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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고전명작)표트르 3세의 진실앱에서 작성

Maked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24 19:05:36
조회 9146 추천 166 댓글 15
														

표트르 3세...

갑작스럽게 왕관의 무게를 짊어지게 된 그는 

무능하고 모자란 왕이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대 러시아제국의 차르라는 이름에 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고

우선 눈 앞에 당면한 전쟁이라는 과업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위대한 러시아의 승리와 그로 인한 명예만을 생각하며...

그러나 평범한 사제로 위장하고 병영 시찰을 나선 어느날...

전쟁을 위해 끌려온 농노 병사들의 참혹한 몰골과 처우를 목격하게 된다

그 곳에 있던 자들 아니 누군가의 소유물이었던 '그것들'은 

그가 지금까지 보고 들어왔던 웅장하고 화려한 러시아의 기상과는 정반대로

이 세상 무엇보다도 초라하고 힘 없고 가난하고 초췌해보였던 것이다 

표트르 3세는 그 중 하나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자네의 고향은 어디인가?"

"차리치입니다 나으리"

"자네는 나이도 많아보이는데 어찌 이 곳에 왔는가?"

"실은 저희 아들래미가 징집을 당했는데, 제가 영주님을 뵙고 사정사정해서 대신 오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늙고 병든 저 같은 놈 보다는 젊고 건장한 아들래미가 있어줘야 농사도 잘 짓고 우리 마누라와 딸아이들이 걱정 없이 먹고 살지 않겠습니까?"

표트르 3세는 생각에 잠겼다.

이 힘 없고 늙은 농부는 무엇을 위해서 이 곳에 왔는가..

"나으리"

"왜 그러느냐"

"바라건대 제 아이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주십시오... 그리고..."

그는 굽은 허리를 땅에 닿을 정도로 조아리며 말했다.

"제가 살아 돌아가서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표트르 3세는 알겠다 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그리고 그의 막사로 돌아와 대신들을 불러모았다.

"아무래도 평화협정을 맺어야겠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폐하! 지금 프로이센은 바람 앞의 등불입니다. 조금만 더 밀어 붙이면 더 좋은 조건으로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 겁니다."

막사 안의 모든 대신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러나 표트르 3세는 이미 뜻을 굳힌 뒤였다.

완고하게 평화 협정을 주장하는 그에게 한 대신이 따지듯이 물어왔다

"그렇다면 폐하, 청컨대 평화 협정을 맺고자 하는 이유라도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표트르 3세는 고민했다.

여기서 사실을 말한다면 대신들이 무어라 말할까

그리고 후세 사람들은 무어라 말할까

나는 우리 위대한 러시아의 백성들은 하나 같이 다 강인하고 용감하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후세에도 반드시 그렇게 알려져야만 한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그들을 앞세워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나약한 농노들 때문에 러시아가 프로이센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할 것이 아닌가

그것만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표트르 3세는 호흡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것은 내가...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2세를 동경하기 때문이오... 어릴 적 그의 궁전에서 신세를 진 적도 있소... 여기서 내가 그 분을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면 인간 된 도리가 아니지 않겠소...?"

그러자 대신들은 표트르 3세를 경멸하듯 흘겨보고 말 없이 물러났다

반대할 가치도 없는 썩어빠지고 무능한 왕이라 생각하면서..

그리하여 러시아는 프로이센과 평화협정을 맺고 전쟁을 끝냈다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고 있던 막사도 철수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표르트 3세는 예의 사제복을 입고 그 광경을 둘러보고 있었다

"나으리! 나으리!"

전에 봤던 그 병사가 기쁜 얼굴로 달려오며 말했다

"덕분에 무사히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으리!"

그는 불경하게도 더럽고 거친 자신의 팔로 표트르 3세의 두 손을 잡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는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저희 고향에서 키운 순무입니다. 부디 작은 정성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머리를 땅에 박을 듯이 숙이고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표트르 3세는 얼떨결에 순무를 받아들고 늙은 병사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멀리 지평선 너머로 지는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수 많은 병사들이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표트르 3세는 순무를 한 입 베어물었다.

거칠고 쓴 맛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러시아다운 맛이라고... 표트르 3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허허, 순무가 참 잘 익었구나..."

-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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