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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째 ‘안 됩니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하는 삼성맨입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23 13:58:09
조회 1784 추천 8 댓글 7

하루 평균 2만 여명···물놀이객 안전 책임지는 라이프가드




삼성물산 에버랜드 공채로 입사해 11년째 근무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의 이용객 안전 책임져 

라이프가드는 눈에 띄지 않아야 할 존재 


무더위에 바다로 강으로 물놀이를 떠나는 피서객이 늘었다. 당일치기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를 찾는 이용객들도 많다. 여름휴가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2만여 명이 워터파크를 찾는다. 즐거운 물놀이 도중에 귓가를 찌르는 소리가 있다. 바로 인명구조요원(라이프가드)의 호루라기 소리다. 


붉은 옷에 선글라스까지 쓴 그들의 모습은 위압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워터파크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고마운 사람’을 물으니 라이프가드는 순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데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는 뭘까.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워터파크인 캐리비안베이에서 11년차 라이프가드로 일하는 장광욱(36) 주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캐리비안베이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라이프가드 장광욱입니다. ‘라이프가드 장광욱’은 제 소개를 할 때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삼성물산은 ‘프로’라는 직함을 사용하지만 이름 앞에 라이프가드가 붙는 게 더 좋아요. 매년 관할 구역이 바뀌는데, 올해는 워터슬라이드(미끄럼틀) 이용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어요.”



장광욱 라이프가드./ 에버랜드 제공


-라이프가드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인명구조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일이 주된 업무입니다. 물에 빠진 익수자가 없는지 살펴보고 안전수칙을 안내하는 역할을 많이 하죠. 수영장 풀(pool) 내부 점검과 청소도 합니다. 풀 클리너라는 물 안에서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로 풀장의 위생을 관리해요. 수질검사와 물관리를 하는 건 아닙니다. 수질관리를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습니다.”  


-라이프가드로 일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해양경찰청이 지정한 국가공인 교육기관은 15개 기관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한적십자사·한국YMCA전국연맹·수상인명구조 교육협회 등에서 라이프가드 민간자격증을 발급합니다. 해양경찰청 지정교육기관에서 총 40시간의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해요. 필기와 실기시험을 합쳐 총 11개의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전 과정에서 평균 70점 이상을 받으면 자격증을 취득해 라이프가드로 일할 수 있어요. 회사에 따라 자체시험을 봐야 하는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이 과정을 거칩니다.” 


-라이프가드로 11년을 일 하셨네요. 


“삼성물산 에버랜드리조트에서 매년 골프와 리조트 사업부 채용공고를 내요. 저는 리조트 사업부 공채에 지원해 입사했죠. 당시 신입사원 입문교육 담당자분께서 라이프가드를 추천하셨어요.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라이프가드를 꿈꾸지는 않았습니다. 적성에 맞아 11년째 일하고 있죠.”



이용객들의 안전을 살피고 있는 장광욱 라이프가드./ 에버랜드 제공


◇ 두려움과 걱정이 많아야 좋은 라이프가드 


-라이프가드로 일하려면 시력과 수영실력이 중요한가요?  


“교정시력 기준 0.8을 넘어야 라이프가드로 일할 수 있습니다. 수영실력이 월등하면 당연히 좋죠. 수영실력에 따라 근무자를 스페셜과 셸로우(Shallow·‘얕은’이라는 뜻의 영어)로 나눠요. 수영을 잘하면 스페셜이고 그 외에는 셸로우로 부르죠. 스페셜 근무자는 파도풀이나 다이빙풀처럼 수심이 깊은 곳에 배치를 받아요. 하지만 수영 실력보다 근무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이프가드가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요?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해요. 그럼 수영장 구석구석을 살피는 ‘스캐닝’을 한 번 더 할 수 있거든요. 심폐소생술(CPR)이나 수영을 못하는 문제는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죠. 또 라이프가드 일은 팀 플레이가 중요합니다. 익수자가 발생하면 호루라기를 길게 3번 불어요. 응급상황이라는 것을 주변 동료들에게 알리는 신호죠. 비상대기 하고 있던 라이프가드들이 모여 함께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합니다.” 


