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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류큐, 오키나와를 생각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

유지군(220.87) 2020.06.23 19:01:43
조회 316 추천 13 댓글 0
														

오키나와(沖縄)는 옛날엔 류큐왕국(琉球王国)이라 불렸다. 류큐왕국은 차이나(China)의 책봉체제(冊封体制) 속에 들어가 조선처럼 대외적으로는 왕조의 존속을 보장받았으나, 또 한편으로는 막번체제(幕藩体制)日本에도 예속되어 있었다.


물론 에도막부(江戸幕府) 이전에도 류큐와 日本은 매우 긴밀한 관계였다. 일례로 무로마치막부(室町幕府)의 아시카가 쇼군(足利将軍) 때도 외교관계가 구현되어 있어, 공문서가 오고갈 정도였다. 이때 공문서의 문자는 가나문(仮名文)이었다. 류큐에 가나문이 들어온 것은 13세기부터라고 한다.


따라서 차이나, 동남아시아, 조선과의 공문에는 한문이 쓰였지만 日本과의 외교문서에는 가나문이 통용되었다. 이 점을 두고, 오키나와 출신의 다카라 구라요시(高良倉吉) 류큐대 명예교수(琉球大名誉教授)는 류큐인의 日本에 대한 동문동종의식(同文同宗意識)의 발로라고 보았다

 

류큐국은 중개무역(仲介貿易)으로 크게 번성했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당시의 조공무역(朝貢貿易) 루트를 류큐가 현명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류큐는 명에 입공(入貢)한 이래, 무역 루트를 개척하고 적극적으로 임해 명대(明代)에만 조공 횟수가 171회로 다른 책봉국가에 비하면 단연 압도적이었다.

(참고로 2위로 현재의 베트남인 안남(安南)89회였다.)

그만큼 무역선을 많이 띄웠다는 것이다

 

그러한즉, 류큐는 대량의 차이나 물품을 입수하여, 자국에선 극히 일부만 소비시키곤 日本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팔았고, 의당 다른 나라의 특산물이나 상품도 차이나에 판매하여 이윤을 막대하게 남겼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말은 日本과 차이나를 위시한 각국의 상품들이 거쳐 가는 <해상의 거점>으로서 류큐의 위상이 내외에 깊이 각인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연히 류큐인들 스스로도 여기에 크고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일례로 쇼씨 왕조의 5대 국왕 쇼타이큐왕(尚泰久王)日本에서 건너온 승려 쇼코(承琥)를 총애하여, 1458년 대규모 사찰들을 세우면서 함께 주조(鋳造)시킨 <만국진량의 종万国津梁>에 새겨진 글귀도 이를 강력히 웅변한다.


<……대명(차이나)을 광대뼈와 잇몸으로 삼고, 日本을 입술과 이로 삼는다. 이 둘의 중간에서 류큐국은 높이 솟아오른 봉래섬이다. 선박으로 만국의 진량(가교)을 삼으니 기이한 산물과 귀한 보배는 십방찰(十方刹)에 충만하다,>


류큐국이 日本에 정식으로 편입된 것은 메이지(明治) 12(1879)이었다.(琉球處分)

―「琉球處分의 도정을 그린 드라마가 있다. NHK에서 제작, 방영한 나카마 유키에(仲間由紀恵)씨 주연의 <템페스트テンペスト>이다. 2011년 작품인데, 내러티브가 박진감이 넘치는 데다 실재성을 깊이 구현시켜, 당대 류큐국을 촘촘히 현실감 넘치게 표현한 명작이다.

류큐국에 흥미가 있다면 꼭 감상하기를 권한다.


각설하고, 류큐국은 明治 12년부터 日本의 하나가 되어, 오키나와(沖縄)현으로서 발전을 거듭해 나갔다. 그러나 시대의 광풍을 안타깝게도 비켜설 순 없었다. 무시무시한 폭풍에 맞닥뜨려 초토화된 것처럼 1945년 세계 2차대전의 참화를 무섭도록 처절히 겪고 말았다. 바로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격렬한 공방의 오키나와전투(沖縄戦)가 터져 버린 것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沖縄戦194541米軍의 오키나와 상륙부터 시작되어, 日本軍 32군의 우시지마 미쓰루(牛島満) 사령관이 할복하는 623일까지 숨 가쁘게 치러진 교전을 말한다.

(米軍은 상륙 한 달 전부터 오키나와에 어마어마한 폭탄세례를 퍼부었다.)


당시 희생된 오키나와의 전투원 및 비전투원들은 무려 20만 명을 넘었다. 의당 米軍도 엄청난 숫자의 전사자들을 냈다. 그야말로 쌍방 모두 최악의 희생자들을 내야 했던 가히 참혹한 전투가 아닐 수 없었다.

오키나와 현민으로선 정말이지 전대미문이라고 표현될 만큼 견디기 힘든, 가혹한 시기였다

 

종전(終戦) , 아물기 힘든 상처를 부여잡고 류큐는 米国의 통치를 받았다. 그런데도 1961, 당시의 류큐 정부가 처음으로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무하기 위한 <위령의 날慰霊>을 의연히 정했다.

日本으로 다시 복귀한 이후 1974년에는 오키나와 현 조례(条例)623일을 <위령의 날慰霊>로 공식화시켰다. 더 나아가 1995년에는 오키나와 평화기념공원에 평화의 주춧돌(平和)을 세웠다. 그때의 전투에서 희생된 분들의 이름이 기념비에는 고이 새겨져 있다.

오키나와 현은 매년 추도식을 이 날에 엄숙히 열고 있다.


올해는 그날로부터 75주년이 되는 해다. 623, <위령의 날>. 그날을 떠올리면 머리 숙여 희생되신 넋들을 추모하지 않을 수 없다. 小生은 전쟁의 참상을 직접 절감하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평화를 품에 안으려는, <평화와 번영>을 절실히 기원하는 인류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되신 모든 분들을 마음 깊이 애도합니다. 다시는 인류에게 전쟁이란 참화가 발생되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소망합니다.

영령들의 명복을 삼가 빌며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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