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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통한 복지

운영자 2008.11.10 12:53:41
조회 582 추천 0 댓글 3

제4장 사회통합과 공동체의 회복

일자리를 통한 복지

  2006년 3월 23일 나는 참으로 뜻 깊은 자리를 방문했습니다. 2001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대량 해고를 감행했지만, 이후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공장을 회생시킨 뒤 무엇보다 먼저 1,000여 명 이상의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고 추가로 희망자 전원을 복직시키기로 결정한 GM대우 부평공장이었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과거 해고했던 근로자들을 다시 복직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노사화합의 큰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정부뿐 아니라 국민들도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런 사례를 통해 나는 사회복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의 복지예산 확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장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다시 시장으로 복귀시키고 다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사회정책의 또 다른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일자리를 통한 복지’는 내가 생각하는 공동체적 복지의 핵심 축의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에게 경영성과를 통해 획득한 이득을 고용확대로 돌림으로써 사회에 기여한다는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 이는 곧 기업이 국가․가계와 함께 사회복지의 한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일자리를 통한 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사례는 모범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안정적 고용구조 하에서 인적 자원이 어떻게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비밀은 4일 일하고 4일을 쉬는 4조 2교대제를 통해 30% 정도의 인력을 더 고용하는 대신,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함께 지식노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용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전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은 무엇보다 노동자를 비용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며, 결국은 그것이 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창출을 넘어 일자리 분배의 전략이 어떻게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이윤을 확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유한킴벌리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사태, 중국과의 경쟁 등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도 경이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를 이룩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동종 업계 최고의 임금, 평생고용 보장, 유아․여성․가정용품 등 8개 사업분야 시장점유율 1위, 사실상 0%의 부채비율 등으로 나타나는 유한킴벌리 모델은 한국형 기업 패러다임, 나아가 경제 패러다임의 전범이라 할 만합니다.

  유한킴벌리 성장동력의 비밀은 “아무리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도 3년만 공부하지 않으면 그가 가진 지식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경영철학에 있습니다. 노동자의 교육과 재교육을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삼은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4일을 근무하고 4일을 쉬면서 휴일에는 회사가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교육하는 날에는 150%의 교육수당을 지급받습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육체노동자에서 지식노동자로 탈바꿈한 직원들은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업계 최고의 생산성으로 가볍게 상쇄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한킴벌리의 성공은 노사 간에 신뢰의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여기에는 기업이 먼저 노동자들에게 평생고용을 보장하면서 노동자들을 설득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경제위기를 한 명의 정리해고도 없이 극복했을 뿐 아니라 회사의 성장도 함께 이룸으로써 노사는 물론 기업과 사회가 윈윈하는 트리플 윈(triple-win)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는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라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과 관련하여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일자리를 통한 복지의 실현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도 절반의 임금밖에 받지 못하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서 기업을 위한 헌신과 생산성향상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하더라도, 그것이 결국에는 더 많은 생산성향상으로 이어져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것만이 기업의 발전, 나아가서는 한국사회의 경제발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자칫 단기적 이익에 치우칠 수 있는 기업에게 이와 같은 장기적 관점이 보다 많은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리고 설득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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