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운영자 2010.09.21 12:10:56
조회 769 추천 0 댓글 0


    이런 일이 있었다. 징역 삼십년을 살던 죄수가 찾아간 변호사에게 살해된 한 사람의 얘기를 알렸다. 지하 감방에서 몇몇 악질 교도관이 옆방죄수를 때려죽인 후 심장마비로 만들어 암매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죄수는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윤리규정 제일조를 보면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두 가지임무가 있는데 그중 사회정의는 무엇이냐고. 죄수는 자기가 생각해 왔던 답을 스스로 말했다. 자기 같은 도둑놈이 말하면 헛소리가 되도 변호사가 세상에 폭로해 주면 그 게 곧 사회정의 아니냐고. 변호사는 그 사실을 발표하자 갑자기 그는 마치 법조의 내부고발자라도 된 것처럼 미움을 받기 시작했다. 검찰은 증거를 대보라고 했다. 증거는 바로 검찰이 무덤을 파헤치고 범인을 잡아 만들어야 할 것들이었다. 그 변호사는 앞으로 일을 계속할 생각이 있는 거냐는 협박도 받았다. 공조직의 자기식구 감싸기는 철저했다. 마지막에 고위관료는 공조직의 사기문제가 있으니까 입을 다물라고 경고했다. 그래도 그 변호사가 버티자 핵심이 변경됐다. 

    공명심에 들뜬 한 변호사의 비밀 준수의무 위반과 해프닝으로 매도해 버렸다. 마지막에 그 변호사는 처벌을 각오하고 혼자 글을 써서 신동아에 기고했다. 

