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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초점” 2026년 달라지는 금융정책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07 18: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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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신설, 개정되는 금융제도는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초점을 뒀다 / 출처=셔터스톡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5년, 병오년이 시작됐다. 붉은 말의 해라고 불리며 도약, 도전, 속도, 열정, 성장 등 다양한 의미를 품었다. 그래서인지 2026년 국내 금융시장도 새로 도입되거나 변화와 발전에 초점을 둔 제도가 많다. 금융 서비스가 점차 고도화되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이득이 있다면 반대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때 금융제도와 정책이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해야 안심하고 금융 서비스를 사용 가능하다. 그렇다면 2026년 달라지는 금융정책이 무엇인지 확인해 봤다.

‘투명성ㆍ공정성 강화’ 자본시장 제도 개선


자본시장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가 수익을 추구하는 무대다. 하지만 정보 비대칭이 심하거나 공시가 불투명하면 시장 자체가 신뢰를 잃는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제도 개편을 통해 상장사의 정보 공개 의무를 대폭 강화했다.

눈에 띠는 변화는 자기주식 공시 제도다. 지금까지는 상장법인이 자기주식을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 보유할 때만 연 1회 공시하면 됐다. 앞으로는 1% 이상만 보유해도 연 2회 공시해야 한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이유는 주가 방어, 배당 재원 확보, 주주 가치 제고 등 다양하다. 문제는 공시한 처리 계획과 실제 처리 내역이 다를 때다. 소각하겠다 해놓고 임직원 성과급으로 나눠주거나, 시장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자기주식 처리 계획과 실제 처리 현황이 30% 이상 차이 나면 사유를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의도를 더 명확히 파악 가능하다.

중대재해 공시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중대재해로 인한 형벌이나 행정 조치 정도만 공시했으나, 법 개정 이후 재해 발생 개요부터 피해 규모, 기업의 대응 조치, 향후 전망까지 모두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담아야 한다. 중대재해는 기업의 안전 관리 수준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다. 공시 강화는 기업에게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압박이자, 투자자에게는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장치가 될 전망이다.


자본시장 제도 개선으로 투자자들이 기업 현황을 더 자세히 파악하게 될 전망이다 / 출처=엔바토 엘리먼트



임원 보수 공시도 한층 구체화된다. 2026년 3월부터는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최근 3년간 총주주수익률과 영업이익 같은 기업 성과를 임원 전체 보수 총액과 나란히 표시해야 한다. 기업 운영 상황을 파악하도록 만든 것이다. 주식기준보상도 임원 전체 및 개인별 보수 공시 서식에 함께 들어간다. 미실현 주식기준보상은 현금환산액을 병기해 실질적인 보상 규모를 보여주도록 했다.

영문 공시 의무 대상도 크게 확대된다. 2026년 5월부터는 자산 10조 원 이상 대형 상장사뿐 아니라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도 영문 공시를 해야 한다. 공시 항목도 26개에서 55개로 늘어나고,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은 국문 공시 당일 영문 공시를 동시에 내놔야 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 정보에 접근하는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손익계산서(K-IFRS) 표시 방식도 바뀐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은 손익을 영업손익과 영업외손익으로 구분해 왔다. 2027년부터는 영업, 투자, 재무 손익으로 나눠 표시해야 한다. 영업손익 산정 방식도 기업의 주된 사업활동 관련 손익에서 투자·재무가 아닌 잔여 개념으로 전환된다. 기업의 수익 구조를 더 명확히 표기하려는 조치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인지, 투자 수익인지, 재무 활동으로 생긴 이익인지 구분하면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 파악이 가능해진다.

벤처와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도 2026년 3월부터 도입된다. 전문 운용사가 유망 벤처기업들을 골라 펀드를 만들고, 이를 증권시장에 상장해 누구나 투자 가능하도록 만드는 식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는 어렵다. 정보도 부족하고 위험도 크다. BDC는 이런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통로가 넓어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산 투자로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열린다.

‘소비자 보호 강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전자금융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소비자 보호 장치는 허술하다는 평이 많았다. 간편결제, 선불충전금, 전자지갑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일상에 파고들었지만, 플랫폼 기업이 경영난을 겪거나 파산할 경우, 소비자가 충전해 둔 돈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금융당국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소비자 보호 장치를 한층 강화했다.

주요 변화는 선불충전금 관리 의무 강화다. 전자금융업자는 소비자가 미리 충전한 돈을 별도 계좌에 관리해야 한다. 기업 운영 자금과 혼용되면 업체가 부도날 때 소비자는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선불충전금 관리를 권고 사항으로만 뒀지만, 법적 의무로 명시했다. 선불충전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이 내려진다.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영업정지, 사업자 등록 취소까지 이어진다. 단계적 제재 체계를 갖춰 실효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경영지도기준 위반에 대한 제재도 명확해졌다. 전자금융업자는 자본금 유지, 건전성 관리, 이용자 보호 같은 경영지도기준을 따라야 한다. 위반하면 시정명령부터 영업정지, 등록 취소 등 단계별 조치가 내려진다. 기존에는 제재 근거가 모호해 실제 제재를 가하기 어려웠다. 법 개정으로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대응 가능한 발판이 마련됐다.

금리인하요구권, AI가 대신 신청한다


사용자 소득이 늘거나 신용등급이 오르면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금리인하요구권은 2016년 도입됐지만 실제 활용률은 낮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이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알아도 신청 절차가 번거로워 포기한다는 점이다. 생업에 바쁜 사람들이 일일이 은행을 찾아가 서류를 내고 심사를 기다리기는 쉽지 않다. 은행 입장에서도 금리를 낮춰주면 이자 수익이 줄어드니 적극적으로 안내할 이유가 없다.


