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죽은 자와 살아있는 권력의 싸움

운영자 2015.05.07 14:56:00
조회 644 추천 1 댓글 1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의 분노한 영혼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현실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이기지 못한 그는 죽어서라도 한번 싸워보기로 한 것 같다. 그가 죽음과 동반한 메모가 부적같이 현실의 권력을 벌벌 떨게 하고 있다. 초등학교가 학력의 전부인 그가 대기업의 회장까지 오르게 된 과정은 피눈물 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가 살아있을 때 한두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큰 건설회사 사장으로 생존하려면 끊임없이 권력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 같았다. 힘 있는 사람들이 골프를 치고 있을 동안 회장인 그는 미리 근처 음식점을 예약하고 대기하면서 높은 분들이 올 때를 기다린다고 했다. 권력 주변의 비서관들이 가서 맞추는 와이셔츠가게의 뒷돈까지도 그가 대줬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사람들을 바다낚시로 모셔 허리를 굽히고 직접 미끼까지 달아주었다. 권력을 우상으로 섬긴 그는 대기업의 회장이 되고 금 뱃지를 달았다. 열악한 밑바닥에서 출발해서 세상적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의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의 끝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차례 폭풍이 지난 후 감옥 안에서 그들은 더러 변호사인 내게 속을 털어놓았다. 지문인식시스템을 개발해 국제금융거래의 지배까지 눈앞에 두었던 한 기업가가 재벌반열에 오르는 순간 바닥이 안 보이는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그는 학연이 없는 대신 뇌물로 이 사회의 촘촘한 그물망을 뚫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단군 이래 최고의 사기꾼이라는 명칭을 얻은 유통업체의 회장에게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돈은 정치꾼들이 먹고 그들은 죄명딱지를 붙여 감옥으로 보냈다. 중형을 선고하는 자리에서 재판장은 ‘이카루스의 날개’를 아느냐고 물었다. 밀 납으로 만든 허약한 날개를 달고 너무 높이 오르려고 하다가 태양의 열기 때문에 날개가 녹아 추락한 신화의 주인공에 피고인을 비유했다. 재판장이 덧붙였다. 일반인이 보기에 사기가 아니더라도 법은 상황에 따라 사기죄로 선고할 수도 있다고. 

국민적 지지도를 높이거나 지난정권에 보복하기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비리척결이다. 그런 때 적당한 희생양이 성완종회장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의 입을 막으면 여러 사람이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완종 회장은 그가 뿌린 돈의 비밀을 지옥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몇 명의 핵심권력의 이름과 그들에게 준 돈을 적은 메모를 죽음에 동반했다. 귀신이 되어서라도 그들과 한판 붙어보겠다는 강한 메시지다. 그의 메모에 적힌 인물들의 반응이 신문에 나오고 있다. 황당무계 한 허위사실이라고 하기도 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벌써 사람이 죽어 증거가 없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변호사를 30년 해오면서 서민에게는 정황으로만 유죄를 선고하는 자유심증이 적용되는 걸 봤다. 더러 거물들에게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고 결정적인 증거가 외면되는 걸 보기도 했었다. 그게 권력의 힘이다. 

이 사회에서 진짜 나쁜 놈들은 깨끗한 척 하면서 높은 자리에 앉아 뒷거래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빨리 다른 사건이 터져 신문에서 그들의 이름이 덮이기를 기다릴 것이다. 그들은 국민들이 곧 망각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법은 권력자에게도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연자 맷돌에 갈 듯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848 시장 아들의 재판광경 [1] 운영자 15.11.09 722 1
84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2)-거세한 목사 운영자 15.11.03 823 0
84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1)-종교계 언론들 운영자 15.10.26 564 0
845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0)-운전기사 목사 운영자 15.10.22 494 1
844 귀신을 보았다 운영자 15.10.19 685 2
84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9)-형사와 목사 운영자 15.10.19 568 1
842 하이에나세상의 토끼노인 운영자 15.10.08 477 1
84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8)-자존심 상한 기자 운영자 15.10.05 455 0
840 돈 없으면 고소하지 마세요 [3] 운영자 15.09.14 753 5
83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7)-새벽닭 목사 운영자 15.09.14 572 0
838 욥의 친구와 나의 친구 운영자 15.08.27 415 6
83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6)-모략의 진원 운영자 15.08.27 417 0
83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5)-주먹다툼 운영자 15.08.10 508 1
835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4)-탈랜트 목사 운영자 15.08.03 1959 1
83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3)-정의파 목사 운영자 15.07.24 851 0
833 노인의 행복 찾기 운영자 15.07.17 1210 0
83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2)-목사전쟁 [1] 운영자 15.07.13 1011 2
83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1)-롯의 동굴 운영자 15.07.06 1110 0
830 대만 감옥에서 날아온 편지 운영자 15.07.02 585 0
82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0)-도피성 운영자 15.06.29 732 1
82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9)-오봇광야의 기도 운영자 15.06.19 1534 0
82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8)-푸들 강아지 운영자 15.06.10 778 0
82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7)-팔레스타인 한국예수 운영자 15.06.02 1331 0
825 ‘사법치사’를 없애려면 [1] 운영자 15.05.25 622 2
82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6)-감옥과 시편23장 운영자 15.05.18 612 1
82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5)-황금 기도원 운영자 15.05.18 1273 0
822 세월호 유족, 휘둘리지 말아야 [1] 운영자 15.05.07 709 2
죽은 자와 살아있는 권력의 싸움 [1] 운영자 15.05.07 644 1
82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4)-수령님에서 주님으로 운영자 15.04.29 1310 0
81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3)-도(道)를 아십니까 운영자 15.04.22 940 1
81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2)-성령 사기꾼 운영자 15.04.13 1021 0
81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1)-모스크바의 한국예수 운영자 15.04.06 1309 0
81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0)-붉은 모래 위의 묵상 운영자 15.03.30 796 1
815 윤락여성 처벌 속에 숨은 위선 운영자 15.03.26 951 0
81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9)-여호와의 증인 [1] 운영자 15.03.24 909 1
81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8)-병석제단 운영자 15.03.17 1569 0
81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7)-소망촌 운영자 15.03.17 1442 2
81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6)-에덴동산 [1] 운영자 15.03.09 562 2
81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5)-딱 딱 딱 운영자 15.03.06 1602 0
80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4)-시리아 난민촌 운영자 15.03.04 596 0
80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홍합미역국 운영자 15.03.04 1004 0
80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야곱의 팥죽 운영자 15.03.02 852 0
80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헤롯의 피부병 운영자 15.03.02 801 0
805 가장 행복했던 시절 [2] 운영자 15.02.25 1027 0
804 ‘니트족’의 절망을 애도하며 운영자 15.02.11 737 2
803 북한의 부자와 노점상 운영자 15.01.27 826 1
802 ‘갑질’하는 수사관은 정리해야 [2] 운영자 15.01.13 1058 0
801 영혼 없는 허깨비들의 완장 운영자 14.12.30 889 2
800 마음이 추운 젊은 노인들에게 [1] 운영자 14.12.16 1131 1
799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 사람들 운영자 14.12.02 949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