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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히나 씨와 함께 한국 여행을!!! #8

ㅇㅇ(211.200) 2019.12.06 00:09:59
조회 2107 추천 47 댓글 26

1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64084

2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6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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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73832

5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76566

6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79479

7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82905


다시 맑음 소녀가 돼야 하는 거야? 전편 링크

히나 씨의 성격이 변했어?! 전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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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괴이한 무리는 밝은 실내조명 아래서도 티가 날 만큼 눈으로 욕망의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콧김을 거칠게 씩씩거리고 입가에서 침을 질질 흘리는 모양새가 무슨 좀비 바이러스 환자를 떠올리게 한다. 


“히나 짱, 히나 짱!”


“네기, 네기, 네기!”


“이마카라 하레루요?”


“나츠카시, 나츠카시!”


곧이어 그들은 발소리를 죽이고 먹이를 향해 접근하는 표범처럼 슬금슬금 다가왔다.


위험하다.


체내의 위험감지기가 적색경보를 울린다.


“히나 씨,”


나는 히나 씨의 얇은 손목을 힘껏 붙잡고는,


“도망쳐요!”


4년 전 폭우가 내리던 그날처럼 힘껏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번엔 따돌려야 하는 사람이 둘이 아니라 수십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내 외침이 육상 경기의 신호탄처럼 들렸는지, 그 괴상한 안경 무리들도 일시에 우르르 몰려온다.


다시 봐도 괴이쩍은 사람들이다. 머리에 팝콘 통은 왜 쓰고 있고, 손에 칼처럼 쥐고 있는 지관통은 무슨 용도지?


“실례합니다!”


우리는 구름 같은 인파를 제치고 14관에서 멀어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헉!”


그런데 에스컬레이터 앞에 당도한 순간, 열댓 명의 괴이한 무리가 길을 가로막았다.


“후욱, 후욱!”


“히나 짱, 다이스키!”


저 사람들, 분명히 한국인들 같은데 계속 일본어만 쓰는 것이 묘하게 찝찝하다.


그것도 살짝 어눌해서 더더욱.


“저기, 말로 합시다? 말은 얼추 통하는 거 같은데.”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협상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호커 네놈은 빠져있어!”


“호, 호커?”


“네놈 에어팟 케이스만 다섯 개 나와서 얼마나 화났는지 알아?!”


당최 무슨 소린지 알아먹을 수가 없어서 땀만 삐질삐질 흘리고 있는데,


“호다카, 저기!”


그때 히나 씨가 내 소매를 붙잡아 당기며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도주로가 하나 더 있었다.


“가요!”


곧이어 재개되는 추격전.


이렇게 다급하게 뛰어본 것이 얼마인가 싶었지만 그마저도 오래 가지 못했다.


“여기 있다!”


“찾았다, 히나 짱!”


또 다른 무리 하나가 튀어나와서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진퇴양난이다. 매복을 하다니, 다들 생긴 것과 다르게 머리까지 쓸 줄 아는군.


“제길, 어떡하죠?”


“다, 다들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않을까? 사인해달라거나 뭐 그런 의미일지도?”


히나 씨는 나름대로 행복회로를 굴리셨지만,


“후욱, 후욱, 히나 짱의 매끈한 살결 좋아.”


“봉긋 솟은 가슴 좋아.”


“순산형 골반 좋아.”


“……아무리 봐도 순수한 사람들 같진 않은데요.”


나는 냉정하게 히나 씨의 사고회로에 찬물을 부었다.


그보다 성희롱인데 저건.


“히익.”


겁을 잔뜩 먹은 히나 씨가 내 등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안전지대 따윈 없었다. 뒤편 역시 이 엉큼한 무리들한테 장악당한 상태.


이대로 끝인가 하고 자포자기하고 있는데,


“응?”


뭔가 이상하다.


천천히 거리를 좁혀오고 있던 그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주춤대며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맛이 간 눈빛과 질질 흐르는 침으로 보건대 제정신을 차린 것 같지는 않고.


“호다카, 저 사람들 왜 저러지?”


“글쎄요.”


나란히 고개를 갸웃하는 우리 앞에서 괴한 무리 한 명이 덜덜거리며 입을 열었다.


