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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총리재판 - 1 친일파보도, 2 분열된 사회

운영자 2010.07.01 11:32:18
조회 326 추천 0 댓글 0

1 친일파보도  


  텔레비전 뉴스에서 사망한 전 국무총리 신현확씨의 생전모습이 얼핏 보였다. 뒷짐을 지는 걷는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이어서 무용가 최승희를 비롯해 일제시대의 화가, 음악가, 그리고 시인들의 흑백사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모두 친일파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친일이라는 죄를 지으면 뼈까지 삭은 후에도 편치 못한 것 같았다. 우리 민족의 모든 불행이 친일파 때문이라고 했다. 친일파가 정리되어야 우리의 민족정기가 살아난다고 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어 발표하겠다는 기자회견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시민들이 한푼 두푼 낸 성금으로 민족문제연구소는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신현확 전총리가 친일파라는 말은 얼핏 납득이 가지 않았다. 신총리는 친구의 아버지였다. 일제시대 고시에 합격한 그는 평생 나쁜 일이라곤 조금도 하지 않은 분으로 알고 있었다.



2 분열된 사회 

  

  중, 고교 동창인 신철식 차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일제시대 합격한 아버지에 이어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평생 관료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다. 고교시절 그와 같은 반의 짝이었다. 서로 집을 오가면서 같이 잠도 자고 밥도 먹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다. 아버지 신현확의 서재에 몰래 나를 데려가 책상위의 낡은 서류철 한 권을 손에 집어 들고 자랑했었다. 아버지가 부흥부장관시절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한 문서라고 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공무원은 아버지 신현확이었다. 부러웠었다. 시청 앞 광장 근처에서 친구인 그를 만나기로 했었다. 그 무렵 매일 밤 수만 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하고 있었다. 친일파매국노 같은 소고기수입협상 대표들이 식탁주권을 미국에 팔아넘겼다는 것이다. 40대의 여성이 청계광장에 나온 중고교생 앞에서 이렇게 외쳐댔다.


 “대통령 한 놈만 국민 무서운 걸 모르고 있습니다.”

  저주와 증오가 난무했다. 중학생들까지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에게 덤벼들었다. 경복궁 담 위에 올라가고 가로수 버팀목을 뽑아 광화문 네거리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술판을 벌였다. 그런데 방송은 평화시위라면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주최 측도 문화행사라고 했다. 현장에서 보이는 섬뜩한 구호와 충혈된 눈은 우리사회의 분열증상을 느끼게 했다. 같은 사실도 시각에 따라 편에 따라 전혀 다르게 말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찍힌 소고기협상대표는 무조건 친일파매국노가 됐다. 나는 그런 세월을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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