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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나리우치後妻打ち

유지군(115.91) 2021.05.03 09:49:45
조회 619 추천 8 댓글 0
														

時代劇 <필살 시리즈必殺シリーズ>昭和 47(1972)부터 아사히 방송(朝日放送)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현재까지 방영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변함없이 누리고 있다.

TV 시리즈는 물론이고 영화로까지 수없이 제작되기도 했다.

2009년의 연속드라마 이후로는 매년 스페셜로도 제작 방영되고 있다. <필살사업인必殺仕事人>2019, 다음해는 2020 이런 식으로 안방의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時代劇이라면 다이야키(鯛焼)를 먹는 것처럼 정신없이 좋아하는 小生으로선 당연히, 매우 애호(愛好)하는 시리즈이다. 小生이 조선탐정 박명준을 에도시대(江戸時代)에 매치시켜 시대극미스터리(時代劇ミステリー) 시리즈를 집필, 출간하고 있는데, 이 작품의 영향도 없진 않을 정도이다.^^


내러티브의 패턴은 가히 심플하다. 제각각 직업을 가지고 있는 청부업자(請負業者)들이 억울한 일을 당해 복수를 원하는 고객들의 의뢰를 받아 대신 해결해 주는 과정을 그린다.

해결의 방법은 일거에 단행하는 제거이다. 그야말로 필살(必殺)이다.


원한을 대신 풀어주는 청부업자들 중에는 혼마치부교소의 도신(本町奉行所同心)이 있는가 하면, 표구사(表具師), 기와 일을 하는 가와라야(瓦屋)의 장인 등 신분은 제각각이다. 사무라이와 직인들까지 섞여 있으니 만큼 이력도 다채롭다.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이들이 동료(仲間)로서 활동해 나가는 점도 이 작품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흥미진진한 시리즈 중에서 2015년의 스페셜이 특히 인상에 남아 있는데, 오프닝 시퀀스에서 보여준 우와나리우치後妻打덕분이다.


後妻打?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후처를 친다는 의미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이렇게 나와 있다.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로부터 江戸時代 초기에 걸쳐, 남편이 재혼하였을 때, 그 전처가 친지들과 같이 미리 예고하고, 후처의 집을 습격, 살림살이를 때려 부수던 풍습.>


오호, 하고 탄성이 날만 하지 않나? 그러니까, 이건 정말로 이야기산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선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어필될 수 있는 상상의 원천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렇잖을까? 이혼한 전처(前妻)가 후원인들을 모아서 남편 후처(後妻)의 집을 공개적이고 집단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인데, 상상만 해도 아수라장이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도 남을 수밖에 없다. 여자든 남자이든 간에 질투란 애욕(愛欲)의 첨병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질투에 눈이 먼 사람들의 난투극은 가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을 테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심경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겠다. 남녀 간 갈등의 일단은 질투로부터 파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치정에 얽힌 사건은 대체로 그 깊은 바닥 한구석에 질투가 똬리를 틀고 있는 법이다. 인간사, 고래로부터 내려온 끈질긴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아니, 신대(神代)로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이다. 들도 사랑하다가 질투한다.


예컨대 이즈모(出雲) 오오쿠니누시노미코토(大国主命)님의 부인인 女神 스세리히메노미코토(須勢理姬命)님의 경우가 그러하다.

두 신은 서로 사랑했다. 그러나 스세리히메님의 부친이 결혼을 반대했는데도 아랑곳없이 여신은 오오쿠니누시님을 향해 순애보를 바쳤다. 그리고 어려움에 빠진 그분을 몇 번이나 목숨을 살릴 정도로 곤경에서도 구해 주었다. 그야말로 조강지처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허나 그 이후, 지상을 순조롭게 지배하게 된 오오쿠니누시님이 그만 다른 女神들과도 사랑에 빠져버려 걸핏하면 바람을 피웠던 것이다.

의당 스세리히메님은 격노했고 오오쿠니누시님은 쩔쩔맸다. 부부싸움까지 벌어지자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오오쿠니누시님은 흡사 小生이 반한 분에게 연모(恋慕)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듯, 편지를 보내게 되고, 그렇게 소통해 나가자, 女神도 그제야 마음을 풀고 남편을 용서하면서 이런 편지까지 전하게 된다.


<나의 오오쿠니누시노미코토여, 당신은 남자이니 에둘린 섬의 곶, 해변의 곶 그 어디에서건 어린 풀처럼 싱싱한 처를 데리고 있겠지요........ 나는 여자이고 보니, 당신 외에는 남자가 없고 당신 외에는 남편이 없습니다..........

비단장막 흔들리는 속에서 부드러운 모시 이불 안 바스락거리는 소리 밑에 백설과 같은 여린 유방, 흰 그물처럼 하얀 팔을 부딪쳐 애무하고, 옥 같은 손 뻗어 베개 해 주시고, 허벅지를 길게 뻗어 편히 주무세요. 부디 맛있는 술을 드사이다.>


질투에 분노하게 되어 눈이 돌아간다 하더라도 <소통>은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어 격정을 말끔히 상쇄시킨다.

하물며 신대도 이러할진대, 의 마음을 닮으려 하는 인간세계도 노력하면 못할 일이 없겠다.

