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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5

ㅇㅇ(61.96) 2016.08.03 21:06:44
조회 1145 추천 59 댓글 12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 열네번째




소택과 정왕부는 어느새 매장소와 소경염이 되어 있었다. 찻상 위에 우뚝 선 아신이 크게 고개를 저어가며 매장소를 봤다가, 또 소경염을 보았다.

마침내 아신이 찻상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다다다 달려 린신의 소매 속으로 쏙 숨어버렸다.


- 어떡해!


조그만 손으로 린신의 소매 끝을 꼭 붙들어 흘끗 밖을 살피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우아한 자태로 자신의 선택을 기다리는 두 미인을 본 아신은 발을 동동 굴렀다. 린신은 그런 아신을 소매 밖으로 꺼내놓았다.


“미인을 기다리게 하면 쓰나.”


얼떨결에 떠밀린 아신이 두 손을 모으고 린신을 올려다보며 작금의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답을 바랐다.


“답을 얻으려거든 그만한 대가가 있어야지.”


짓궂지만 당연한 린신의 말을 쉬이 수긍한 아신이 대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 가슴 만지고 싶어!


당당한 아신의 외침에 누구보다 당황한 건 린신이었다. 당장 뒷덜미를 잡아채 시선을 맞추자 아니야? 하고 묻는 듯한 순진한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평소 말 못할 진심이니만큼 그를 전하는 것이 충분한 대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아신이 대롱대롱 매달린 채 시무룩해졌다.

차마 아신의 생각을 바로잡을 엄두도 내지 못한 린신이 머리를 감싸 쥐자 아신이 초조한 듯 허공에서 발을 굴렀다.


- 하나만?


확인받듯 묻는 말에 욕심내면 안 되지, 하고 괜스레 엄히 말한 린신이 아신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아신이 매장소를 보고 린신을 보았다. 그리고 소경염을 보고 열전영도 보았다. 까치발을 하고 한껏 목을 꺾어 힘겹게 옮겨 다니는 시선이 제법 진중하다.


- 나만 없어.


별안간 철퍼덕 주저앉은 아신이 어깨를 축 늘이고 울상이 되어 중얼거린다. 매장소에게는 린신이 있고 소경염에게는 열전영이 있는데 당장 저에게는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급격히 서러워진 아신이 뒤로 드러누워 어리광을 부리듯 버둥거리기 시작한다. 때마침 전하, 하고 우렁찬 목소리가 소경염을 찾는다.


“오! 새 옷을 입었구나. 멋지다!”


연무장에 쥐가 나타나 소란이라며 잔뜩 인상을 쓰고 들어온 척맹이 그새 몸을 뒤집어 엎드린 채 울먹이는 아신을 보고 말했다. 척맹의 칭찬에 아신이 벌떡 일어났다.


- 멋있어!

“그래. 멋있다!”


하하 웃으며 아신의 말을 받아준 척맹이 저에게 쏟아지는 시선에 머리를 긁적이며 알아서 하겠다고 돌아섰다. 그리고 어느새 제 발치에 있는 자그마한 아신을 발견하고 무릎을 굽혔다.


“연무장에 갈 테냐?”

- 연무장! 좋아!

“자, 가자.”


척맹이 내민 두터운 손을 살며시 꾹 눌러본 아신이 눈을 반짝이며 멋있어! 하고 말했고 척맹은 허허 웃었다.


“검 쓰는 법을 알려주마. 너도 이리 멋진 손을 갖게 될 것이야.”

- 좋아!


척맹의 손에 훌쩍 올라타 순식간에 그의 어깨에 눌러앉은 아신의 뒷모습에서 잔뜩 신이 난 그의 감정이 전해졌다. 서럽게 울먹이던 것이 대체 언제냐는 듯 작은 몸이 들썩들썩 아주 신이 났다.


“연무장을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열전영이 눈치 빠르게 행동한다.


“가는 김에 우물이나 좀 알려주게.”


린신 또한 능청스럽게 열전영을 따랐다. 남겨진 소경염과 매장소 사이의 침묵은 아주 오랫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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