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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네코무라씨

유지군(175.208) 2020.04.12 16:32:28
조회 422 추천 13 댓글 0
														


미니 드라마 <오늘의 네코무라씨>의 이미지 컷(출처:야후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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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퇴근길에 유세차량이 심심찮게 보인다. 저마다 공약을 쏟아놓으며 한 표를 호소하는 모습도 사뭇 진지하다. 때때로 선거운동원들이 허리를 반으로 굽히면서 인사하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그래서 선거일이 임박했구나, 하고 실감한다.


솔직히 말해서 감흥은 없다. 다만 나름의 원칙과 척도로 작은 한 표일망정 투표를 해보자, 라고 생각은 한다. 물론 선택할 정당이나 후보자가 보이지 않아 투표를 포기하는 것도 의사표현의 하나인지라, 존중받아야 될 선택지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덧붙여 이런 생각은 한다. 보이코트를 하지 않고 기왕에 투표할 요량이라면 시대착오적이고 구태의연한 기준보다는 한국이란 사회에 가장 필요한 정치 세력을 국회로 보냈으면 하고 말이다.


그렇게 마음먹었으니 나름대로 분별력을 갖추려고 엄정한 시선으로 각 후보자와 정당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허나, , 마음에 드는 분들은 그다지 없다.

, 이럴 수가 있나 싶다. 어찌된 게 입에 발린 소리들만 남발하는 후보들이 차고 넘치는 것 같아서 살필수록 혀를 찬다.

그러니 다른 이들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마음에 드는 후보와 정당을 고르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사람들의 한 표가 모여 <정치지형政治地形>이 구축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동체 구성원들의 기준을 궁금해한다고 비판받을 일은 아닐 게다. 민주주의를 구사하는 사회라면 구성원들의 투표 성향도 그 공동체의 민도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척도로 기능될 수 있어 그렇다.


이를테면 계급투표(階級投票)를 다수의 유권자들이 선택했다면 그 사회가 상당히 계급대립적이라는 일단의 평가도 내릴 수 있을 테다. 그런고로 다들 어떤 기준을 가지는지 흥미를 가지는 것도 자연스런 지적 호기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다.

, 감흥이 없다면서 결과를 궁금해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라 계면쩍긴 하다만.


먼저 고백하자면 小生은 수년 전부터 階級投票로 투표의 기준을 100% 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속한 계층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정치인을 선출한다면 분쟁과 격정이 끊이지 않을 거라는 염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물론 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한 다수의 정치세력이 하나의 사안을 해결하는 데에 다수결(多數決)이란 방법을 활용하는 건 민주주의의 수단이긴 하지만,

그것이 만능이라고 생각진 않는다. 그것이 모두에게 통용이 되려면 <사회통합社会統合>이란 전제가 공동체에 구현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조화(調和). 그렇지 않을 경우 다수결에서 밀리고 소외된 쪽의 불만은 끊임없이 터져 나올 테고, 결국 집단 격정은 횡행되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증오와 격정이 넘치는 사회의 정치인이라면, 누구보다도 통합의 의지와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마땅할 테다.

통합의 디테일은 다른 것이 아니다. 이해관계가 다른 상대 쪽과 협상과 조정을 할 수 있는 안목과 식견이다. 다수결이 가지는 한계를 협상과 조정이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보통 조화롭다고 얘기한다.

이것을 제대로 해내는 공동체를 바로 성숙사회(成熟社会)라 할 수 있겠다.


小生이 난립하는 후보자들 중에 <정치의 프로>가 누구인지, 어느 정당인지 꼼꼼히 살피고 있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 조화보다는 배척을 입에 담는 아마추어의 정치실험을 신뢰하지 않는 소생의 판단이 물론 전적으로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세계는 크고 넓고 깊기 때문에 여전히 계급투표를 실천하는 분들이 옳을 수도 있다.

이것은 저마다의 스키마에 따라 판단할 계제다. 누가 옳고 틀린 것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어떤 기준이든 미리 전제를 하는 것만은 피해야 된다는 점을 단호히 말하고 싶을 뿐이다.

사실과 논리에 입각한 과학적 사고로 매 사안을 바라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요컨대 조화(調和)란 사실과 논리를 인정해 구현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분쟁보다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한층 유익할 수 있을 테다. 이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서 다 달라질 순 있겠으나, 지난 역사와 눈앞의 현실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면 판단을 신중히 내릴 순 있지 않을까 싶다.

小生이야 여전히 조화로운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마는.


그래서 우한코로나로 모두가 힘들 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조화가 구현되는 토대>가 쌓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간절하다.

하여, 오늘은 상당히 이채로운 드라마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오늘의 네코무라씨 きょうの猫村さん>. 미니드라마다. 한 회당 2분이 조금 넘는 방영시간을 뽐낸다. 만화가 원작인데, 정말이지 발상이 기발하고 독특한 드라마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2분짜리 드라마?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내용은 심플하다. 자신을 길러준 주인과 다시 만나 함께 살기를 바라는 고양이 네코무라가 가사 도우미로 변신, 돈을 벌어 주인과 상봉하려는 내러티브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과 상봉하기 위해 가사 도우미로 일하겠다는 고양이의 생각은 제법 야무지다.

주인을 가족처럼 생각하지 않고사는 나올 수 없는 발상이다.

이치가 그러하다면 네코무라에겐 주인과 상봉하는 것이 그야말로 <조화>로운 상황이 될 수 있겠다. 의당 주인과 상봉하기 위해 일하겠다는 발상은 전통적인 고양이의 모습을 사뿐히 건너뛰는, 새로운 전형(典型)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계급투쟁이 요동쳤던 19세기나 20세기의 세계에선 나올 수 없는 고양이이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했다. 네코무라의 등장은 21세기의 조류를 강력히 상징한다.


이 흥미로운 고양이 네코무라 역을 맡은 배우는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씨다. 그가 연기하는 고양이 네코무라는 위화감을 찾을 수 없다.

정말 마츠시게의 고양이다. 1화의 2분을 보는데 그렇게 유쾌할 수가 없었다. 혀를 내둘렀다.


<きょうの猫村さん>는 가벼운 드라마이지만 하나의 알레고리(allegory)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고양이도 일할 수 있다는 조화로운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배척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다양한 형태가 양립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조화로운 세계>.


격정과 분쟁의 계급대립적 사람들에게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세계란 다종(多種)의 양식(様式)이 얼마든지 존재하는 법이다. 네코무라가 자신의 디테일로 어엿한 가사 도우미가 되는 것처럼. 21세기의 고양이는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조회로운 생존을 위해 일을 한다.

그렇다면 네코무라와 가사 노동을 나누고 공존하는 것도 결코 모순은 아닐 테다.

그것이 배척이 아닌 조화의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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