바로 소통의 힘이다!


그런데 언뜻 보면 <우와나리우치後妻打>는 소통이 되지 않아 난장판을 만든다는 것이니, 神代보다 못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라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물론 아니다.


눈부신 日本은 일찍이 7세기, 지나(支那) 대륙의 수나라와 대등한 관계를 천명한 쇼토쿠 태자(聖徳太子) 이래 <>가 구현되어 있는 곳이다.

하극상이 난무했던 전국시대(戦国時代)에도 품격을 추구했었는데, 하물며 에도시대에 조화의 질서가 없었겠는가.

자세히 들여다보자.


우선 우와나리우치에는 몇 가지 룰이 엄격히 적용되었다. 남편이 전처와 이혼하고 일정 정도의 기간이 지나고 후처를 들일 때는 우와나리우치를 일절 거행할 수 없었다. 남편이 전처의 마음을 헤아려 금욕의 기간을 보냈던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두 번째, 남편이 금욕을 견디지 못하고 후처를 허겁지겁 취했을 땐 전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 입증되므로 공격의 명분은 충분해지지만, 이때도 반드시 사전에 예고장을 후처에게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모월 모일(某月某日) 당신을 치겠노라!” 이런 식이다.

그래야만 후처 쪽에서도 그날을 대비해 자신의 동료들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양 진영은 긴박하게 움직일 텐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셋째, 쌍방이 반드시 현장에 중재자(仲裁者)를 입회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목이 키포인트이다. 이야말로 얼마나 현명한가 말이다.^^

아무리 여자들로만 구성되어 한바탕 난리를 친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지면 크게 불상사가 날 수도 있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말처럼 이성을 뒷전에 둔 격정의 대립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거기다 질투가 동기이니 더 말해봐야 잔소리이다.


즉 중재자는 우와나리우치가 아수라장 쟁투(爭鬪)로 변질되기 전에 쌍방의 화해를 도모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 대목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 볼 수도 있겠다.

중재자가 있으므로 後妻打는 하나의 의식처럼 치러진다. 한바탕 벌어지는 소란이 부정을 씻어내는 신도(神道)의 미소기() 의식과도 다름없는 성격이 된 셈이다.


사실 냉철히 생각해 보면, 남편과 이혼한 전처나 새로 입적한 후처나 자신의 감정 속에 들끓고 있는 원한이나 질투, 죄책감 따위에서 마음껏 자유로울 순 없을 테다.

따라서 우와나리우치는 그러한 굴레를 씻어내고자 하는,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처럼 홀가분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쌍방 간의 선연하면서도 야무진 의식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後妻打의 본질이라 할 수 있겠다.

(어느 나라의 反日정권은 <중재자>도 없이 극단의 갈등을 분출시키고 있는 걸 보면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데, 後妻打에서 좀 배워야겠다.

? 어느 나라가 어디냐고? 몰라서 물어요. 支那이지요. 쿨럭.^^

, 지나 공산당 분들도 지난 日米정상회담 때문에 눈이 뒤집힌 것처럼 보이네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한 日米의 노력은 앞으로도 가일층 치열해질 거라 봐요. 그 부표가 이번 정상회담인 겁니다.

인류는 자유로운 독립국 타이완을 끝까지 지킬 거예요! 자유, 평등, 박애 만세!!)


그건 그렇고, 後妻打를 통해서 당대 여성들의 생활 측면을 유추해 보면 흥미로운 점도 적지 않다. 보통 그때의 여성들은 수동적이라 지레짐작할 분들도 없지는 않을 텐데, 실상은 後妻打의 경우도 그렇고, 당대의 문화를 이끌었던 조닌(町人)들을 보면 여성들의 파워도 제법 흘러넘쳤다고 할 수 있겠다.

주걱권이란 재미있는 표현도 있듯이, 대가족의 식생활을 비롯해 집안 경제를 그녀들이 쥐고 흔들었다고 크게 과언은 아닐 테니까.^^


예컨대 요릿집이나 료칸의 안주인을 오카미(女将)라고 부르지 않는가. 지금도 그 호칭은 전승되어 오고, 유명 료칸일수록 그녀들은 빛을 무수히 발하기 마련이다.

능동적이지 않으면 발현(発現)될 수 없는 모습들이다.


각설하고, <필살사업인必殺仕事人 2015>는 오프닝 신에서 우와나리우치를 즐겁게 구경할 수 있다. 극중에선 혼마치부교소의 도신 와타나베 쇼고로(渡辺小五郎)가 중재자가 되어 능청스런 모습을 보이는데 기꺼이 파안대소할 수밖에 없다.

이것만 해도 당대 에도시대로 타임리프한 기분이 들 텐데, 특히 시대극을 애호하는 분이라면 필히 감상 목록에 첨부해 두게 되면, 오래오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테다.

더 나아가 小生처럼 자기중심적 잡배들이나 악한들을 혐오하는 분이라면, 와타나베의 일도양단(一刀両断) 앞에서 단숨에 카타르시스를 가슴 깊이 느끼게 되고도 남는다.

그것은 대중예술이 선사해 주는 멋진 희열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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