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여성과 육아가 존중받는 사회

운영자 2008.11.20 15:44:18
조회 468 추천 0 댓글 2

제6장 복지 한국을 위한 과제

여성과 육아가 존중받는 사회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02년부터 출산 장려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해 왔습니다. 2005년에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고 2006년 6월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일명 새로마지 플랜 2010)을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언론 보도나 전문가들의 저출산 해법을 보면 시각이나 강조점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혹자는 저출산 현상의 주원인이 만혼․미혼 경향 등 가족관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또 혹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과거에 비해 가장 많이 변한 여성과 가족의 관계는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대 선진사회의 많은 여성들은 자신이 가족과 육아의 역할로 제한을 받지 않는다면 노동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가족의 역할을 수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정작 낮은 출산율은 여성들이 이루어 낸 지위나 경제력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보는 고정된 성 역할 규범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과거의 윤리규범에 젖어 여성들에게 일보다는 가정을 잘 지키는 현모양처가 되라고 강요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과거의 습성에 젖어 여성의 성취 지향적 태도, 남성과 동등한 교육수준 및 경제력 향상 욕구 등을 너무 가볍게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볼 일입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기업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오랜 외국 근무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딸아이를 데리고 큰형님 댁에 제사를 모시러 갔습니다. 아직도 유교문화를 가지고 있는 형님은 딸아이에게 제사상 앞에서 절은 남자의 경우에는 두 번, 여자의 경우에는 네 번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절을 네 번 하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미 남녀평등 교육을 받았고 또 그런 문화에 익숙해 있던 딸아이는 울먹이면서 자리를 떴습니다. 순간적으로 왜 자기만 다르게 대우하느냐고 거부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당장 형님께 시정해 달라고 요청할 것인가, 아니면 명절 분위기를 거스르지 않고 형님의 생각을 그대로 따를 것인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차별적인 문화의 충격이 어린 딸에게 너무 큰 영향을 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남자아이들과 똑같이 두 번만 절하도록 시키고, 조심스럽게 형님께 이해를 구했습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의 사고는 매우 적극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평생 직업을 갖고 성취 지향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들이 대부분입니다. 자녀 없이 맞벌이를 하면서 부부 중심의 삶을 사는 딩크족이 확산되고, 자아성취 욕구가 강한 미시족도 출현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시 <뉴스위크>는 비싼 자녀 양육비, 출산 후 사회 복귀의 어려움, 가사노동 분담을 기피하는 남편 등이 있는 한 일하는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저출산 대책의 해법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하는 어머니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여성일수록 사회진출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맞벌이 부부가 합리적인 계획에 따라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안정적인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개별 가정의 아동 양육을 위한 가족수당, 출산 및 육아기간 동안의 모성휴가 및 육아휴직,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공보육 서비스 등을 대표적인 출산정책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 가지 제도를 같이 시행할 경우 출산력 제고 효과가 가장 높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 보육․교육비 등 양육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미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시설조차 부족한 상황이므로, 육아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보육정책은 저소득층 위주의 선별적 서비스에서 중산층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아동은 국가와 사회의 미래 자원이므로 영유아기 아동들이 육아시설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정부가 대폭 지원하고 사회적으로 분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제까지 운영자․공급자 중심으로 보육시설을 만들어 온 것을 지양하고, 부모의 관점과 