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보고 싶고 동료들이 보고 싶습니다” - 서민의 눈물
김해는 전국적으로도 가장 활력있게 발전하는 도시 중의 하나다. 도농복합도시로서 인구가 매년 2~3만 명이 늘고 있고 청년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장 수가 5,000개가 넘어 시단위로는 전국 2위라고 한다. 도시가 희망과 활력에 차 있다.
이러한 희망의 도시에 들어서면서 눈물을 보았다. 서민의 눈물을 본 것이다.
택시를 타고 대동면 화훼단지에 가자고 했더니 택시기사가 그곳을 잘 안다고 했다. 자기가 화훼를 했다는 것이다. 자기는 28살부터 48살까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청춘을 농업에 불살랐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자기가 온통 청춘을 바친 농업을 버리고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이다. 농업에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국화 장미 등 안 해본 꽃이 없고 고추 파프리카 등 안 해본 농사가 없다고 했다. 작목반장도 하고 경영인 회장도 하고 농촌 지도자로서 행세도 안 해본 것이 없다고 한다. 상도 많이 탔고 일본에 기술 연수도 다녀와서 기술 보급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런 자기가 빚더미에 올라 앉아 농사를 걷어치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름값 때문에 농사를 더 이상 지을 수 없다고 했다.
정부에서 농민들에게 농사를 부추겨 놓고 뒷바라지를 못한다는 불평도 털어 놨다. 농가에 시설 자금이나 영농자금 융자를 할 때는 5%나 또는 3% 저리로 융자를 해주지만 1년 지나서 갚지 못하면 연체이자를 물고 농사자금으로 연기가 되지 않아 일반대출로 전환되어 10% 대의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기 위해 농협에서 높은 이자의 일반대출을 받아 빚은 더 쌓이고 빚더미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차츰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더니 이내 격정을 이기지 못한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게 여러 사람에게 죄 짓는 겁니다. 친척이고 친구고 동생들에게 죄짓고 있는 겁니다.” 그 사람들 빚을 못 갚아 주어서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보고 싶고 동료들이 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찾아 갈 수가 없습니다” 하면서는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내 눈물을 참지 못한다. “농사를 생각하면 눈물 밖에 안 나옵니다. 농사를 한게 원망스럽고 ... 내가 이제 힘이 있어 벽돌을 찍으러 가겠습니까, 기술이 있어서 공장엘 가겠습니까? 내 몸에 석유 끼얹고 청와대 앞에서 자살하고 싶습니다.”라고 목이 메인 그의 말에는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과 원망이 서려 있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안면마비가 와서 석달째 치료를 받다가 오늘 처음으로 일을 나왔다는 그는 “지금 내가 제일 행복한 것은 내 차에 손님 모시고 잘 태워다 드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이상 중요한 국가의 책임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택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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