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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메시 수행승しろめし修行僧

유지군(49.170) 2022.05.15 17:29:05
조회 541 추천 1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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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의 日本드라마는 봇물처럼 기발하고 독특한 발상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愛好家의 입장에선 즐겁기 이를 데 없어, 시청할 시간 안배를 해야 할 정도이다.

<전 남친의 유언장元彼遺言状>, <지속 가능한 사랑입니까? 아버지와 딸의 결혼행진곡持続可能ですか?結婚行進曲> <나의 귀여움은 곧 소비 기한!?可愛いはもうすぐ消費期限!?> 등등 제목만 들어도 호기심이 새벽의 시간처럼 불끈 샘솟기에 충분하니, 즐거운 비명이란 표현도 실감하기 일쑤이다. 그중에서도 <시로메시 수행승しろめし修行僧>은 보고 있노라면 입에 군침이 도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극중의 히어로인 코네다 타쿠안(米田たくあん)修行僧인지라 각별한 흥미를 돋우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니까, 이성과의 사랑을 꿈꾸거나 육식도 마다하지 않는 수행승의 행동이 여간 의미심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면 성급한 이는 무턱대고 출가한 승려가 사랑과 육식이라니! 파계승이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겠지만, 아서라, 대처승(帶妻僧)이라 해서 부처의 가르침을 펴지 못할 까닭이 없고, 돈오(頓悟)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이유도 없겠다.


그런 理致로 부인을 둔 승려를 용인하는 종단은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눈부신 日本에 정토진종(淨土眞宗)을 열었던 신란(親鸞 11731262) 大師는 부인을 두었을 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도 이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기도 했다.


물론 仏教는 원칙적으로 출가한 비구(比丘)와 비구니(比丘尼)는 구족계(具足戒)를 받아 이를 지키면서 수행하게끔 한다. 4대 계율서의 하나인 <사분율四分律>에 따르면 지켜야 될 계율이 비구의 경우 250, 비구니는 자그마치 348계나 이른다.

허나 신란 대사는 이를 과감히 폐지했다. 일례로 육식 처대(肉食妻帯)를 자율로 맡겨 허용한 것이다. <출가(出家)와 재가(在家)의 팽팽한 경계를 허물어뜨린 파격과 혁신의 발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정토진종으로선 당연한 귀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한한 자비의 아미타불(阿弥陀仏)께선 악인도 차별 없이 왕생(往生)시켜 준다는 <악인정기설悪人正機説>로 민중 구제에 핵심을 두었으니 만큼, 계율로부터 가히 자유로워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타 종파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으나, 사찰법이 엄격히 시행된 에도시대(江戸時代)에서도 승려의 화간(和姦)은 철저히 규제의 대상이었음에도 정토진종만은 예외로 두지 않을 수 없었다.


肉食妻帯가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때는 메이지(明治) 5(1872) 태정관 포고(太政官布告) 133로 승니령(僧尼令)이 폐지되면서부터였다.

참고로 신란 대사 이전의 사이초(最澄 767822) 大師天台宗의 개조(開祖)이신데, 그때 이미 구족계를 버릴 것을 선언하시었다. 仏教가 눈부신 日本에 들어온 지 266년 되는 해인 고닌(弘仁) 9(818) 3월의 일이었다.


각설하고, 이러한 정황을 염두에 둔다면 이 작품 <시로메시 수행승しろめし修行僧> 캐릭터의 행동반경에 대해 별 위화감 없이 즐길 수 있을 테다.

거기에다 이 작품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은 수행승에게 제시된 탁발(托鉢)의 유별난 규칙에 있다. 시로메시, 즉 하얀 쌀밥을 덮밥 형식으로 해서 먹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일종의 '창작 돈부리메시(丼飯)'이다.

의당 어떤 반찬을 밥 위에 올려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그것을 찾는 심오한 수행의 길이라 할 수 있겠다.

덮밥을 통한 求道의 길, 참신하고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물론 하얀 쌀밥 위에 반찬을 올려놓고 식사를 하는 것은 격식을 떨어뜨리는 모양새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고래로부터 日本人들은 밥과 반찬을 별도로 배식하여 요리를 즐겼다. 돈부리 형식이 각광을 받은 역사도 그다지 오래되진 않았다.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부터 전국시대(戦国時代)에 이르기까지 방반(芳飯)이라 하여 밥 위에 야채나 다진 생선을 얹고 미소시루(味噌汁)를 부어서 먹는 요리법이 유행한 적은 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승려나 무사에 국한되었던 현상이었다.