수요자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특히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국․공립 보육시설을 인구 밀집지역이나 취약지역에 대폭 확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국․공립 보육시설을 야간 서비스, 방과 후 보육, 장애아 보육, 부모들의 육아 상담, 아동의 건강관리 등 다양한 아동 지원 서비스를 담당하는 거점 시설로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육아 인프라 확충 정책과 함께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를 늘리도록 하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평상시에 가정 내에서 남녀 간에 자연스럽게 육아 분담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가족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성 역할에 대한 재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땅의 많은 젊은 아빠들이 좀 더 힘을 내 육아에 동참하고 기업도 가족 친화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데 앞장선다면 저출산 문제는 완화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74 역사의 소명 4 [44] 운영자 09.01.23 5652 4
73 역사의 소명 3 [2] 운영자 09.01.22 1719 0
72 역사의 소명 2 [3] 운영자 09.01.21 1839 0
71 역사의 소명 1 [2] 운영자 09.01.20 1927 0
70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체를 통한 평화기반 구축 [2] 운영자 09.01.19 1906 0
69 인간 안보의 실현 [3] 운영자 09.01.16 2317 0
68 소프트 파워 중심의 문화 외교 [2] 운영자 09.01.15 1798 0
67 분쟁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외교 [2] 운영자 09.01.14 1730 0
66 일 ․ 중 간 균형적 실용 외교의 추구 [2] 운영자 09.01.13 1511 0
65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한미 동맹 유지 [2] 운영자 09.01.12 1846 0
64 북핵 위기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4] 운영자 09.01.09 2211 0
63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를 향해 [2] 운영자 09.01.08 1733 0
62 헌신과 사려 깊음, 그리고 책임의식 [3] 운영자 09.01.07 1984 0
61 유능한 민주적 리더십의 창출 2 [2] 운영자 09.01.06 1734 0
60 유능한 민주적 리더십의 창출 1 [3] 운영자 09.01.05 2295 0
59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실질적 민주주의로 [2] 운영자 09.01.02 1884 0
58 정치의 책임성과 정상적 정치과정의 회복 [2] 운영자 08.12.30 1674 0
57 정치참여는 민주주의의 뿌리 [2] 운영자 08.12.29 1718 0
55 국민들의 요구를 폭넓게 대변하는 정당정치 [3] 운영자 08.12.24 2211 0
54 정치에 대한 신뢰의 회복 [2] 운영자 08.12.23 1692 0
53 능력 있는 민주주의를 위해 [2] 운영자 08.12.22 1537 0
52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실질적 민주주의 [3] 운영자 08.12.19 1942 0
51 정치에 대한 적극적 자세 [3] 운영자 08.12.17 1697 0
50 부동산 문제 해결의 방향 2 [2] 운영자 08.12.16 1758 0
49 부동산 문제 해결의 방향 1 [2] 운영자 08.12.15 1737 0
48 주택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2] 운영자 08.12.12 1532 0
47 기회와 희망의 상실, 부동산 문제 [2] 운영자 08.12.11 1493 0
46 교육의 최종 목표는 인격의 완성 2 [2] 운영자 08.12.10 1444 0
45 교육의 최종 목표는 인격의 완성 1 [2] 운영자 08.12.09 1560 0
44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과제 2 [2] 운영자 08.12.08 1615 0
43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과제 1 [3] 운영자 08.12.05 793 0
42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 2 [2] 운영자 08.12.04 480 0
41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 1 [2] 운영자 08.12.03 489 0
40 교육의 다원화와 다양화 [2] 운영자 08.12.02 784 0
39 사회의 기회구조와 이동 통로의 다원화 [2] 운영자 08.12.01 450 0
38 우리 교육문제의 근원 [2] 운영자 08.11.28 494 0
37 새로운 교육체계의 필요성 2 [2] 운영자 08.11.27 501 0
36 새로운 교육체계의 필요성1 [6] 운영자 08.11.26 727 0
35 역동적인 고령사회에 대한 모색2 [2] 운영자 08.11.24 637 0
34 역동적인 고령사회에 대한 모색 1 [2] 운영자 08.11.21 448 0
여성과 육아가 존중받는 사회 [2] 운영자 08.11.20 468 0
32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과제 [2] 운영자 08.11.19 654 0
31 여성 빈곤의 문제 [4] 운영자 08.11.18 921 0
30 통합적 사회발전 모델에 대한 고려 [3] 운영자 08.11.17 626 0
29 새로운 공동체적 복지체제를 향해 [2] 운영자 08.11.14 568 0
28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두 개의 세상 [2] 운영자 08.11.13 478 0
27 성장의 그늘 [2] 운영자 08.11.12 499 0
26 기회균등으로서의 복지 [2] 운영자 08.11.11 538 0
25 일자리를 통한 복지 [3] 운영자 08.11.10 582 0
24 사회적 시민권으로서의 복지 [2] 운영자 08.11.06 854 0
1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