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두 사람이 자신의 친구를 사랑하는 브람스였지만
나는 둘이 쌍방이 되고 나서는 탈브람스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
두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사랑하면서
상대방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모르고,
상대방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감내하고 있는지 모르고,
내가 더 사랑하는, 어쩌면 나만 사랑하는
그런 또 다른 짝사랑 상태에 접어들었던 것 같아
그렇게 서로에게 또 다시 브람스가 된것같아
그래서 송아의 졸연곡이 브람스이듯이
준영이의 졸연곡도 브람스가 아닐까싶어
송아는 계속해서 엮이는 준영이와 정경이 사이에서
자신에게 마음이 온전히 오지 못한것 같은
준영이를 마치 짝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거야
그리고 준영이는 송아의 흔들림, 불안함을 느끼며
언제든 자신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이 관계에 있어서 자신이 더 간절하다는걸 절감했을 것 같아
그래서 서로를 짝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나를 떠나지 않을 사람, 나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에
함부로 기대지 못 했고 솔직하지 못했고 불안해했고,
도저히 참기 어려운 순간이 올 때까지 참았던것같아
헤어진 사이이면서, 피치못하게 반주자가 없는 상황도 아닌데
반주를 해주겠다고하고 또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은 무엇일까
결국 내가 반주를 해줘도, 반주를 받아주어도
내 마음만 잘 붙잡고 누르고 단속하면
문제 없을 거라는 생각이 깔려있는게 아닐까 싶어
이 역시 지독한 짝사랑이지
송아가 준영이를 사랑하는만큼,
준영이가 자신을 사랑한다는걸 알았다면
준영이가 송아를 사랑하는만큼,
송아가 자신을 사랑한다는걸 알았다면
반주를 해주겠다는 말이 사랑한다로 들렸을것이고
반주를 해달라는 말이 사랑한다로 들렸을텐데
어쩌면 반주를 해주겠다고도, 반주를 해달라고도 못했을텐데
헤어진 연인이 합주를 하는 그 어려운일을
바보같은 두 브람스가 해내고 마는거지
송아가 장례식장에서 준영이에게 이야기한 짝사랑은
바이올린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었어
결국 바이올린에게도, 준영이에게도
자신은 브람스였다는 생각을 갖고있는걸 내비쳐
그리고 송아는 '마지막 정리'를 위한 인삿말로
마음을 따라가라고, 행복해지라고 이야기를 해
만약 준영이의 마음이, 행복이 자신이라는걸
알았다면 그런 이야기를 마지막 인삿말로 고르지 못했을거야
준영이가 자기생각만 하고 싶어서 쏟아낸 사랑한다는말은
자신의 짝사랑을 시인하는 것과 같아
당신도 나를 아직 사랑하지 않나요를 의미할 수 없어
송아의 미련에 호소하는 사랑해가 아니며
실낱 같은 희망을 잡아보는 사랑해가 아니야
준영이 눈에는 여전히 사랑하는 나와는 다르게
조심히 가라고, 마음을 따라가라고, 행복해지라고
마지막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송아일테니까
당신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않을지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이미 정리가 끝나버린 당신을 힘들게하는
그런 이기적인 고백일지라도
내가 너무 힘이 들어서 말해야겠다고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바보같이 서로를 지독하게 짝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는 상대를 모르기 때문에
송아는 준영이에게 마지막이 될 수 없는 마지막 인사를 했고
그 인사가 준영이로 하여금 짝사랑을 시인하게 만들어
준영이의 짝사랑 고백은 준영이는 의도하지않았지만
송아가 자신의 사랑이 짝사랑이 아니었음을 알게해
그리고 이제 송아의 응답을 통해서 준영이도 알아야겠지
자신의 사랑이 짝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렇게 아이러니한 쌍방 짝사랑을 끝내고나야
비로소 사랑하는 나와 사랑받는 내가 균형을 이루는,
신뢰와 안정감이 충만한 사랑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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