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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禅

유지군(49.170) 2021.08.21 17:37:29
조회 629 추천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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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에 혁혁한 활동을 보인 승려 중의 한 분으로 도겐선사(道元禅師)가 계시다. 日本에서 불교의 한 종단인 조동종(曹洞宗)을 연 개조(開祖)이시다.

하면 조동종이란 무엇인가? 禅仏教를 말한다. 선불교란 단적으로 <일개인들이 수행을 통해 자기 안의 부처님을 자각하여 깨달음을 획득한다!>라 주창하고 있는 종파이다.


그래서 면벽수도(面壁修道)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더 나아가 첫머리에 언급한 도겐선사께선 아예 <좌선(坐禅)하는 모습 그 자체가 부처이며, 그 자체가 깨달음>이라고까지 피력하셨다.

禅仏教가 좌선을 얼마나 중시 여기는지 단적으로 역설시킨 예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좌선을 통해 어떤 경지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일까?

어떤 경지가 되어야 자기 안의 불성(仏性)을 각성하게 될까?

단언컨대 도겐께선 <身心脱落>이라 하셨다.


심신탈락? 몸과 마음을 얽어매는 일체의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버리고 또 버리면 일체의 미망(迷妄)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겠다.

사실, 자기 안의 집착을 버리면, 지금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는 법이다. 자신을 낮추고 버릴수록 타자에 대해 <절제와 배려>를 구현하기 쉬운 이치와도 같다.

(小生이 언제나 절제와 배려의 태도를 강조하는 연유 중의 하나도 여기에 기인한다.)


자기를 낮추고 버릴수록 매사 일이든 사랑이든 역설적으로 전력을 다하게 된다.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身心脱落 이후 <구현되어 가는 가치에는 그만큼의 환희가 충일>해지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잡배들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획득할 수 없는 <고귀한 충일감>이라 할 수 있겠다.


주지하다시피, <중생 구제>를 전면에 내세운 정토종(浄土宗) 같은 종단과 도겐선사의 가르침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이를테면 동시대에 활약한 잇펜(一遍) 같은 대사는 염불을 하면 부처도 나도 구별이 없어진다. 아미타불을 한 번이라도 부르면 누구나 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러한 가르침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춤추며 설파했다고 해서 그분을 오도리넨부쓰(踊念仏)라고 민중들이 불렀다. 확실히 파격적인 모습인지라 중생 구제의 형태 또한 혁신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겠다.

좌선을 강조하는 도겐선사와는 차별적인 모습이다. 즉 정토종이 기독교처럼 지고의 타력(他力) 종교라면, “좌선이 최고의 수행(只管打坐)”이라는 도겐은 자력(自力) 종교의 본바탕을 선연히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어디 그뿐 만이랴, 이 시대의 위대한 선각자 중의 한 분인 니치렌(日蓮) 大師<南無妙法蓮華経>을 외우면 자신 안의 불성이 자각되어 개인 구제는 물론이고 국가 구제까지 이루어진다는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형성해 포교 활동을 왕성히 펼쳐 나가기도 했다.

가마쿠라 시대의 불교는 이처럼 뜨겁게 민중들 속으로 각양각색으로 발현되어 나갔다.


그 속에서 도겐선사는 일관되게 좌선을 으뜸으로 치며, 중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심신탈락의 경지로 나아가 불성이 만개되기를 소망했던 위대한 분이라 할 수 있겠다.



事理가 그러하다면 도겐선사를 뵙고 싶지 않으신가?

방법이 있다. 平成 20(2008)에 공개되었던 영화 <>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겐선사의 일대기가 2시간이 넘는 내러티브에 섬세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선을 한눈에 파악하기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만큼 디테일하기 이를 데 없는 작품이다. 그분의 사상이 호응을 얻게 되자, 기존의 불교 세력인 천태종(天台宗) 히에이잔(比叡山)의 엔랴쿠지(延曆寺) 세력으로부터 탄압을 받게 되는 시퀀스나 身心脱落을 추구하는 좌선의 장면들은 한마디로 말해서 압권이다. 더 나아가 백미 중의 백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겨우 2시간을 투자해, 의 흐름과 가마쿠라 당대의 현실을 구경할 수 있는 건 영화라는 장르가 주는 큰 미덕이다.

대중예술의 효능을 가히 극적으로 웅변시킨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세상살이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지루하기 짝이 없다며 뭔가 새로운 걸 찾는 분들이 있다면 이 작품은 딱 적격이다.

덧붙여 매사 짜증내거나 징징거리는 사람들까지도 자기중심적 행각을 버리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성찰하겠다는 결의만 다진다면 말이다.

영화 <>을 알고자 한다면, 정말로 신세계를 열어줄 수도 있을 테다.


그렇잖을까. 선불교에는 공안(公案)이란 문답이 패턴처럼 발달되어 있으니까. 제자가 묻고 스승이 답한다. 물론 이 작품에도 그러한 장면이 벚꽃처럼 선연히 머물러 있다.

그러한즉, 당신이 자신을 성찰하려 한다면 물어라. “심신탈락하면 정말로 신세계의 경지를 얻을 수 있습니까?”

답한다. “먼저 네 밥그릇부터 닦아라.”

이 의미를 캐치해 내고자 한다면 영화 <>을 찾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거기에 바로 가마쿠라 시대를 선연히 안았던 도겐선사가 <여러 정답> 중의 하나를 넌지시 알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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