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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니언보다 더 화려하다니?"... 유네스코가 인정한 80만 년 지층 위 600m 탐방로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17 10:10:59
조회 796 추천 1 댓글 11


제주 용머리해안


파도가 잦아드는 틈을 노려야만 들어설 수 있는 해안이 있다. 만조가 오면 길이 잠기고, 강풍이 불면 문이 닫히는 곳. 제주 서쪽 해안선에 자리한 이 절경은 날씨와 물때가 허락해야만 그 속으로 사람을 들인다.

천연기념물 제526호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 해안은 약 80만~180만 년 전 수성화산활동으로 빚어진 현무암질 응회암이 층층이 쌓여 높이 20~40m의 해식애를 이루고 있다.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지구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기록이 그대로 노출된 지면인 셈이다.

600m 탐방로를 따라 파식대 위를 걸으며 수평층리와 풍화혈, 해식동굴이 어우러진 지형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해안이 특별한 이유는 규모나 인지도가 아니라, 그 희귀한 개방일 자체에 있다.
천연기념물 해식애와 응회암 지형의 형성


용머리해안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용머리해안(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112-3)은 51,132㎡ 보호구역 위에 자리한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이다.

약 80만~180만 년 전 마그마가 바닷물 또는 지하수와 만나 폭발하는 수성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응회환이 기반을 이루며,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을 받아 현재의 해식애 지형이 완성되었다.

해안 이름은 바다를 향해 뻗어 내려가는 형상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실제로 탐방로 위에서 바라보면 그 윤곽이 선명하게 읽힌다.

201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국가지질공원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더해져 지질 가치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해안이다.
600m 탐방로에서 만나는 지질 볼거리


용머리해안 풍경


1987년 공사비 2억 원을 투입해 조성된 탐방로는 총 길이 약 780m로, 입구와 출구가 별도로 운영되는 일방통행 구조다.

높이 20~40m에 이르는 응회암 절벽을 따라 걸으며 수평층리, 사층리, 수직절리, 돌개구멍, 타포니(벌집구조), 해식동굴 등 다양한 지질 구조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파식대 위를 직접 걸으며 탐방하기 때문에 지면은 울퉁불퉁하고 물기가 남아 미끄럽다. 탐방로 중간에는 해녀 좌판이 자리해 소라와 멍게 등 현지 해산물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으며, 형제섬과 마라도 조망도 놓치기 아쉬운 포인트다.
하멜표류기념비와 주변 연계 코스


용머리해안 탐방로


탐방로 입구 인근에는 1653년 하멜 일행의 표류를 기념해 1980년 한국국제문화협회와 주한네덜란드대사관이 공동 건립한 하멜표류기념비가 서 있다. 역사적 맥락이 지질 탐방에 이야기를 더해준다.

도보 10~15분 거리에는 산방산과 산방굴사가 있으며, 통합관람권(성인 개인 기준 2,500원)을 이용하면 산방산 암벽식물지대와 용머리해안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자동차로 10~15분 거리의 송악산 둘레길(약 2.8km)도 연계 코스로 즐겨 찾는 곳이다.

입장료는 성인 개인 2,000원, 청소년(13~24세)·어린이(7~12세) 1,000원이며, 6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장애인(중증은 보호자 1인 포함), 국가유공자, 제주도민과 직계 존비속도 무료 대상에 해당한다.

공영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시간은 통상 09:00~17:00(입장마감 16:30)를 기준으로 하지만, 만조·강풍·낙석·기상악화 시 수시로 통제되기 때문에 방문 당일 사전 확인이 필수다.


용머리해안 산책로


인스타그램 @6sot_official에서 매일 오전 9시경 입장 가능 여부를 공지하며, 전화(064-****-6321)로도 확인할 수 있다. 파식대 구간이 미끄럽고 불규칙하므로 운동화나 트레킹화 착용을 권장한다.

용머리해안은 개방 여부가 불확실한 탓에 섣불리 일정을 잡기 어렵지만, 그 불확실함이 오히려 이곳의 가치를 높인다. 80만 년 지층을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탐방로는 국내에서 흔치 않다.

제주 서쪽 해안을 찾는 일정이 있다면, 오전 9시 인스타그램 공지를 확인하고 문이 열리는 날 이 해안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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