    몇 년 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는 그 사건을 첫 의문사로 공식인정했다. 거대한 조직을 상대로 하는 진실규명은 그만큼 어렵다. 박종철 고문사건도 그냥 뭉개려다 정권이 무너지는 계기가 됐었다. 김용철 변호사가 재벌이 오염시킨 권력의 부패와 재판을 폭로했다. 몇 년 전 국가기관이나 재벌조직의 내부고발을 유도하기 위해 부패방지법이 생겼다. 누구든지 부패행위를 안 때에는 국가청렴위원회에 신고하라고 하고 있다. 부패의 발생을 사전에 뿌리 뽑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그 위원장이 이번에 부패혐의자로 발표됐다. 수사의 총책임자인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의 이름도 거명됐다. 증인조작이 됐다는 재벌재판의 변호사가 대법원고위직에 가 있다. 김 변호사는 너무 강한 것들을 건드렸다. 내부 고발자에게 돌아가는 대가는 일반적으로 인신공격을 통한 본질 흐리기다. 김 변호사는 파렴치한 공갈범, 백억 받아먹은 배신자, 심지어 가정얘기까지 떠돌고 부인이 노래방을 했다는 악의적인 보도도 봤다. 실체진실이 나오기도 전에 변협이 비밀 준수의무위반으로 징계를 검토한다는 기사까지 봤다. 엘빈토플러는 재벌기업이 돈으로 법을 사는 건 일반적 경향이라고 했다. 사전에 돈으로 면죄부를 살 필요가 있다. 폭력배로 이루어진 구사대보다 순화된 물리력인 법을 가까이 해두는 게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사회를 지탱해 주는 거대기업에 창끝을 돌리는 한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에도 미움을 보내고 있다. 재벌과 재야, 보수와 진보, 국회와 청와대의 문제로 집단싸움처럼 번진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일부권력의 부패 같다. 욕심이 본질인 기업보다 영혼을 판 법의창녀들이 있다면 찾아서 단속해야 할 기회다. 로스쿨에서 수천 명의 변호사가 나오는 시대를 맞이했다. 법조인들이 사회정의의 도구가 될지 흉기가 될지 그 윤리기준을 확립해야 할 시점이다. 뇌물을 떡값이나 관행으로 아직도 둔갑시키고 싶은 사회다. 비밀 준수 의무라는 명분을 세우고 눈앞의 범죄에 눈 감는 게 일부 법조인들의 비겁한 행태다. 성직자의 고해성사와는 다르다. 고결한 의무가 아니라 돈이 원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핵심인 뇌물성부패에 대해서는 그럴 거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고발자는 욕하면서도 내용은 인정하는 이중사회다. 수사와 재판도 마찬가지다. 뇌물을 줬다는 사람과 받았다는 관료가 사실을 부인하고 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폭로자가 오히려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증거를 가지고 있어도 그자체가 절도죄가 되거나 불법 수집됐다고 외면될 가능성도 있다.  증거를 없애면 무죄고 그게 결백이라는 손바닥으로 해가리기를 해서는 안 된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328 법정 곰팡이 없애기 [1] 운영자 10.11.30 234 0
327 악마를 보았다 운영자 10.11.30 401 1
326 빨간 줄 간 호적이 무서워 운영자 10.11.25 423 0
325 엉터리 미륵선사 - 2 운영자 10.11.25 223 0
324 엉터리 미륵선사 - 1 운영자 10.11.25 276 0
323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7 운영자 10.11.23 251 0
322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6 운영자 10.11.23 196 0
321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5 운영자 10.11.19 224 0
320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4 운영자 10.11.19 202 0
319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3 운영자 10.11.19 252 0
318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2 운영자 10.11.19 245 0
317 봉수씨의 운수 좋던 날 - 1 운영자 10.11.19 337 0
316 어느 건달의 후회 - 2 [1] 운영자 10.11.19 483 0
315 어느 건달의 후회 - 1 운영자 10.11.19 529 0
311 저희 같은 사람 말도 믿어주나요? 운영자 10.11.19 247 0
310 소 명 운영자 10.11.12 285 0
309 갑자기 스쳐간 고통의 메세지 운영자 10.11.12 295 0
308 절망, 그 죽음에 이르는 병을 딛고 3 [2] 운영자 10.11.09 462 0
307 절망, 그 죽음에 이르는 병을 딛고 2 운영자 10.11.09 376 0
306 절망, 그 죽음에 이르는 병을 딛고 1 [1] 운영자 10.11.09 471 0
305 특권계급의 울타리인 비자금 운영자 10.11.09 314 0
304 젊은 날의 초상 5 [3] 운영자 10.11.02 589 0
303 젊은 날의 초상 4 운영자 10.11.02 541 0
302 젊은 날의 초상 3 운영자 10.11.02 950 0
301 젊은 날의 초상 2 운영자 10.11.02 420 0
300 젊은 날의 초상 1 [1] 운영자 10.11.02 543 0
299 어느 조폭두목의 변호사 얘기 [1] 운영자 10.11.02 677 1
298 도둑결혼 2 운영자 10.10.28 353 1
297 도둑결혼 1 운영자 10.10.28 382 0
296 마음속에 박힌 가시 운영자 10.10.28 255 0
295 69년의 크리스마스 그리고 30년후 운영자 10.10.28 292 0
294 조기유학 [2] 운영자 10.10.26 340 0
293 도청에 관한 시론 운영자 10.10.26 176 0
292 용서 운영자 10.10.26 162 0
291 수감자의 생활을 보고 [3] 운영자 10.10.22 533 0
290 비겁한 정부 [1] 운영자 10.10.22 269 0
289 변호사와 돈 [2] 운영자 10.10.22 401 1
288 모략 [1] 운영자 10.10.19 301 0
287 감독의 딸 운영자 10.10.19 260 0
286 감옥생활 운영자 10.10.19 285 0
285 두 도둑의 참회록 [1] 운영자 10.10.13 310 0
284 긁을려고 보니까 다리가 없어요 [2] 운영자 10.10.13 290 2
283 이태리경찰과 영사 [1] 운영자 10.10.13 289 0
282 이기주의 - 곳곳에 박힌 집단이기주의를 벗어나자 [2] 운영자 10.10.13 240 0
281 법원에 바란다 [1] 운영자 10.10.13 263 0
280 변호사들이 만드는 또 다른 장르의 작품 운영자 10.10.13 193 1
279 이동숙씨의 글을 읽고 운영자 10.10.11 321 0
278 사법 서비스의 질 [4] 운영자 10.10.11 448 0
277 검사의 자질 운영자 10.10.11 542 1
276 자본주의 받치는 법치주의 [1] 운영자 10.10.11 22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