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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과 경제 양극화

운영자 2008.10.30 13:47:15
조회 237 추천 0 댓글 3

제3장 질 좋은 성장을 위한 에너지․금융정책

금융산업과 경제 양극화

  경제 양극화에는 지역, 산업, 계층 등 여러 측면이 있겠으나 여기에서는 계층 간 양극화에 한정해서 논의하겠습니다. 계층 간 소득의 양극화는 IMF 외환위기 이후 증폭되어 왔습니다. 특히 서민 등 저소득계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참여정부 하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소득 양극화 추세가 계속된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소득 양극화는 앞에서 보았듯이 산업 양극화와 그에 따른 고용 양극화 등에 그 원인이 있겠지만, 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자산 양극화 역시 중요한 원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최근 몇 년간 강남을 비롯한 서울 수도권 지역의 많은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이것이 지방으로 확산되어 전국이 유례없는 부동산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값 급등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토지 매입자금의 방출 등에 따른 시중 유동성의 급증과 2001년 9‧11사태 이후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의 지속 외에도 금융기관들의 주택 관련 가계대출의 폭발적 증가가 큰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은행은 대폭 강화된 건전성 감독 기준에 따라 그때까지 부실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기업대출을 회피하고 자금 잉여부문이던 가계부문에 대한 대출을 늘려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을 제외한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은 1998년 말 72조 원에서 2006년 말에는 346조 원으로 급증하여 기업대출 규모를 상회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중 기업대출은 137조 원에서 321조 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그 중에서도 주택 등 건설 관련 업종에 대한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신규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주택담보 대출로 방출되고 이것이 집값 폭등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획기적인 자율성 강화와 건전성 및 수익성 제고로 이어진 금융산업의 발전이 전체 국민경제에 있어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혹자는 가계대출을 통한 시중 유동성의 확대나 개인 자산가격의 상승 등이 국내소비를 늘리고, 이것이 결국에는 경제성장을 돕고 고용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집값의 이상 급등은 개인들에게 능력 이상의 차입을 통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도록 압박함으로써 개인파산의 위험성을 높이고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주택담보 대출의 급증과 집값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2005년까지 민간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3.6%에 그쳐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고용증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계의 금융부채가 소득이나 금융자산보다 빠르게 증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이 2006년 말 현재 44.4%에 이르러 미국의 32%나 일본의 26%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의 금융부채 비율도 2000년 이전에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현저하게 낮았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상회하게 되었습니다. 개인 가처분소득에 대해 가계지급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미국과 일본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모두 가계부문의 재무적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산의 주체인 기업에 대한 대출보다 소비의 주체인 가계에 대한 대출을 늘려 가는 은행들의 자산운용 행태는 역설적이게도 금융당국이 금융의 자율성과 은행산업의 수익성을 중시하게 된 것에 크게 기인합니다. 특히 세계은행 감독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BIS 자기자본비율은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위험 가중치를 높이고 담보가 있는 대출에 대해서는 위험 가중치를 낮춤으로써, 은행들로 하여금 주택담보 대출에 매달리게 하고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은 멀리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과거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기능했던 은행은 경제성장의 결과를 앞 다투어 챙겨 가는 영리회사로 변모하였습니다. 이는 세계화된 금융환경에서 불가피한 것이기는 하지만, 왕성한 기술 개발력과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축적된 자본이 미흡한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화된 금융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금융자본의 자율화는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양립하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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