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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좌충우돌 유럽 가족여행기⑥ 유럽의 지붕, 스위스 ‘융프라우’에 오르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9 15: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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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융프라우 정상에서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사흘 일정도 마무리가 되어 간다. 이제 다음 날 아침 일찍 스위스로 가야 한다. 처음엔 열차로 가볼까 했다. 스위스 취리히까지 5시간 정도를 가야 하고 비용도 비행기보다 비쌌다. 그래서 항공편을 미리 예약했다. 하지만 아침 9시 비행기라 6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 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는 전철로 1시간 걸리는데 첫 전철 시간도 그렇고, 커다란 캐리어 4개를 낑낑대고 끌고 다녀야 하는 것도 힘들어 택시를 전날 예약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한국인들은 참 부지런하다. 로마에서도 한인 택시를 운영한다는 블로그가 몇 개가 뜬다. 링크를 타고 들어갔더니 카톡 대화창이 개설됐고 새벽 430분에 호텔 앞에 픽업하는 것으로 금세 예약할 수 있었다. 비용은 전철과 기차 비용을 합친 것보다 조금 더 비쌌지만 그 정도는 감수했다. 대화도 안 통하는 이탈리아 택시보다는 돈 좀 더 주고 한국인이 운전하는 택시가 낫지 싶었다.


 

새벽 430분 정확하게 택시(?)가 도착했다고 카톡이 울렸다. 체크아웃을 하고(참고로 이탈리아에서는 호텔에서는 체크아웃시 도시세를 지불해야 한다. 1인당 6유로에 묵은 날짜만큼 추가된다) 호텔 앞에 나가니 승용차 한 대가 서있다. 한인 택시가 한인이 운전하는 자가용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택시임을 아침에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 기사가 짐을 다 내린 후에야 차에서 내릴 수 있었고 외부에서 돈을 주면 안되서 차에 탑승해서 몰래 돈을 지불했다. 불법 한인 택시를 이용해 큰 문제는 없었지만 혹시 나중에 한인 택시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우린 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에 도착해 큰 문제없이 스위스항공 비행기를 타고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했다. 유럽 내에서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데 여권 검사나 입국 수속 같은 것도 없이 너무도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중간에 비행기가 알프스 상공을 날 때 창문을 통해 내려다본 알프스 산맥의 새하얀 설경은 정말 입이 쩍 벌어지게 했다. 살아 생전에 언제 또 이런 풍경을 보겠는가.


 


스위스까지 타고 갈 스위스항공 비행기



 


창밖으로 본 알프스 풍경


 


알프스 산맥의 설경


 

스위스 여행을 계획했던 우리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유럽의 지붕인 융프라우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이미 TV에서도 여행 다큐 등에서 몇 번 소개한 터라 마음은 이미 정상에 있는 듯 부풀어 올랐다.


 

융프라우로 가기 위해서는 인터라켄으로 이동해야 한다. 숙소도 인터라켄으로 예약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까지는 스위스 국철인 SBB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미리 표를 예매했으면 좋았을 걸, 취리히 역에서 부랴부랴 현장 구매를 하다 보니 1인당 77 스위스 프랑(CHF), 한국돈으로 약 13만원이다. 우리 가족은 50만원이 넘는 기차비를 지불해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스위스에서는 하루 종일 아무 기차나 이용할 수 있는 세이버데이패스라는 게 있다. 1인당 8만원 정도다. 아쉬움이 남는다.


 


취리히공항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SBB 국철



 


인터라켄으로 향하면서 만난 풍경



 


너무나 풍요로운 풍경이다.


 

 

인터라켄은 독일어로 '인터(inter 사이, 중간)' '라켄(lake 호수)' 합한 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호수 사이에 낀 도시다. 인터라켄은 스위스 중부 베른 주 남동부에 있는 튠호와 브리엔츠호 사이에 위치한 인구 5천 명 남짓의 소도시로 융프라우를 가려면 여기를 거쳐야 해서 전 세계인들이 모여드는 관광도시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현빈이 피아노 연주를 했던 곳이 브리엔츠 호수다.


 


사랑의 불시착에 나온 브리엔츠 호수



 


사랑의 불시착에 나온 브리엔츠 호수 풍경



 


사랑의 불시착에 나온 브리엔츠 호수. 피아노는 없고 선착장만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 나온 브리엔츠 호수


 

 

우린 인터라켄 웨스트 부근의 통나무집 호텔에 짐을 풀었다. 1층은 레스토랑이 있고, 2층과 3층이 객실이 있는 조그만 호텔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스위스의 모든 집들이 그러하듯 층고가 매우 낮고 걸을 때마다 나무 삐그덕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너무 좋았다. 1층의 레스트랑에서 먹었던 저녁식사는 가격은 비쌌지만 정말 맛있었다.