금융 소비자가 번거롭게 서류를 준비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도록 개정된다 / 출처=핀다



2026년 1분기 중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금리인하요구권이 개정된다. 사용자가 한 번만 동의하면,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알아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판단하고 자동으로 신청한다. 신용등급이 올랐거나 소득이 늘어난 걸 AI가 감지하면 은행에 금리 인하 요청을 넣는 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사용자의 금융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유리한 조건이 되면 자동으로 금리인하가 적용된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은행 간 연동이 원활해야 한다. 사용자의 신용 정보, 소득 정보, 대출 조건 같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공유돼야 AI가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따라온다. 민감한 금융 정보가 오가는 만큼 보안 체계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엄격한 보안 기준을 적용하고, 정보 유출 시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리인하요구권 자동 신청 시스템은 금융 소비자 보호의 새로운 모델이다. 소비자가 직접 챙기지 않아도 기술이 알아서 권리를 행사해준다. AI와 빅데이터가 금융 불평등을 줄이는 도구로 쓰이는 셈이다.

미성년자 결제 편의성도 현실에 맞춰 손질한다


현금 없는 사회는 현재진행형이다. 성인들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간편결제 등으로 일상 대부분을 해결한다. 미성년자들도 다르지 않다. 학원비, 교통비, 식비를 현금으로 내는 경우는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렀다.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 낮은 이용 한도, 가족카드 발급 불가 같은 규제가 미성년자의 결제 편의를 가로막았다.

금융당국은 달라진 결제 환경에 맞춰 미성년자 결제 환경을 2026년 1분기 내에 개선한다. 먼저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을 폐지한다. 지금까지는 만 12세 이상만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2026년 1분기 이후에는 나이 제한 없이 부모 동의만 있으면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후불교통카드 이용 한도도 상향된다. 기존에는 월 5만 원까지만 사용 가능했으나 이후 10만 원까지 확대된다. 한도가 두 배로 늘면서 미성년자들이 교통비 걱정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가족카드 발급도 제도화된다. 지금까지는 혁신금융서비스로만 제공됐지만, 정식 제도로 편입된다. 부모 명의 신용카드에 자녀용 가족카드를 연결하면, 자녀는 부모가 설정한 한도 내에서 카드를 사용 가능하다. 부모는 자녀의 소비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한도를 조정하면 된다.

이번 결제 제도의 변화는 미성년자들이 금융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편입되고, 어릴 때부터 금융 이해력을 키우는 환경을 만든다. 성인이 되어 갑자기 신용카드와 대출을 접하면 과소비나 금융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어릴 때부터 소액 결제를 경험하고, 용돈 관리를 통해 금융 감각을 익히면 성인이 됐을 때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려도 있다. 미성년자의 과소비나 무분별한 카드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열린다는 지적이다. 이를 막으려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카드 발급 전에 자녀와 소통하고, 사용 한도를 적절히 설정한 후 소비 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금융회사들도 미성년자 전용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과도한 소비가 감지되면 부모에게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은행대리업 도입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르게 진행된 디지털 전환은 금융 시장의 풍경을 바꿔 놓았다. 디지털 뱅킹이 확산되면서 대면 창구를 찾는 고객이 줄어들자, 은행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지점을 통폐합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영업점포 수는 2010년 4438개에서 2025년 9월말 3636개로 줄었다.

서울과 수도권은 은행 영업점이 많은 편이지만,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 일부 지역은 은행 지점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은 금융 업무를 보려면 몇십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한다.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큰 불편이다.

금융당국은 디지털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은행대리업을 2026년 2분기부터 도입한다. 이 제도는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우체국 같은 대리점을 통해 은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시범 단계에서는 전국 20여 개 우체국에서 4대 은행(KB·신한·우리·하나)의 대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해 대출 상담 및 서류를 제출, 심사 등을 받게 된다.


기존 은행 영업점이 타 은행의 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 출처=금융위원회



은행대리업은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이다. 대리점이 은행을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지만, 책임은 은행이 진다. 대리점은 창구 역할만 한다. 고객 정보 관리, 심사, 대출 실행은 모두 은행이 직접 담당한다.

은행대리업 사업자에 우체국이 선정된 이유는 접근성이다. 우체국은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고, 공공 기관이라는 이점이 존재한다. 주민들에게도 익숙한 공간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별도로 지점을 내지 않아도 되니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우체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우체국 직원들이 은행 업무를 숙지해야 한다. 대출 상품은 종류도 많고 조건도 복잡하다. 고객 상담부터 서류 접수, 심사 과정 설명까지 모든 단계에서 전문성이 필요하다. 은행들은 우체국 직원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매뉴얼을 정비해 업무 혼선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시스템 연동도 중요하다. 우체국에서 받은 서류가 은행으로 즉시 전달되고, 심사 결과가 실시간으로 공유돼야 한다. 보안 시스템도 철저히 갖춰야 한다. 고객의 민감한 금융 정보가 오가는 만큼 해킹이나 정보 유출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

은행대리업이 성공하면 확대 가능성도 크다. 우체국 외에 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지역 금융기관도 대리점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열린다. 취급 상품도 예금, 펀드, 보험까지 넓어진다. 금융당국은 지방 주민들이 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지역 내 자금 순환이 원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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