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우리시대의 가짜예언자들

운영자 2014.07.31 16:17:22
조회 920 추천 3 댓글 0

유병언의 마지막이 비참하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신도들에게 무엇을 설교해 왔을까. 진리대신 뒤에 남은 돈뭉치를 보면서 짙은 허무를 느낀다. 종교단체와 관련된 여러 사건을 맡아 처리한 경험이 있다. 이단교주들과 싸우고 대형교회 목사들의 부정을 법정심판대에 올리기도 했다. 천주교 고위직 지도자의 송사도 맡았었다. 조계종 대표승려들의 비리를 내부 고발한 말사주지를 변호하기도 했다. 포장만 다를 뿐 제단 뒤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본질을 비슷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막연한 절대자보다 눈에 보이는 우상을 요구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었고 지금 이 시대에는 이단 교주가 예수의 자리에 슬며시 앉아 자신을 찬양하게 했다. 사람과 돈이 모이면 그 자체가 힘이 되고 교주가 힘의 화신이 됐다. 그럴듯한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우상이 된 교주에게 허리를 굽혔다. 정치인과 장군들이 그렇고 대학교수, 법조인, 의사등 전문가도 그 앞에서 무기력했다. 평범한 신도들은 더 말할 나위 없었다. 그들은 집단적으로 교주의 노예가 됐다. 속칭 가방끈이 짧은 교주가 명문대학출신들을 졸개로 삼아 수족같이 부리는 것도 봤다. 교주는 관념적인 하나님보다 더 위력 있는 메시아였다. 현실에서 돈과 미래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교주들은 두려움의 신화도 만들었다. 특별한 영적능력이 있어 잘못 건드렸다가는 저주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 미신이 현실에서 의외로 통하는 걸 봤다. 이단교주의 재판을 취재 나왔던 유명언론사의 기자가 겁을 먹었다. 조사를 하는 검사가 찜찜해 하기도 했다. 여신도들은 교주를 배반하면 액운을 당한다는 주술에 걸려 있었다. 이단의 한 모습이었다. 일반 종교단체의 모습도 유사한 점이 있다. 사람들에게 절대순종의 프로그램을 입력시킨다. 지도자들은 하나님이 기름을 부은 고귀한 자다.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면 안 된다. 잘못이 있어도 절대자가 정죄하는 것이지 인간이 비판하면 안 된다. 그런 교인들의 맹종위에 왕이나 제사장 같이 되어 권세를 부리는 거짓 예언자들이 있었다. 자신이 교회 돈 5백억원을 주무르니 잘 지내면 좋은 게 많을 거라며 과시하는 대형교회목사를 봤다. 몇 만 명의 신도를 가진 나를 감히 어떻게 보느냐며 힘을 자랑하는 목사도 경험했다. 그런 교만 속에서 재정적 비리, 음행, 세습이 감행되는 것 같았다. 그 밑에 기생하는 믿음 없는 가짜들도 우글거렸다. 이권을 챙기기 위해서 장로가 되거나 담임목사의 비위를 맞추면서 실권 있는 간부로 행세하는 존재들도 있었다. 이런 교회는 이단의 행태와 크게 다를게 없었다. 교회는 목사들을 위해 있지 않고 교인들을 위해 있어야 한다. 목사는 교인들의 신앙적 성장을 돕는 사람이지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신도의 숫자나 교회건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 마리양의 영혼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목자가 나와야 한다. 변호사를 하면서 종교제단의 이면을 더러 들여다봤다. 이단 교주들은 의외로 허약했다. 경찰관이 찾아갔을 때 어쩔 줄 모르고 구석에 숨어 벌벌 떠는 존재들이었다. 유병언 역시 벽장 속에 숨어있었다. 구치소에서 죄수복을 입은 교주들은 돋보기를 코에 걸치고 공소장을 읽으면서 걱정하고 있었다. 강대상 위에서의 당당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자신의 영혼이 육체에서 나와 마음대로 하늘을 여행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선전한 교주도 있었다.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수많은 신도들이 황홀경에 빠져 열광을 했었다. 그러나 감옥 안에서 그의 모습은 늙고 초라한 잡범과 다름이 없었다. 교도관 뒤에서 물주전자를 들고 얌전하게 따라가는 그의 어디에서도 제사장의 위엄은 보이지 않았다. 기성 대형교회의 목사도 젊은 형사 앞에서 무기력했다. 기도조차 하지 않고 뇌물로 세상을 움직이려고 하는 모습도 봤다. 그가 뇌물로 쓰려는 돈은 신도들이 헌금한 하나님의 돈이었다. 벌거벗은 임금님 속에 나오는 사기꾼처럼 이 시대의 거짓예언자들은 유연한 혀로 세상을 농락한다. 땀 흘리는 노동 없이 수백억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평신도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진실한 목자와 천사의 탈을 쓴 가짜예언자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추천 비추천

