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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피치포크 Bon Iver 리뷰

프레디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13 13: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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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itchfork.com/reviews/albums/15551-bon-iver/



저스틴 버논의 음악은 절제된 솔로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이제 거창하게 커진 풀 밴드의 작품으로 확장되며 탁월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속에서 홀로 앨범을 녹음한 남자. 이 문구는 저스틴 버논의 묘비명이 될지 모른다. 한 수염이 복실복실한, 상처입은 남자가 곡들을 쓰기 위해 통나무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에는 무언가 거역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 특히 그 결과물이 본 이베어의 2007년 데뷔 앨범, “For Emma, Forever Ago”와 같은 고요하고 내면적인 작품일때는. 최근의 버논은, 그러한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놀리며 조롱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그 이미지는 우리 리스너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에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비록 바깥의 것들에 대해 신경쓰지 않더라도, 우리들 대부분은 삶에서 탈출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함께 홀로 남겨지고, 무언가 진실된 것에 다가갈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혼란스러움이 일상적인 시대에서, 세계의 끝자락에 놓인 통나무집 속으로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은둔한다는 것은 매력적인 아이디어이다. 우리는 그 이미지를 저스틴 버논의 음악과 연관지으려고 시도하면서, 앨범을 통해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첫 앨범의 출시 이후, 버논의 작사와 녹음에 대한 접근법은 변화했다. “난 더 이상 그냥 기타만 매고 앉아있는 것에서 영감을 얻지 못한다.”라며 그는 고백했다. “난 상처로부터 사운드를 지어내고 그 소리를 음악에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한 차이점은 Bon Iver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포크라는 장르로 판단되는 무언가 대신, 본 이베어의 음악은 arrangement와 dynamics를 주의깊게 활용한, 실험적이고 소박한 챔버 팝 같이 들린다. 그리고 앨범을 상실이라는 중심 주제로 하나로 응집시키는 대신, 버논은 더 인상주의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 Bon Iver의 곡들은 모든 면에서 For Emma의 곡들보다 더 넓고 음악적으로 정교하다.


이 앨범과, 비교적으로 더 골격이 잡혀있는 전작 사이의 연결고리는, 두 앨범의 상이한 설정에 상관없이 따듯하고, 개인적이고, 친밀하게 느껴지는 ‘악기’인 버논의 목소리이다. 우리가 MBDTF에서의 싱잉 훅과 Gayngs와 함께한 R&B적이고 소프트락적인 곡들에서 만나본 바와 같이, 버논의 일반적인 구면 음성은 명확하다. 그는 포크의 신화적인 에코와 함께 소울 음악의 질감을 끊임없이 표현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그처럼 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비치 보이스는 수년간 층층이 레이어된 보컬에 대한 주요 기준이 되어 왔지만, 버논의 음색은 그와 다른 어딘가에 온전히 자리잡고 있다. “비치 보이스 하모니”가 한 소년 성가대원의 완벽한 꿈을 연상시키는 영혼적 기류를 지니고 있다면, 버논은 그러한 잡념을 초월한 사람의 소리처럼 들린다. 그의 목소리는 거칠고, 상처입었으며, 놀라운 고음역대에도 불구하고, “천사같다”고 묘사될 수는 없는 소리이다.


“Holocene”은 이 앨범의 수많은 위대한 보컬 퍼포먼스 중 하나를 포함한다. “이건 나의 일부이지만, 나와는 동떨어져 있어. (Part of me, apart of me)”라며 속삭여지는 이 여섯 단어는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그의 발음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속성은 “난 훌륭하지 않았어. (I was not magnificent.)”와 같은 간단한 구절에서조차 드러난다. 과거의 기억들을 들여다보며, 그 기억들이 쌓여 현재와 뒤섞이는 동안 그는 명확하고 집중된 것처럼 들린다. 그의 내적 갈등을 겪는 목소리는, 세상이 옳은 것처럼 보이는 덧없는 순간을 찾아 헤메는 후렴구로 긴장을 풀어 헤치기 직전의 순간에, 우리에게 6가지의 감정을 동시에 선사한다 : “나는 저 멀리, 멀리, 멀리까지 볼 수 있었어. (I could see for miles, miles, miles.)"


버논은 지난 달 앨범이 유출된 뒤 오래 지나지 않은 시점에 Bon Iver의 가사를 공개했는데, 그 가사들은 분석하기 상당히 쉽지 않다 – 왜냐하면 가사의 스토리텔링이 암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사들에는 연관점이 있다. 실제 장소들(“Calgary”)과 진짜인 듯 하지만 사실 허구(“Hinnom, Tx”, “Michicant”)인 장소들을 언급하는 곡 제목들 : 그 제목들은 지리적인 것이라기보다, 현실과 초현실주의를 뒤섞으며 현재 마음의 상태에 대해 진술하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당신이 이 노래들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수록, 그 곡들에서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구별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또한 한 반복되는 내용은 ‘도취’에 대한 것이다 – 술이나 약에 취하는 것에 대한 구절이 반복되는 내용과 함께 언급된다. 이 앨범이 도피와 밖으로 나가기 위한 개인적 투쟁에 대해 다룬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상당히 말이 된다. 화자는 그의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를 받아들이고, 그 생각들을 그가 있었던 장소들에 대한 기억들과 함께 하나로 혼합시킨다. 가끔식 가사는 놀랄만큼 명료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3번가 레이크 거리에서 집이 불에 타버렸지, 현관마저 / 그 집에서 우린 서로를 축복하는 법을 배웠는데” – “Holecene”의 가사), 의미를 지니기보다 음절을 맞추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Perth”의 “fide”와 “fane”) 39분 내내, 사건들을 받아들이고 혼란스러운 이미지들을 생성하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알아내고자 분투하는 관찰자의 강렬한 감각이 이 앨범을 지배한다.