밥과 반찬을 하나의 돈부리에 담아 食飮하는 형태가 대중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에도시대(江戸時代) 이후부터였다.

조닌(町人) 문화가 화려한 벚꽃처럼 만개하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실용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돈부리 형식이 서민들에게서 가히 선호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芳飯을 원형으로 하여, 에도시대에 널리 확산되어간 돈부리 형식이 오늘날의 각종 <돈부리 요리>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아닐 수 없겠다.

심지어 저술가(著述家) 엔도 테츠오(遠藤哲夫) 선생은 현재 돈부리 요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소시루를 붓고 반찬을 얹는 芳飯 형태에 대해 <日本文化史上에 있어서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존재이며, 이를 무시해서는 日本人들의 아이덴티티(アイデンティティ)를 규명할 수 없다!>고까지 역설하고 있다.

역시 이 점을 상기한 채, 이 작품 <시로메시 수행승しろめし修行僧>을 본다면,

매 화 새로운 <창작 돈부리 요리>에 대해 보다 충일한 호기심으로 들떠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다. 사랑하는 가족과 좋아하는 요리를 함께 먹는 것 마냥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만한 일이다.

,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小生은 매 화 그러하다.


밥과 반찬을 하나의 돈부리에 담아내는 요리,

이 심플한 모양의 음식이 응용에 응용을 더해 지금의 다양하기 짝이 없는 요리로 발전하게 된 것에는 역시 <구족계 폐지 마냥 규율이 없기 때문>일 테다. 밥 위에 올릴 수만 있다면 어떤 반찬이라도 제한이 없다는 점에는 깊은 의미가 도사리지 않을 수 없겠다.

그래서 야채는 물론이고, 장어 및 해삼류, 돼지, 소 같은 육류도 상관없다. 무엇이든 올릴 수 있으니 소재 또한 <자유롭고> '무궁무진'하다. 소고기 조림을 밥 위에 놓으면 규동(牛丼), 튀김을 얹으면 덴동(天丼)이다. 얼마든지 진일보한 버전의 출현이 가능한 것이다…….


그중에 가장 맛있는 것은 무엇일까? 당신에게 가장 맛있는 돈부리는?


小生은 스스로도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다마고가케고항(かけご)을 일단 으뜸으로 친다. 날달걀밥이다. 어릴 때 할머니가 곧잘 해주셨던 밥이었고, 지금도 애호한다.^^

의당 かけご도 짧지 않은 역사를 구현시킨 요리다.

그렇다고 고대부터 생성되어 온 요리라 할 순 없겠다. 쇼무 천황(聖武天皇 701756) 이래 殺生禁断令이 뿌리 내리면서 날달걀도 가축의 범주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단은 언제나 인간의 왕성한 호기심에 의해 깨어지기 마련이다.


문헌에 <계란밥玉子飯>이란 표현이 등장한 것은 에도시대의 요리서(料理書)<풋내기의 식칼素人包丁>이다. 지금의 다마고가케고항과 비슷한 형태이나, 찐다는 점에선 다르다. 밥 위에 계란을 푼다는 면에선 원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한즉 かけご또한 에도시대 이후부터 대중에게 널리 퍼지게 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을 테다. 일설에 의하면 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 선생께서도 다마고가케고항을 즐겼다고 한다. 日本 최초의 종군기자로도 활약했던 기시다 긴코(岸田吟香) 선생은 かけご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유한 인물로도 알려져, 대중화에 형형한 영향을 끼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구족계 폐지처럼 규제 없는 밥의 求道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유로우며 새로운 창작 요리로 탄생되어 나올 것임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겠다.

<시로메시 수행승>의 타쿠안이 과연 어떤 돈부리를 최고의 밥으로 등극시킬지는 아직 방영 중이라 모르겠지만, 小生으로선 かけご을 먼저 추천한다.

小生의 비법도 차제에 공개한다.

정말 심플하다. 갓 지은 밥 위에 계란을 푼다. 간장 두 방울. 그리고 참기름 한 방울. 이거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요리가 된다.^^

(물론 우나기동(鰻丼)도 매우 좋아한다. 아들과 함께 배시시 웃으며 먹기에 かけご과 더불어 최고다!)


,

시로메시에 최고의 반찬을 올려 가장 맛있는 밥을 구하는 수행의 길을 기꺼이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사이트 <도라마코리아>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별 다섯,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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