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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도의 비자금 - 9 해결의 달인

운영자 2009.12.29 12:13:01
조회 565 추천 0 댓글 1

9

해결의 달인 


   나는 호텔 커피숍에서 마지막 피해자 대표를 만났다. 그는 유명의류회사의 집단 분쟁 때도 문제를 해결했던 프로라고 했다. 그에게도 다단계 사업의 본질에 대해 솔직하게 물었다. 여러명의 적대적 시각에서 보는 모습은 다단계 마케팅의 또 다른 정확한 모습일 수 있었다. 그는 정직하게 말했다.

  “저는 십년 전 주수도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피해자들과의  합의해서 감옥에서 꺼내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었죠. 그 바람에 주수도와 나는 형님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주수도는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서 자란 인물입니다. 학교도 정상적으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비상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모든 사람을 흡인하는 언변이랄까요? 그리고 그는 일중독에 걸린 사람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차라리 놀음을 하거나 계집질을 하면 이해하겠어요. 주말도 없고 휴일도 없이 일만했죠. 도대체 뭘 위해서 사는 사람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일중독과 사기꾼이라는 용어는 서로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주수도의 마케팅이 사기가 맞습니까?”

    내가 물었다.


   “따지고 보면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습니다. 모두들 욕심이 가득한 사람들이고 주수도 역시 또 사기를 당했으니까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한번은 기자들이 피해자 대표인 저에게 ‘주수도가 사기꾼이죠?’하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백 원짜리 물건을 사면 백오십원을 덤으로 얻으려는 황당한 욕심꾸러기가 과연 피해자입니까?’ 하고 되물은 적이 있어요. 기자들이 아뭇소리 못하더라구요. 이건 처음부터 성립되는 얘기가 아니예요. 그런데 황당한 건 주수도는 지금까지도 그게 가능하다고 우기고 있어요. 그걸 단번에 주는 게 아니고 회사이익이 계속되는 한 조금씩 주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 자신이 사기당한 걸 부인하면 이미 피해자단체가 아니었다. 채권자단체라면 모를까.


   “지금 회원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내가 물었다.


   “회원들이 두 부류로 나뉘어져 있죠. 하나는 검사를 지지하는 파로 주수도에게 중형의 협박으로 돈을 받아내자고 하는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서너 그룹으로 나뉘어져 피해자단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주수도에게 회사를 계속 운영하게 하면서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보상을 받으려는 그룹이 있습니다. 중국사업이나 석유 뭐 하나라도 터지면 살아날 수 있다는 겁니다. 행태가 아주 다르죠. 그런데 문제는 그 대표자들이예요. 피해자 단체를 운영하면서 회비를 뜯어먹었어요. 그들 입장에서 보면 보상보다는 주수도가 중형을 받아서 나오지 못하는 게 오히려 책임을 회피할 수 있으니까 그 쪽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대표자놈들을 배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 피해자라는 사람들이 전부 욕심꾸러기죠. 보상금을 더 준다면 단번에 와해될 이기적인 조직이죠. 저는 지금 검사한테 협조하고 언론에 터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주수도를 압박하는 입장이죠.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합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저에게 위임하면 동지로 돌아서서 일을 해 줄 수도 있어요”


   “만약 거부하면 어떻게 됩니까?”

    내가 되물었다.


   “주수도 회사 여기저기에 고소하면 배임죄가 될 만한 게 몇 개 더 남아 있습니다. 그런 걸 추가해서 터뜨리면 주수도는 영원히 나올 수 없게 되겠죠?”

    흥정을 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나는 갑자기 회의가 들었다. 욕심들의 눈에 주수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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