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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망타진 2

운영자 2009.07.23 15:26:53
조회 1112 추천 1 댓글 2

  일망타진

  오랜만에 일찍 돌아오니 아내와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다. 저녁밥을 먹고 난 뒤 집안 전체의 전등을 끄고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했다. 서울에 있는 24평형 아파트 전세금 8천만원을 들고 광주에 왔더니 55평짜리 현대아파트 전세금이 4천 5백만 원밖에 하지 않았다.


  난생 처음 큰 집에 살게 되니 기분이 좋았다.


  서울 집에서는 안방은 전부 장롱이 차지하고 아내와 잠자기도 비좁았다. 맞은편 방에 잠자는 아이들 잠꼬대도 들릴 정도였다. 광주로 내려와 큰 집에 전세를 드니 밤중에 아이들이 어떻게 잠을 자는지 들리지도 않고 불러도 대답이 없을 정도여서 때로는 불안하기까지 했다.


  안방은 너무 넓어 장롱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겠고 잠자리도 너무 넓어 마치 섬 한 가운데 덩그랗게 떠서 자는 것 같아 한동안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내가 해결책으로 커다란 침대를 하나 사온 뒤에야 잠이 왔다. 집이 넓어서 진짜 좋은 건 일찍 귀가해 불을 끄고 아이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아이들은 그것을 무척 좋아했고 나도 즐거웠다.


  협박 전화는 건달들이 구속된 그 날부터 당장 걸려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화를 걸어 확인만 하고 끊었다. 그러더니 다음부터는 계속 위협을 가해 왔다.


  “홍 검사, 너 죽을 줄 알아!”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협박 전화를 할려면 공중전화에서 하는게 좋을 거다. 발신자 추적을 하고 있으니 말이야. 공중전화에서 해도 빨리 장소를 이동하는게 좋을걸, 공중 전화도 다 추적이 되니까 말이야.”


  첫날은 황당하기도 하고 겁도 나서 그저 듣기만 했지만 다음날부터는 나도 강하게 나갔다.


  내가 간간이 협박 전화에 시달리는 건 참을 만했지만 아이들과 아내가 걱정됐다. 아이들의 학교 등하교 길을 아내가 직접 챙기도록 당부했다.


  큰 아이인 정석이의 담임 선생이신 송치경 선생님은 광주에 살며 알게 된 잊을 수 없는 분이다. 송 선생님은 우리 집의 환경을 감안하여 정석이의 하교 길에는 반드시 같은 동네 아이들 서너명과 같이 오게끔 하는 배려를 해 주었다. 그분은 아직도 우리 정석이에게 계속 관심을 보여 주고 있으니 나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끊이지 않는 협박 전화 속에서도 건설 폭력배들은 모두 기소되었고 보석 한 명 없이 1심에서 절반 정도의 실형 선고로 끝났다.


  이 사건의 여파로 광주 전남 지역 입찰 관련 공무원 정화 대회도 개최됐다. 건설회사들에 대해서는 따로 수사하거나 처벌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도록 유도했다.


  십년 동안 광주 전남 지역에 암적인 존재로 성장해 오던 건설 폭력배는 이렇게 하여 말끔히 청소되었고, 강력부장은 그해 8월초 초 법무부로 영전하였다. 이 사건은 SBS<모래시계>에 내용의 일부가 소개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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