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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치 히로코明智煕子와 야오야 오시치八百屋お七(1)

유지군(115.91) 2021.03.25 16:20:47
조회 605 추천 8 댓글 0
														
NHK대하드라마 <기린이 온다麒麟がくる>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년이 넘게 도도히 펼쳐졌던 당대 군상(群像)들의 저 찬연한 벚꽃 비()처럼 명멸(明滅)해 간 모습을 지켜보며 그동안 얼마나 뜨겁고 얼마나 숙연해졌는지.
그저 가능하다면 `TV 너머 그들의 어깨를 툭 치며 웃고, 그들의 두 손을 마주잡으며 울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小生도 저 슬플 정도로 아름다운 영웅들과 함께 戦国時代를 달리고 싶었다. 아니, 아니다. 함께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달려 나가는 아케치 휴가노카미 미쓰히데明智日向守光秀)님에게 선연히 감응한 이상. 
小生은 그간의 경험과 천성으로 인해 자기중심적 잡배들과는 말도 섞지 않으려는 대신, 품격 높은, 절제와 배려의 분들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특히 단아한 자태에 온화하고 섬세한 성정의 분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래서 아케치 휴가노카미님을 좋아한다
그는 무장(武將)으로서의 능력뿐만이 아니라, 당대의 초특급 엘리트로 고대부터 내려오는 의식과 전통 등 과거의 선례를 연구하는 학문인 유직고실(有職故実)에도 일가견(一家見)이 있었다

무엇보다 자기를 낮추고 버릴 수 있는, 당연히 절제와 배려를 구현시킨 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님의 폭주를 막고자, 혼노지의 변(本能寺)을 그가 애끓는 심정과 뼈를 깎는 각오로 분연(奮然)히 일으켰을 테다. 여러 정황으로 유추하면, 일신의 사욕에 의해서 촉발시킨 것으론 평가하긴 어렵다

혼노지의 변은 휴가노카미님의 <자기를 버리는 마음이 발현発現>되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다.여기에 대해선 <기린이 온다麒麟がくる> 전체 리뷰 형태로 따로 언급해 볼 요량이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휴가노카미님의 부인 아케치 히로코(明智煕子)님에 대해 언설(言説)한다

그제 오햐쿠도마이리(百度参)를 언급할 때, <기린이 온다> 39화의 에피소드를 들어 그녀의 자기를 버리는 百度参의 사랑을 일례로 삼았는데, 그 까닭은 이러하다 탄바 공략(丹波攻略)에서 부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는 휴가노카미님의 쾌차를 위해 히로코님이 비가 쏟아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오햐쿠도마이리를 드렸던 시퀀스가 사랑하는 사람의 편지를 받는 것처럼 小生의 인상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오햐쿠도마이리를 드리는 그녀의 애처로운 모습이 눈시울을 적셔 버린다. 그런데 이 눈물의 시퀀스가 언뜻 생각하면 작가의 머릿속 상상의 소산으로 여겨지기 쉬운데, 아니다.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타당하다

히로코님의 친정 쓰마기(妻木) 가문의 위패를 대대로 모시는 절(菩提寺)인 사이교우지(西教寺)<사이교우지 과거장西教寺過去帳>이나, 神道家 요시다 카네미(吉田兼見) 선생께서 쓴 <카네미쿄키兼見卿記>의 기록을 살피면 충분히 개연성 있는 일화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녀는 휴가노카미님의 중병을 지나치게 간병하다가 그만 그 피로가 누적되어 발병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간병의 피로가 원인이 되어 몸져누웠다고 한다면, 그녀가 그 힘든 오햐쿠도마이리를 몇 번이고 감행했을 공산이 크다
사랑하는 남편의 쾌유를 위해 자기를 버릴 수 있는 분이라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

예컨대 아사쿠라 요시카게(朝倉義景) 다이묘의 에치젠(越前)에서 궁핍한 생활을 할 때도 그녀는 남편이 맡은 연가회(連歌会) 행사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까지 서슴없이 팔아 기어이 충당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 자기를 낮추고 버리지 않는 오햐쿠도마이리 같은 사랑이 아니라면 발현시킬 수 없는 마음이라 하겠다. 두 사람의 금실은 매우 좋았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자기를 낮추고 버릴 수 있는 절제와 배려의 사람을 누군들 깊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선연한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는 법이다.(미안하지만 자기중심적 잡배들은 이런 사랑은 꿈도 꾸지 마라, 변하지 않는 이상.) 따라서 <절제와 배려>의 오햐쿠도마이리의 사랑으로 발현된 휴가노카미님과 히로코님의 경우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일례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나키무시(なきむし울보)라 해도 과언이 아닌 小生의 가장 찬연한 귀감인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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