“비, 비겁하게 ‘그년’을 끼고 있다니…….”


“그년?”


무슨 말인가 싶어 그 사람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봤는데, 거기 있는 것은 금발 여왕과 주근깨 소녀의 등신대 모형뿐이다.


겨울왕국 포토 존이 뭘 어쨌다고 저러지?


“히, 히나 짱! 부정 타! 엘사년한테서 멀어져!”


“우리 히나 짱이 더럽혀진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능!”


다들 안타까움과 공포가 반씩 섞인 표정으로 애절하게 히나 씨를 부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캐릭터들이 저들한텐 공포의 대상인 모양이다.


“히나 씨, 이 포토 존에서 절대 떨어지면 안 돼요. 알겠죠?”


“으, 응.”


뜻밖의 안전지대를 확보한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슬아슬한 대치 구도를 이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온 영화관 직원들이 들이닥쳐 그 맛이 간 무리를 차례차례 연행하기 시작했다.


말은 못 알아듣겠지만 표정으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대충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같은 느낌이다.


“으아아악, 안 돼!”


“히나 짱, 히나 짱!”


곧이어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들이 완전히 가라앉고 직원 분들의 사과까지 받고 나서야 사태는 진정될 수 있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식은땀을 소매로 훔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흐아, 무서웠어요.”


“그래도 우리 엄청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서 고맙더라.”


“히나 씨도 참, 사람 너무 좋은 것도 탈이라니까요.”


그때였다.


“저, 저기, 호다카 씨죠?”


멀찍이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던 여성분 몇 명이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딱히 나쁜 사람들 같진 않지만 이젠 경계부터 하게 된다.


“네, 그런데요?”


슬슬 뒷걸음질 치면서 또다시 도주할 준비를 하는데,


“팬이에요! 


“실물로 보니까 훨씬 잘생겼어요!”


“신카이 감독님 작품에 나온 남자 분 중에 제일 멋져요!”


“악수 한 번만 가능할까요?”


갑자기 비행기 태우는 소리가 줄줄이 소시지로 이어졌다.


나는 얼이 빠져서 말을 더듬다가 얼굴을 붉히며 어색한 웃음을 터뜨렸다.


뭐지? 몰래카메라인가?


“여기 사인 좀 해주실래요?”


그중에서 우리랑 비슷한 연령대로 보이는 단발의 여성분이 중형 포스터 한 장을 내밀었다.


영화관에서 나눠주는 굿즈인가?


“아, 아하하하. 물론이죠. 성함이?”


“한은영이에요.”


나는 포스터와 펜을 받아들고 정성스레 글씨를 휘갈겼다.


‘친애하는 은영 씨에게. - 모리시마 호다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분은 팔짝팔짝 뛰며 포스터를 받아들었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새어나오고 있는데,


“저도 한 장 해드릴게요.”


나와 팬들을 번갈아보던 히나 씨가 갑자기 입을 오리처럼 내밀면서 손을 뻗었다.


그런데 은영 씨 역시 정색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왠지 모르지만 경계하는 태세다.


“아니요, 히나 씨는 됐어요.”


“네?”


“호다카 씨, 여기 엽서에 사인 하나만 더 해주세요!”


은영 씨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팬들도 굿즈들을 들이밀며 사인을 요구했다.


히나 씨는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돼서 눈만 끔뻑이고 있다가,


“……호다카, 가자.”


콧방귀를 세게 뀌고 내 손목을 잡아당겼다.


“히, 히나 씨?!”


“얼른! 남산타워 가야지!”


“으아아악!”


히나 씨답지 않은 무시무시한 악력에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러자 팬들은 겁을 먹고 주저하다가,


“얼른 물어봐! 지금밖에 없다고!”


“으으으응…….”


약간의 버퍼링 끝에 생뚱맞은 질문이 날아온다.


“호다카 씨, 나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기 선배요? 어린데 믿음직해서 의지가 돼요, 아야야!”


“아니, 그게 아니라 다른 쪽으로……. 헤헤.”


“네?”


저건 또 무슨 소리야?


