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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좌충우돌 유럽 가족여행기⑪ 5년 동안 문 닫는, 공장 같은 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9 08: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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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떼제베를 타고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간 곳이 퐁피두 센터다. 호텔에서 걸어서 15분 정도면 닿을 거리여서 호텔방에 짐을 풀자마자 퐁피두 센터로 향했다. 솔직히 파리에 오기 전까지 퐁피두 센터를 알지 못했다. 여행 일정을 짠 아내와 큰 아들이 가자는 대로 왔을 뿐. 15분 정도 걸어가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유럽의 건물들이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바로 며칠 전에 봤던 이탈리아나 스위스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이게 프랑스 파리구나, 하고 감탄하고 있을 때 광장이 나타났다. 날이 그래도 살짝 쌀쌀한데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거나 어떤 이들은 누워있기도 했다. 그 광장 한 켠에 건물이 하나 있는데 처음엔 정말 공장인 줄 알았다. 공사장 가건물 같기도 하고, 뭔가를 옮기기 위해 엄청난 크기의 파이프 관이 건물을 휘두르고 있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내게 아내가 말했다. “여기가 퐁피두 센터이고 유명한 미술관이야.”


 


퐁피두 센터 외관



 


가까이서 보면 더 을씨년스럽다.


 

 

1960년대 후반, 당시 프랑스의 대통령이 조르주 퐁피두였다. 파리는 근대 이후 예술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지만 급부상한 런던이나 뉴욕 등이 예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데 위기감을 느낀 퐁피두 대통령은 고정화된 예술의 도시 파리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문화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국제 설계공모를 실시했는데 최종적으로 이탈리아의 건축가 렌조 피아노와 영국의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가 이 프로젝트를 맡아 1971년에 착공해 1977년에 완공, 파리 퐁피두센터가 탄생하게 되었다.


 

정확한 명칭은 국립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다. 안타깝게도 조르주 대통령은 이 센터가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조르주 대통령의 예술에 대한 열정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퐁피두 센터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또 하나 조르주 대통령이 칭송받는 것은 퐁피두 센터가 들어선 이 동네는 보부르 지역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졌는데, 파리의 가장 빈민가 중 한 곳이었다고 한다. 이 곳을 대폭 정비하고 미술센터를 지어 동네 분위기를 바꿨으니 예술도시 파리의 명성을 드높인 계기가 됐다.


 


퐁피두 센터 앞 광장의 사람들


 

퐁피두 센터는 겉보기엔 배수관, 가스관, 통풍구 같은 게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서 공사 중인 건물로 착각할 수 있어 처음에는 예술도시 파리와 맞지 않게 경박하고 난해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 내부를 최대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전시장으로서의 기능성과 실용성, 독창적인 디자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해 이제는 파리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서, 문화와 예술의 전당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되었다.


 


샤갈의 작품 에펠탑의 신혼부부



 


피카소의 작품



 


앙리 마티스의 작품



 


파리에서 활동 중인 한국 작가(방혜자)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퐁피두 센터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이 퐁피두 센터 내에 입주하고 있어 미술책에서 흔히 보던 피카소, 칸단스키, 마티스, 샤갈, 미로의 작품 등을 퐁피두 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관, 강연장, 서점, 레스토랑, 카페 등이 건물 내에 함께 있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또 주기적으로 특별전을 개최하는데 이 특별전은 파리 뮤지엄 패스로는 이용할 수 없고 별도로 표를 구매해야 들어갈 수 있다.


 


밖에서 보이는 커다란 유리관은 에스컬레이터다.



 


전망대에서 본 파리 전경



 


해가 저문 파리 시내 전경



 


불을 밝힌 에펠탑이 보인다.


 

 

우린 뮤지엄 패스를 미리 끊어두었기에 그걸로 간단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건물 외관에 둥그렇게 툭 튀어나온 유리관은 에스컬레이터다. 이걸 타고 5층까지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미술품을 보면 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보니 사람들이 난간에 웅성거리며 모여 있다. 전망대 같은 곳이다. 퐁피두 센터 꼭대기는 에펠탑과 몽마르트 언덕이 모두 한 눈에 들어오는 파리의 뷰 맛집이다. 마침 우리가 도착한 시각이 일몰 무렵이라 해가 저물어가는 파리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이 퐁피두 센터가 3월부터 문을 닫는단다. 건물 개보수를 하기 위해서다. 3 2일 공공정보도서관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폐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올해부터 5년간 공사를 거쳐 2030년에 재개관한다는 계획이다. 피카소나 샤갈 같은 화가의 작품들 14만점은 프랑스와 세계 전역으로 흩어져 순회 전시하거나 보관될 예정이며 파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오를 수 없다. 문을 닫기 전 퐁피두 센터를 마지막으로 본 우리 가족은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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