라와 마리아나는 감탄한 듯 중얼거렸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던 루나는, 슬그머니 튜브에서 빠져나와 두 다리를 버둥거렸다. 그러나 몇 초 만에 튜브로 돌아와서는 억울한 듯 귀를 늘어뜨렸다. 하지만, 그 눈에 체념의 빛은 없었다. 반드시 언젠가는,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런 투지가 그곳에 깃들어 있었다.


그렇게 루나가 언젠가 수영을 할 수 있도록 결심하고 있었을 때다. 검은 강아지를 보던 미라는 그 모습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바로 그 답이 제시되었다. 조금 늦게, 강아지의 주인인 남성이 수영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오, 저 수수한 남자는, 언젠가 봤던 사냥꾼이 아닌가.'


알맞게 당겨진 근육에 무수히 많은 흉터가 남아있는 몸과 하늘색 반바지 차림으로 찾아온 그 남성은 얼마 전 와일드 바디 매장에서 보았던 남자였다. 축소되어 구석으로 내몰렸던 수렵 용품 구획에 있던 그 노련한 사냥꾼이다.


그렇다는 것은 즉, 조금 전의 검은 강아지는 그 때 함께 있었던 검은 늑대였다는 것이다. 다이빙은 차치하고 저 소리를 내지 않는 수영법은 사냥을 위해 터득한 기술임에 틀림 없으리라.


사냥꾼과 검은 늑대는 올바르게 사냥하며 살아왔다는 댄디즘을 두르고 있어, 미라는 그 남자다움에 동경했다. 이제는 더이상 이루어질 수 없는, 그것에.


다만, 동경과는 다른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이 수영장엔 있어보였다. 다른 여성 이용객들이었다.


현재 와일드 바디에 신설된 설비의 모든 것은 프리오픈*중이라 특별 이용권을 받은 사람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 단골 손님이 대부분이며, 지금의 와일드 바디의 단골은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여성이 매우 많았다. 그 때문에, 수영장 이용객 대부분도 여성 뿐이었다.

(프리오픈(preopen) : 공공시설이나 상점 등을 정식 개관•개업에 앞서 일부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 일본어 사전에만 있는 단어인듯)


그만큼이나 여성이 모여있다면 사냥꾼의 수수한 매력을 알아채는 사람도 당연히 있는 법이다. 또한, 애완동물 동반이 필수인 시설이라는 이유도 있어서, 말을 걸 계기는 충분한 것이었다.


잠시 지켜보는 사이에도 몇몇 여성이 검은 늑대를 칭찬하는 것에서부터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적극적인 여성이 많은 것 같다. 또한, 이미 안면이 있는 듯한 모습의 사람도 있는 것 같았다.


사냥꾼 남성으로 말할 것 같으면, 조금 당황한 기색이면서도, 성실하게 어울려주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있기는 하나, 여성들의 인상도 나쁘지는 않은 것 처럼 보였다.


'참으로 대인기로구먼. 좋은 일이지, 좋은 일이야.'


그 날, 시대의 흐름에 뒤쳐져 있던 것처럼 보였던 남자가, 지금은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애완동물의 훈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역시 애완동물 애호가들이라고 해야 할까. 여성들은 사냥꾼 남성뿐만 아니라, 잘 훈련된 검은 늑대에게도 주목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이를 위한 훈련법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무척 마음에 안드는 꽃미남이 인기 있는 장면은 구역질이 나오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은 마음에 들었다. 기묘한 것이라고 느끼면서도, 미라는 사냥꾼 남성이 행복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다만, 그가 독신인지 기혼자인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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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일러스트가 무조건 수록되어 있을 것만 같은 에피소드


제목인 작은 결의는 루나를 말하는 것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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