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칼날이 게임업계를 관통했다. 그 중심에는 전 세계 수억 명이 즐기는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 사가'의 개발사 킹(King)이 있다. 모바일게이머즈와 80레벨 등 복수의 해외 언론은 최근 킹은 전체 인력을 단 50명으로 줄이며 200명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80%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이다. 이는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회사 운영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번 해고는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직접 훈련시킨 AI 도구가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하는, 씁쓸한 현실을 잘 말해준다.
캔디 크러시 사가 /킹
킹의 전 직원이 폭로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레벨 디자이너 대부분이 해고됐어요. 정말 미친 일이죠. 그들이 몇 달 동안 레벨 디자인 과정을 가속화할 도구를 만들었거든요. 이제 그 AI 도구들이 팀을 완전히 대체했습니다."라는 것.
더욱 씁쓸한 것은 저작권 팀마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들이 훈련시킨 AI 도구가 그들의 업무를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자신의 후계자를 직접 키워낸 격이다. "AI 도구가 인력을 대체하는 현실이 역겹다"고 털어놓은 전 직원의 말은 게임업계 전체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특히 회사의 수익성이 양호한 상황에서도 단행된 이번 해고는 순전히 효율성과 이익 추구를 위한 것이었다.
최근 실시된 직원 설문조사에서 킹 팀의 사기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인사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원들이 해고 1순위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내부 관계자는 "킹의 인사부는 회사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직원 권익은 최하위로 두는 극단적 사례"라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Xbox 게임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 매트 턴불(Matt Turnbull)의 발언이었다. 그는 해고된 직원들에게 "코파일럿이나 ChatGPT에게 진로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자신들을 해고하고 나서 AI에게 위로받으라는 뜻이었다. 이는 마치 "칼로 찌르고 반창고를 주는" 격으로, 해고된 직원들과 게임업계 전체의 분노를 샀다.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은 AI에게 인생 상담을 받으라는 조언은 모독에 가까웠다.
게임업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창의성과 인간적 감성이 핵심인 게임 개발 분야에서도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고 사태를 넘어 미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효율성과 이익 추구라는 명분 아래 인간의 창의성과 일자리가 희생되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킹의 사례는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전 세계 게임업계가 지켜보고 있는 이 실험의 결과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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