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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무의 세계 1

운영자 2009.07.13 14:53:00
조회 1290 추천 1 댓글 2

  업무상무의 세계


  충장 OB.파를 첫 번째 타깃으로 정하고 우선 과거 수사 기록에 나타난 조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중간 두목 서너 명을 체포했다. 그들에게서 조직 전체에 대한 규모, 실체, 계보 등을 자백받고 범죄 단체 조직으로 구속하는 한편 하부 조직원 몇 명도 검거하여 ‘범단’으로 구속했다.


  그러나 현재 두목란에 기재되어 있는 오인철을 체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대지종합건설 업무상무로 있었다. 입찰 현장에서 그를 체포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그를 체포할 곳으로 지목한 곳은 전남 완도의 입찰장이었다. 오인철은 덩치도 큰데다 한 조직의 두목으로 있을 정도의 거물이라 저항이 꽤 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순순히 연행에 응했다.


  내가 지휘하던 민생합수부의 조장으로 현장 책임을 맡은 사람은 이득희 경장이었다. 무술에도 능하고 사명감이 뛰어나 어떤 지시를 해도 불평하는 일없이 임무를 완수해 주었다. 게다가 그는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직 폭력을 수년간 전담했기 때문에 광주•전남지역 조직 폭력배에 대해서는 주르르 꿰고 있었다.


  나는 오인철과 최소한 이틀 동안은 씨름할 것을 각오하고 꼼꼼하게 그를 추궁할 모든 자료를 정리한 후 밤 10시쯤에야 그와 대면했다. 조직 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거물급 피의자를 첫 대면할 때는 검사가 상대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비치는가에 따라 수사의 수월성 여부가 결정난다. 기싸움에서 검사가 밀리면 수사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인철의 첫인상은 무척 순박하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에게는 기교가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부드러운 얼굴로 그와 마주 앉아 차분하게, 그러나 단도 직입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왜 하필이면 나인가 하는 생각이 들 텐데, 계보에 의하면 오인철 씨가 충장 OB파의 두목이라고 올라와 있으나 나는 그걸 사실로 보지 않습니다. 두목이 아니라 부두목이나 행동대장 정도로 알수고 있다 이겁니다. 진짜 두목은 전 두목으로 기재되어 있는 박동수 , 진성희 아닙니까. 이 사람들이 전 두목으로 기재되어 있는 건 로비나 협박을 받은 경찰 관계자들이 어쩔 수 없어 그렇게 한거죠. 이 사람들을 일선에서 은퇴한 것처럼 보이게 해서 보호하려고 말입니다. 조직 폭력 두목으로 돤죄되면 오인철 씨는 오 년 이상을 복역해야 하는 거 알죠? 삼청교육대에도 끌려갔었다는데 또다시 장기간 격리 생활을 할 자신이 있어요?”


  오인철은 처음에는 묵묵히 고개를 돌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밤이 샐 무렵 마침내 그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억울하게 삼청교육대로 끌려간 사연도 이야기 했다. 그러고는 업무상무로 일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말했다.


  “사실 선배가 소개를 해줬어요. 그 동안 나는 깡패짓밖에 아는게 없었는데 건설업계에 취직을 시켜 줬죠. 버젓한 건설업체 상무라는 직책이 너무 황감해서 이젠 사람답게 살아 보나 싶었는데 또다시 이 지경에 이르니 억울하고 분합니다. ”


  그의 진술을 통해 건설업계 업무상무의 세계를 대충 파악한 뒤 그를 충장 OB파의 부두목으로 인정하여 ‘범단’으로 전격 구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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