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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6

ㅇㅇ(61.96) 2016.08.05 02:49:57
조회 1121 추천 60 댓글 14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종이야!


밀실 문아래 은밀히 아신의 키에 맞춘 종이 생겼다. 밀실 안쪽에 달린 종과 연결된 것으로 아신이 원하면 언제든 소택과 정왕부를 오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아신의 힘으로는 밀실 문을 열 수 없을 테니 종을 울리면 언제든 데리러 오겠다고 말하는 두 미인에게 폭 빠진 아신은 방싯방싯 웃으며 한참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장소를 귀찮게 하면 혼쭐을 내줄 테다.”

“내가 귀찮을 일이 어디 있겠나. 자네가 있는데.”


공연한 린신의 으름장에 그의 어깨를 탁 치고 살포시 미소 지은 매장소가 이치의 말은 듣지 말렴, 하고 아신에게 말했다. 고운 손끝이 머리를 쓰다듬자 린신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던 아신이 몸을 배배 꼬며 해맑게 웃었다.



“적적하구나.”


매장소가 소택으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자 아신은 익숙한 듯 포르르 린신의 어깨에 올라가 자리 잡았다. 차마 잡을 수 없어 그대로 보낸 지 겨우 반나절, 아신으로 인해 활기찼던 정왕부가 이처럼 고요할 수 없었다. 열전영이 소택에 다녀올까요, 하고 조심스레 아신을 데려올 의사를 비치자 소경염은 조용히 고개를 내저었다.


“원래 그 집 아이가 아니더냐.”


그새 밀실 문 앞을 서성이던 소경염이 발길을 돌리며 씁쓸히 말하던 찰나, 청아한 종소리가 울렸다. 열전영의 얼굴이 환해지며 서둘러 밀실 문을 열었다. 반대편 문은 어찌 연 것인지 아신 홀로 부채를 척 펴들고 서 있었다.


“부르지 않고. 오는데 힘들었겠구나.”


어쩐 일인지 소경염이 내민 손을 빤히 보고만 있는 아신의 태도가 심상찮다. 소경염은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아신을 지켜보았다. 무언가를 결심한 듯 착, 나름 절도 있는 동작으로 앙증맞게 부채를 접은 아신이 마른침을 한번 꼴딱 삼키고 외쳤다.


- 숨겨줘!


가만 보니 허리춤에 굵직한 줄을 묶고 있다. 아신의 뒤로 아신의 몸보다 큰 상자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소경염은 가타부타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비밀이야! 약속!


상자 앞에 서 비장하게 외치는 진지한 아신을 보고 소경염 또한 새삼 진지한 얼굴로 내 약조하마, 하고 답했다.


- 장소가 알면 안 돼.


소경염의 답을 듣고도 도통 안심이 되지 않는지 양 어깨를 축 늘인 아신이 시무룩하게 말했다.


“친왕의 자리를 걸고 맹세하겠다.”

- 더워 죽겠네!

- 아직, 아직!

- 나갈래!

- 안 돼!


숫제 상자에 올라타 몸으로 막으려 들던 아신이 결국 힘차게 열린 상자뚜껑에 밀려 아이쿠, 하고 뒤로 넘어갔다.


“괜찮은 게….”


냐. 아신을 위해 기꺼이 맹세하던 소경염이 말을 맺지 못하고 굳었다. 상자를 박차고 나온 작은 인영은 반 나신으로 덥다고 구시렁거리며 손부채질에 여념이 없었다. 큼직한 고쟁이가 간신히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헐렁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벗겨지든 말든 별 관심이 없어보였다.

에구구,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 아신이 아이 참! 하고 빽 성질을 부렸다. 그러자 아신보다 작은 체구의 인영이 아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한껏 들이댄다. 아신이 어어, 하면서 뒷걸음질 치다가 또 다시 엉덩방아를 찧을 위기에 처하자 아신의 허리를 휘어잡고 쯧, 하고 혀를 차기도 한다.

굳어있던 소경염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새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 소경염을 발견한 아신이 발을 동동 구르며 제 허리를 붙들고 있는 이를 밀어내고 다다다 소경염에게 다가갔다. 얼떨결에 밀려난 작은 인영은 허리에 손을 얹고 아직 앳된 얼굴에 잔뜩 인상을 썼다. 안 그래도 날카로운 눈매를 매섭게 치켜 올린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 사내 녀석이 눈물은. 누가 물소 아니랄까봐, 뚝!

“수야….”



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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