갑자기 쑥스러워하며 얼굴을 붉히는 팬들을 보자, 머리 위로 물음표 여럿이 뱅글뱅글 공전하기 시작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관 구경이 끝이 나자 우리는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남산서울타워, 속칭 남산타워. 서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명동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빠져나와 남산 3호 터널로 향했다.


인터넷 후기대로 여기서 무료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니 케이블카 승강장이 나왔다.


서울의 또 다른 명소, 남산 케이블카.


“히나 씨, 먼저 타요.”


“…….”


그런데 히나 씨는 얼굴에 먹구름이 낀 채로 나를 흘기다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영 내키지 않는 기색이다. 뭐지?


나는 히나 씨의 뒤를 이어서 케이블카에 탑승하고 어색한 정적을 깼다.


“히나 씨, 아까부터 왜 그래요?”


“호다카, 바보.”


여전히 뾰로통한 히나 씨.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보니 걸리는 구석이 딱 하나 있었다.


“설마 영화관에서 만난 제 팬들 때문에 그래요?”


“너무 좋아하더라.”


“아니, 히나 씨. 그냥 팬들이잖아요. 그분들이 남자라도 똑같았을 거예요.”


“그래?”


그러자 히나 씨는 금세 굳은 표정을 풀고 웃음소리를 흘렸다.


“장난 좀 쳐봤어.”


“놀랐어요.”


“호다카도 참 순진해.”


비웃거나 놀려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이분은 미소가 패시브니까.


곧이어 히나 씨는 고개를 숙여 케이블카 아래 광경을 시야에 담았다.


매번 느끼지만, 하늘에서 까마득하게 내려다보는 지상은 아찔하고도 아름답다.


“호다카.”


“네?”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


“어떤 부탁이요?”


내 되물음에 히나 씨는 검지를 맞대고 꼼지락거리다가 수줍게 입을 열었다.


“그때 호다카가 했던 말, 다시 한 번 듣고 싶어.”


“그때 했던 말?”


기억을 천천히 되짚어보던 나는 뇌리를 스치는 장면 한 조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높은 창공에서 단둘이 있을 때 건넨 말이라면 그거밖에 없다.


그렇구나.


히나 씨는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거다.


휴게소에서 다투고 여성팬들한테 시선 한 번 끌렸다고 그새 불안해지신 건가?


아니라고 잡아떼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내심은 그런 모양이다. 히나 씨도 참.


“히나.”


나는 히나 씨의 부드러운 손을 꼭 잡고 빙긋 웃었다.


“이제 맑은 날씨를 두 번 다시 못 봐도 괜찮아. 나는 푸른 하늘보다 히나가 좋아. 하늘 따위 미쳐있어도 돼.”


“호다카…….”


이번엔 불안에 떠는 히나 씨를 쓰다듬는다는 느낌으로, 그때보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건넸다.


“만약 제가 히나 씨한테 화를 내더라도, 잠깐 철없이 응석부린다고 생각해주세요. 제 마음은 절대 안 변하니까.”


“고마워, 호다카.”


나를 가까이서 응시하는 히나 씨의 벽안에 또 눈물이 고인다.


그렇게나 어른스럽던 분이 언제부터 이렇게 눈물이 많아지셨는지 모르겠다.


곧이어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얼굴을 가까이해서 입술을 포갰다.


야구장이나 광안대교와는 색다른 행복이 머릿속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저기, 왕복이신가요?”


“엑.”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며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어느새 도착 지점에 멈춰선 케이블카의 문이 열려있고, 젊은 안내원이 뺨을 붉히고 민망하게 우리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용신 맙소사.


“우, 우리 언제 도착했어?”


“내릴게요, 내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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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붕이들과 날순이들의 출연은 여기서 끝.


아니 짧게 끊자고 한 게 벌써 8화까지 와버렸네


이제 슬슬 마무리할 때니 원하는 꽁냥 시추에이션 있으면 댓 달아주십샤


한국 여행은 폼이고 실은 그냥 꽁냥물이 쓰고 싶었나봅니다. 근데 꽁냥물보단 개그물이 돼가는 느낌이긴 함


사실 다시맑음이랑 히나성격에서 너무 진지 빨기만 한 거 같아서 한번쯤 이런 4차원적인 것도 써보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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