 


인터라켄의 흔한 풍경



 


우리가 묵었던 호텔



 


인터라켄 동역 근처의 교회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인터라켄 동역(Ost)으로 걸어갔다. 다행히도 하늘이 맑았다. 융프라우 산악열차는 여기가 기점이다. 호텔에서 인터라켄 동역까지는 3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우린 산악열차를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 전날 쿠폰으로 티켓을 할인받아 구매했다. 동신항운이라는 사이트인데, 여기서 티켓을 예약하면 융프라우 꼭대기에서 무료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다. 만약 꼭대기에서 컵라면을 그냥 주문하면 1 5천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스위스 산악열차



 


스위스의 흔한 풍경


 

 

예약할 때 가이드가 동반해서 같이 올라가는 패키지도 있다. 융프라우까지 올라갈 때 기차를 세 번 갈아타야 하고 번거로워서 가이드가 동반하는 것이다. 처음엔 그 패키지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마침 우리가 올라가는 날이 일요일이라 가이드 패키지를 이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이드 없이 올라갔는데, 굳이 가이드를 쓰지 않아도 융프라우까지 가는 데 무리가 없었다.


 

우린 올라가는 건 산악열차로 올라가고 내려오는 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걸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예약할 때 기차 시간표에 맞춰 예약을 하는데, 혹시 기차를 놓쳐도 다음 기차를 타도되니 참고하면 된다.


 

산악열차에 탑승하기 전 우리는 역 앞에 있는 약국에 들렀다. 고산병 약을 구입했다. 카라멜 타입으로 생긴 고산병 약은 물 없이 씹어먹으면 되는데 1시간에 한 번씩 먹으라고 했고, 증세가 심하면 시간과 관계없이 먹어도 된단다. 우리는 출발 전 하나씩 먹고 출발했다. 정말 융프라우 정상에 도착하니 4명 모두 심하게 어지러움을 느꼈다. 몇 발짝 내디딜 때마다 어지럽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 고산병 증세를 느꼈지만 다행히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다.


 


산악열차를 타고 가면서 본 빙하



 


산악열차를 타고 가면서 본 빙하


 


산악열차 중간 기착지


 

한국에서 융프라우 정상 대비용으로 귀를 덮는 털모자를 미리 구입했고, 방한용 장갑까지도 챙겨갔지만 우리가 올라간 날은 하늘이 보우하사 구름이나 안개도 없고 날씨도 너무 좋아 정상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점퍼를 벗고 반팔 차림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1912년에 개통된 융프라우 산악열차는 인터라켄 동역에서 출발해,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을 거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융프라우요흐까지 올라간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고, 알프스 산맥의 풍경을 감상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클라이네 샤이덱에 도달하고 이곳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융프라우요흐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이 시작된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만년설



 


정상의 만년설과 빙하



 


정말 입이 쩍 벌어지는 풍경


 

 

첫 번째 구간은 인터라켄에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이다. 이 구간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경로로, 인터라켄을 출발해 그린델발트와 라우터브루넨을 지나며, 알프스의 초록빛 계곡과 작은 마을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 구간은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융프라우요흐까지이다. 이 구간은 특히 고산철도로 유명한 구간으로, 기차는 고산지대의 설원과 빙하를 지나며 조금씩 고도를 높여간다. 기차는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 속을 달리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빙하와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 번째 구간은 융프라우요흐에서 융프라우 정상까지의 구간으로 이 곳에서부터 여행객들은 빙하 터널을 구경하고, 전망대에서 알프스의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를 벗어나 직접 정상의 빙하와 만년설 눈 위를 걸어 스위스 국기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게 융프라우 정상의 백미로 꼽힌다.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했다.



 


케이블카에서 본 풍경



 


이게 알프스 풍경이다.



 


케이블카 내려서 본 풍경


 

 

우린 정상에서 늦은 점심을 신라면 컵라면 하나로 때웠다. 그래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내려가는 길은 산악열차 대신에 케이블카를 선택했다. 그린덴발트에서부터 아이거익스프레스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산악열차에서 보지 못한 풍경을 케이블카에서 만끽했다.


 

짧은 23일의 스위스 일정. 융프라우를 다녀오는 하루 빼고 나머지는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날이었지만 융프라우 단 하루의 일정은 내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다리 후들거리는 여행이 아닌 가슴이 뛰는 여행이 되는 나이에 여기를 다시 오기는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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