-일과가 궁금합니다.  


“일과는 일 년 내내 비슷하지만, 출퇴근 시간은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워터파크를 찾는 인원이 가장 많은 최성수기(7월 말~8월 중순)에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0~11시에 퇴근해요. 최성수기를 제외한 여름철에는 오전 8시 반부터 밤 8시까지 근무합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추가근무 시간만큼 비수기에 대체휴일을 정해 쉽니다. 보통 개장 전에 30분가량 안전교육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개장 중에도 수시로 훈련을 진행해요. 가상의 익수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위급상황 대처능력을 기르는 훈련이죠.”



안전교육 중인 장광욱 라이프가드./ 에버랜드 제공


-여름에 가장 바쁠 것 같습니다. 


“보통 워터파크는 겨울까지 운영합니다. 실내 풀장은 추운 날씨에도 이용할 수 있어서 겨울에도 이용객들이 많아요. 대신에 3월부터 한 달~한 달 반동안 휴장합니다. 그때 워터파크 내 시설 보수·보강 공사를 하죠.”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오늘 하루 아무 일 없이 조용히 지나갈 때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워터파크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마운 사람들을 꼽으니 라이프가드는 순위권 밖에 있었다고 해요. 라이프가드는 이용객들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합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라이프가드가 어딨는지도 모르는 거죠. 남들이 칭찬해주진 않지만 스스로 뿌듯해 하는 부분입니다.”  


-라이프가드가 불친절하다는 편견도 있습니다.  


“맞아요. 저희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안 됩니다’예요. 풀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해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답하는 때도 있죠. 이 때문에 너무 엄격한 것 아니냐는 불평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칫 한눈판 사이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지병이 있던 어린이 이용객이 있었습니다. 경련을 일으키며 갑자기 기절해 깜짝 놀랐죠. 물 밖으로 끌어내 인공호흡을 시도한 끝에 다행히 위급상황을 넘겼습니다.”  



◇ 캐리비안베이 라이프가드 ‘상시 공개채용’ 


-캐리비안베이 라이프가드는 어떤 과정으로 선발하나요?  


“캐리비안베이 라이프가드는 성수기엔 200명, 비수기에는 30명 내외의 인원으로 운영됩니다. 때문에 채용인원이 많은 캐스트(아르바이트 직원) 기준으로 설명하면, 에버랜드 리조트 사업부 공채에 지원해 서류·면접전형을 통과해야 합니다. 채용인원의 차이가 있지만 사계절 내내 상시 채용합니다. 최종합격 후 일주일간 기본교육을 받아요. 심폐소생술·입수방법 등 라이프가드 업무에 필요한 교육과정이죠. 기본교육 이수 후 미국 수상안전 구조전문 회사인 E&A 인증 자격증을 따야 라이프가드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처우는 어떤가요? 


“경력에 따라 연봉 차이가 조금 있지만, 정규직 라이프가드는 삼성물산 리조트 사업부 사원들과 비슷하게 받고 있습니다. 캐스트 직원은 에버랜드나 캐리비안베이의 지급기준에 따라 임금을 받습니다.”



구조용 레스큐 튜브(rescue tube)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장광욱 라이프가드./ 에버랜드 제공


-전문 라이프가드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반복적인 업무가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입사 후 11년간 여름 휴가를 한 번도 못 갔어요. 그런데도 누군가 안전한 하루를 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루에 2만 명 안팎의 이용객들을 만나며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일도 재밌어요. 현실적인 조언을 하자면 일단 경력을 쌓아야 해요. 대형 워터파크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장기간 근무하며 실무경험을 늘리는 게 좋습니다.”


글 CCBB 장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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