만약 당신이 For Emma 이후 버논의 라이브를 보았다면, 당신은 그가 본 이베어를 연대 프로젝트에서 더욱 밴드 그룹적인 무언가로 변화시키며, 그의 밴드에 더욱 더 의미를 두는 것을 보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발전은, Bon Iver에서 층층이 쌓인 풍부한 어레인지먼트와 함께, 논리적이면서도 놀라운, 굉장한 방향으로의 진보로 확장된다. 새로 모집한 연주자들 - (Anthony and the Johnsons, 더 내셔널, 아케이드 파이어의) 현악 조율자 롭 무스, 그리고 다재다능한 색소폰 연주자 콜린 스텟슨을 포함한 호른/목관악기 섹션 – 이 만들어내는 자연적인 악기소리와, 조작된 전자음 사운드를 조합하며, 이 앨범은 다양한 텍스쳐들을 거창하고, 비관습적이지만, 첫 경험임에도 만족스럽도록 절묘하게 조율한다.


범의 몇몇 부분에서, Bon Iver는 포스트록 밴드 Collections of Colonies of Bees(이 밴드의 멤버들도 앨범에 참여했다.)와 버논의 사이드 프로젝트였던 Volcano Choir의 실험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관습적인 벌스-코러스-브릿지-코러스 구조에서 벗어난 곡들은 마치 음유시처럼 들리고, 신중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게 진행되며 차분히 감정들을 음미한다. 이러한 전반적 스타일은 첫 곡 “Perth”에서 확연히 드러나는데, 그 곡은 4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한 정적에서 요란한 절정으로 치닫는다. 또한, 어린시절에 관한 숨막히는 노래인 “Michicant”에는 묘한 순간이 있는데, 곡에서 자전거 벨소리가 두 번 울리면, 당신은 버논의 환상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이것은 간단하고 짧은 효과지만, 이 앨범이 어떻게 기본적 소리들을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활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버논은 자신의 목소리와, 이런저런 어레인지먼트를 통해, 모음곡처럼 펼쳐지는 앨범을 만들어냈다. 이 구조는 마지막 곡인 “Beth/Rest”까지 완벽히 이어지는데, 그 곡은 뻔뻔하게도 80년대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 사운드를 직접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인상을 남긴다. 만약 당신이 라디오에서 소프트락이 나오는 시대에 살아있었다면, 곡을 시작하는 키보드의 음정을 듣고 라이오넬 리치, Richard Marx, "No One Is to Blame"을 떠올렸을 것이다.


버논이 이러한 영감의 근원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순진해 빠졌다. 그러나, 앨범의 맥락 속에서, 이 노래는 Bon Iver의 가장 용감하고 훌륭히 진행된 순간으로 남는다 – 단순히 버논이 이 곡에서 Bonnie Raitt과 Bruce Hornsby와 같은 음악가들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곡 자체가 완벽에 가깝게 완성되어있기 때문이다. 곡의 프로덕션이 중상모략적 사운드로부터 무언가 새로운 것을 짜내려고 노력하는 동안, 노래와 목소리는 본 이베어에게 아이디어대로 진실되게 남는다. 더 나아가, “Beth/Rest”는 해결된 것보다 더 많은 질문을 남긴 앨범의 음악적 경험 이후, 그 해결법과 안락한 편안함에 대한 것이다. 이 곡은 앨범을 깊게 탐구하던 피서객에게 (anyone with a deep investment in cool이라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모래 위에 줄을 그어주며, 버논은 그 뒤에 서서 자신만만해한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음악에 대한 그의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꼬리표과 선입견을 넘어서도록 만든다.


For Emma에서 선보인 폐쇄적인 금욕생활 이후, 버논은 쉬운 해석을 내놓지는 않지만, 결코 덜 따뜻하거나 덜 안락하지만은 않은, 매듭같이 얽힌 음반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당신은 Bon Iver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앨범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버논의 더 깊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음악에 대한 믿음과, 그 세심한 노력의 증거이다. 한 앨범이 그 앨범이 되고자 하는 것에 대해 그러한 강한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Bon Iver는 흐름에 대한 것으로, 한 장면과 배열과 노래와 기억과 단어 사이를 부유하면서 – 각각 별개의 것이지만 연결된 – 다음으로 이어지며, 결국은 “Beth/Rest”에 도달한다. 그 여정 속에서, 음악은 마치 강처럼 흐르며, 만나는 모든 굽이는 예측할수도, 거부할수도 없는 것으로, 침묵으로부터 소리와 감정을 깎아내며 흘러나간다.


- Mark Richar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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