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짜파 단편선 (박철응) -2-

김짜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03 05:37:50
조회 66 추천 0 댓글 0

"누구세요"


어머니는 설거지를 하느라 틀어둔 수도를 잠깐 끄고 손을 탁탁 털면서 현관쪽을 향해 물어본다.


"윗집인데요.."


아버지도 거실에 반쯤 누워있다가 현관 쪽을 힐끔 쳐다보고 계속 주시한다.


어머니는 쿵쿵 거리면서 걸어가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윗집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눈다.


"네 무슨 일이."


"아니 집에서 담배 좀 피지 마세요 온 집안에 담배 냄새가 진동하네 몇 번 말해야되요"


다소 신경질스럽고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에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린다.


어머니가 부엌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아버지께서 고개를 돌리시고 창 밖 풍경을 바라본다.


나도 내 방 침대위에 쭈그려 앉아서 그 모든 걸 지켜보다가 아무생각없이 벽지를 다시 응시한다.


종종 있는 일이다. 아버지는 흡연자이고 집에서 담배를 핀다.


어렴풋이 생각해보면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잠깐 금연을 했었다고 한다.


온 집안에 담배냄새가 가득한게 좋지는 않지만 딱히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우리집에 가득한 무기력감과 담배연기는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져서 그럴지도 모른다.


"거 시발 담배 좀 필 수도 있지.."


아버지는 바닥에 누워 나지막하게 말을 내뱉었다. 물론 어머니는 설거지를 하느라 듣지 못 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으로써의 권위를 챙기고 싶은 소심한 행동일 꺼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평생 공사판에서 굴러온 일용직 노동자라 일이 없는 날에는 하루종일 집에 누워서 티비를 보거나


가끔 못 견디게 날이 더우면 시원한 건물에 들어가서 시간을 죽이고 온다.


아버지를 따라 더운 여름날 몇 번 은행에 같이 시간을 죽이러 가봤던 기억이 난다.


은행 안은 언제나 사람이 붐볐고 다들 무표정하게 앉아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그 틈에 껴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싶었으나 아버지와 다르게 나는 넉살이 부족한가 보다.


번뜩거리는 벨트를 찬 청원경찰과 눈이 몇 번 마주치고는 왠지 모르는 부끄러움에 아버지를 두고 혼자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적이 대부분이다.


아직은 내가 어려서 부끄러운 것일까..


하긴 고등학교 졸업을 작년에 했으니 아직은 어리다면 어리다고 생각한다.


"철응아 잠깐 나와봐"


어머니의 부름에 한쪽이 꺼진 침대위에 앉아있던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갔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공지 곰곰곰베어 [1] ㅇㅇ(211.44) 18.12.23 214 0
공지 20181221 기준 소설가가 되자 추천 리스트 [3] 악플게임♡뭇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2.21 215 1
134 도플갱어 만난 썰.ssul ㅇㅇ(121.185) 03.29 8 0
133 점검 끝나는시간 미정 ㅅㅂ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4 9 0
131 웹소설같은거는 잏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31 41 0
129 필력 평가좀 [1] 응우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13 108 1
128 11살 소설 평가좀 [1] 소갤러(114.207) 23.10.11 78 0
126 됐구나. 다행이야. 그럼 나 형 소갤러(114.206) 23.09.10 33 0
125 내 필력 평가 좀 [2] ㅇㅇ(110.11) 23.08.06 132 0
124 책상 위에는 여러가지 주제가 담긴 쪽지가 놓여 있습니다 퓨퓨(175.197) 23.08.03 40 0
123 친구가 추천해준 소재로 대충 끄적여봅니다 [1] ㅇㅇ(121.153) 23.07.30 126 4
122 제가 쓴 글을 읽어 주세요 [4] 레핀(218.54) 23.06.11 240 0
121 지금 쓰고있는 소설인데 평가 좀 [2] ㅇㅇ(49.172) 23.05.21 137 0
118 아주 짧은 단편 [1] 날으는■스파게티(211.234) 23.02.22 109 0
117 소설가가 되자 보는 사람은 없음? ㅇㅇ(1.241) 23.02.17 86 0
114 영웅의 자격 [에푸킬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27 33 0
113 붉은 욕조(자1살주의) 총기는사랑입니다(203.130) 23.01.17 67 0
110 옥상에서 똥쟁이(223.62) 22.12.24 33 0
109 다시 왔습니다 필력 확인 부탁드립니다 [7] 주홍구슬(124.51) 22.12.23 194 1
107 안아줘요 아니치르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2.02 23 0
105 개뻘글 마늘오리(61.79) 22.08.31 56 1
104 필력확인 부탁드립니다.. [6] 주홍구슬(61.98) 22.08.24 499 10
98 안식처 준브로(106.246) 22.05.23 57 1
97 여기서 이러지말고 장르소설갤러리로 ㄱ ㅇㅇ(8.38) 22.05.07 262 0
96 소설의 한 장면 묘사 01 와냥(112.155) 22.05.01 79 1
94 사색(死思) [2] Peck200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4.06 137 5
91 하늘 도서관 [1] 메인어언제끝나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3.21 93 1
84 무화과 ㅇㅇ(211.193) 22.02.12 47 0
83 방문 ㅇㅇ(211.193) 22.02.10 46 0
79 그림자 ㅇㅇ(218.239) 22.01.15 53 1
78 표현 방법좀 알려주세요 [6]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9 355 0
77 소설 사이트 정보의 바다ㅊㅊ regul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144 0
76 소설사이트추천 정보의바다 ㅇㅇ(122.36) 21.12.23 89 0
75 소설 사이트 추천 제주커피 ㅇㅇ(1.225) 21.12.14 79 0
74 원하는 소설 다있는 사이트 추천해줌 [2] ㅇㅇ(218.239) 21.12.13 287 0
72 소설커뮤니티 추천해드려요 ㅇㅇ(223.38) 21.11.01 163 0
71 나는 웹소설이 아닌, 출판물로 낼건데 [1] ㅇㅇ(182.231) 21.10.14 275 0
70 판타지 능력자 성장 배틀물 쓰는 중입니다. 최후의청소부(210.126) 21.08.31 193 1
69 거울 2화 Minog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6 51 0
68 거울 1화 Minog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4 125 3
67 망갤이지만 소설 추천 좀 ㅇㅇ(106.101) 21.08.05 90 0
66 죽은 별을 재련하는 까마귀 2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23 36 0
65 죽은 별을 재련하는 까마귀 1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23 107 0
64 고기 ㅇㅇ(122.202) 21.07.18 25 0
김짜파 단편선 (박철응) -2- 김짜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6.03 66 0
62 김짜파 단편선 (박철응) -1- 김짜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6.03 119 0
61 무..뭐노.. 여기 소설추천갤이노 [1] Kkanu_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4 168 0
56 소설추천) 마을만들기 게임의 NPC가 살아있는 인간으로 밖에 [1] 30대비만대머리오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04 198 0
55 소설 똥 글 쓰러 오셨으면 맘 껏 써주세요 [3] 30대비만대머리오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03 272 1
54 소설추천) 아저씨 모험가 케인의 선행 30대비만대머리오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03 98 0
53 소설추천) 흑의 마왕 [2] 30대비만대머리오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02 115 1
52 일본 소설을 그나마 상상 번역으로 보는 법 (JTK 어플 사용 법) 30대비만대머리오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01 988 4
1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