3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848 시장 아들의 재판광경 [1] 운영자 15.11.09 723 1
84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2)-거세한 목사 운영자 15.11.03 824 0
84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1)-종교계 언론들 운영자 15.10.26 565 0
845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0)-운전기사 목사 운영자 15.10.22 496 1
844 귀신을 보았다 운영자 15.10.19 686 2
84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9)-형사와 목사 운영자 15.10.19 569 1
842 하이에나세상의 토끼노인 운영자 15.10.08 478 1
84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8)-자존심 상한 기자 운영자 15.10.05 456 0
840 돈 없으면 고소하지 마세요 [3] 운영자 15.09.14 754 5
83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7)-새벽닭 목사 운영자 15.09.14 573 0
838 욥의 친구와 나의 친구 운영자 15.08.27 416 6
83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6)-모략의 진원 운영자 15.08.27 418 0
83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5)-주먹다툼 운영자 15.08.10 509 1
835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4)-탈랜트 목사 운영자 15.08.03 1960 1
83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3)-정의파 목사 운영자 15.07.24 852 0
833 노인의 행복 찾기 운영자 15.07.17 1211 0
83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2)-목사전쟁 [1] 운영자 15.07.13 1013 2
83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1)-롯의 동굴 운영자 15.07.06 1111 0
830 대만 감옥에서 날아온 편지 운영자 15.07.02 586 0
82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0)-도피성 운영자 15.06.29 734 1
82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9)-오봇광야의 기도 운영자 15.06.19 1535 0
82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8)-푸들 강아지 운영자 15.06.10 779 0
82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7)-팔레스타인 한국예수 운영자 15.06.02 1333 0
825 ‘사법치사’를 없애려면 [1] 운영자 15.05.25 625 2
82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6)-감옥과 시편23장 운영자 15.05.18 612 1
82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5)-황금 기도원 운영자 15.05.18 1273 0
822 세월호 유족, 휘둘리지 말아야 [1] 운영자 15.05.07 710 2
821 죽은 자와 살아있는 권력의 싸움 [1] 운영자 15.05.07 645 1
82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4)-수령님에서 주님으로 운영자 15.04.29 1310 0
81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3)-도(道)를 아십니까 운영자 15.04.22 941 1
81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2)-성령 사기꾼 운영자 15.04.13 1022 0
81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1)-모스크바의 한국예수 운영자 15.04.06 1309 0
81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0)-붉은 모래 위의 묵상 운영자 15.03.30 796 1
815 윤락여성 처벌 속에 숨은 위선 운영자 15.03.26 951 0
81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9)-여호와의 증인 [1] 운영자 15.03.24 909 1
81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8)-병석제단 운영자 15.03.17 1569 0
81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7)-소망촌 운영자 15.03.17 1442 2
81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6)-에덴동산 [1] 운영자 15.03.09 564 2
81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5)-딱 딱 딱 운영자 15.03.06 1602 0
80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4)-시리아 난민촌 운영자 15.03.04 596 0
80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홍합미역국 운영자 15.03.04 1005 0
80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야곱의 팥죽 운영자 15.03.02 852 0
80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헤롯의 피부병 운영자 15.03.02 802 0
805 가장 행복했던 시절 [2] 운영자 15.02.25 1027 0
804 ‘니트족’의 절망을 애도하며 운영자 15.02.11 737 2
803 북한의 부자와 노점상 운영자 15.01.27 827 1
802 ‘갑질’하는 수사관은 정리해야 [2] 운영자 15.01.13 1058 0
801 영혼 없는 허깨비들의 완장 운영자 14.12.30 890 2
800 마음이 추운 젊은 노인들에게 [1] 운영자 14.12.16 1132 1
799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 사람들 운영자 14.12.02 949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