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보통 옥상으로 가는 문을 열어두나요?"
바람 때문에 입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빼내며 희연이 물었다.
"다른 학교를 가본적이 없어서.. 굳이 잠궈둘 이유도 없지 않어?"
처음 이 학교에 왔을 때 부터 열려있던 옥상 문이었다.
봄 바람에 벗꽃잎이 흩날릴 때도, 매미가 울던 여름에도 그리고 학교 앞 상가가 뺴곡한 시내 너머 오봉산이 노랗게 물들 때도 열려있었다.
"혹시 알아요? 누가 위에서 위험한 물건을 던질지도 모르고, 정말 만약에 누가 뛰어 내릴 수도 있잖아요."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그런 사람은 없었나봐. 애초에 굳이 그런 짓을 학교에서 할 이유도 없지. 근데 오늘 급식 메뉴 알아?"
더이상 생각하기 귀찮아서 자연스래 주제를 넘겨보기로 했다.
"아마 고등어 순살 조림에 콩나물 국일거에요."
"아... 밥도 자수하겠네..."
"히히 전 그럴줄 알고 김자반 챙겨왔어요."
그녀의 웃는 소리와 함께 다음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좀 있다가 급식실에서 보자. 나 김자반좀 주고 올라가라."
"먹고 싶으면 다음시간 끝나고 우리반 와서 직접 가지고 가요~"
개구쟁이처럼 웃으며 뛰어가는 그녀를 따라 반으로 뛰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