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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도의 비자금 - 5 편견과 고집

운영자 2009.12.24 14:19:36
조회 595 추천 0 댓글 0

5

편견과 고집


 항소심공판이 시작됐다. 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준엄한 어조로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주수도를 무기징역에 처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심법원은 징역1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해규모가 막대한 계획적인 사기범행에서 그건 너무 가볍다고 생각합니다. 주수도는 이미 똑같은 사기전과가 있었습니다. 이번 검찰이 수사를 하는 데도 동일한 수법으로 영업을 계속했습니다. 심지어 재판을 하는 이 순간에도 회사이름만 바꾼 채 동일한 수법으로 사기범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재판장이 놀라는 얼굴로 주수도에게 물었다.

“지금 이순간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단 말입니까? 왜죠?”


“십년 전 컴퓨터를 가지고 미국의 다단계업체인 암웨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단계를 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마케팅에 대해 진짜 잘 몰라서 실제로 많은 피해자가 생겼습니다. 징역을 살면서 그 보완책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풀려나서 피해보상을 하고 감옥에서 보완한 마케팅으로 사업을 다시 했습니다. 그러다 또 구속됐습니다. 사기라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개발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정당하다면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그 후 그걸 더 합법적으로 완벽하게 만든 게 지금의 마케팅입니다. 제가 최초로 개발한 이 마케팅기법은 절대 사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업을 하는 겁니다.”


 주수도가 확신에 찬 얼굴로 대답했다. 재판장이 이번에는 검사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검찰 측은 주수도의 다단계 시스템 자체가 사기라는 주장입니까? 아니면 시스템 자체는 하자가 없는데 그 외 과장선전이나 경영방법이 잘못되어 사기라는 겁니까?”
 

“마케팅플랜도 사기고 시스템 자체도 재정운영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사기입니다.”

 검사가 속사포 같이 빠르고 높은 어조로 소리쳤다.

 “그건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검사의 말에 대해 주수도 피고인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반박해보시죠” 

“마케팅 자체가 사기라고 한다면 그런 회사들은 일 년을 버텨나기도 힘들 겁니다. 그 안에 다 돈을 빼먹고 도망을 가야죠. 그런데 저는 오년이나 회사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검사님은 세무조사 등으로 재정이 흔들린 특정한 한 해만 사기죄로 기소했습니다. 수당을 지급할 능력이 안 되면서 회원들을 끌어들였다는 논리죠. 시스템마저 정말 사기라면 회사를 경영한 오년이 모두 사기가 되어야 할 게 아닙니까? 검사님은 언론에는 오년동안의 총 매출액에 해당하는 오조원을 피해액이라고 흘리면서 저를 ‘단군 이래 최고의 사기꾼’이라고 별명까지 붙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법정에서는 재정압박이 온 한해의 극히 일부만 문제 삼고 있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검사님의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을 검사가 맞받아쳤다. 
아닙니다. 모두 주수도의 일방적인 변명이고 핑계에 불과합니다. 주수도는 회원들에게 약속한 일 점당 이백만원을 내면 물건을 주고 한 달 후에 삼백만원을 줄 재정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 말에 담당 변호사가 일어나 반박했다.
 

“마케팅의 여러 조건을 무시하고 극히 일부만 부각시켜서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과연 이 사건이 희대의 사기극인지 아니면 미국의 암웨이를 능가하는 창조적마케팅 기법을 개발한 기업가의 불운한 역사인지 이 법정에서 앞으로 가려졌으면 합니다.”


 법정의 두 곳에 큰 화면이 설치되어 있었다. 고위 법관을 지낸 김치중변호사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그는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왜곡시켜 변호하는 인품이 아니었다.


“지명도가 낮은 상품은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판매자가 직접 소비자가 되어 제품을 사용해 본 다음에 주변에 구매를 권유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다단계판매입니다. 이 경우 일반판매에 비하여 중간유통과정이 생략됨에 따라 판촉비, 광고비등이 절약되므로 이를 판매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하게 됩니다. 실제에 있어서 판매원들의 주된 수입은 수당에서 얻어지므로 사업자들이 판매마진은 포기하고 수당만을 목표로 물품을 구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


 화면에는 구체적인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었다.


“암웨이를 비롯한 모든 다단계회사들은 종적조직에 의한 피라미드 형태의 마케팅으로서 상위 1퍼센트의 소수 판매원에게만 소득이 됩니다. 이에 비해 주수도가 개발한 마케팅은 그렇게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고 상품만을 구입해도 이윤의 일부를 수당이라는 형태로 되돌리는 마케팅을 병합한 것입니다. 모든 업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수도의 제이유그룹처럼 3만명이상의 소비자군단과 수천가지 생필품을 갖춘 온오프라인이 전국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잠깐만요.”

 재판장이 설명을 중단시키고 검사에게 다시 물었다.


“미국의 다단계업체인 암웨이의 시스템은 어떻습니까?”

“그건 전혀 법에 걸리지 않습니다.”


  재판장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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